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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기도 가평의 한 사찰 땅이 인근 대기업 연구시설의 사실상 진입로에 강제 수용돼, 불상이 반쪽 날 위기에 처하는 등 심각한 수행환경 침해를 겪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이익 추구에만 눈이 멀어 공권력까지 앞세워 힘없는 사찰 재산을 뺏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배재수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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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포터 >
북한강 청평호의 비경을 품은 경기도 가평의 수행도량 진여선원.
최근 진여선원의 불상이 반쪽으로 쪼개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인근에 들어선 GS 칼텍스 인재개발원의 사실상 진입로 공사를 위해 가평군청의 사찰 땅 일부 강제 수용 요구가 올해 초 법원에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공사에 땅이 포함됐어도 공청회 통지조차 받지 못했던 선원 측은 뒤늦게 도로 건설을 반대했지만, 군청 측은 땅을 비우라며 법원에 대체 집행까지 요청했습니다.
<브릿지스탠딩>
제 뒤로 보이는 아미타불상은 가평군청의 대체 집행으로 반쪽으로 나뉠 위기에 처했다가 법원의 중지 결정에 따라 가까스로 보존됐습니다.
사찰 옆을 오가는 하루 수백 대의 차량들이 쏟아내는 분진과 소음, 안전사고 우려도 명상수행도량의 가풍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육연구시설로 허가된 개발원은 마치 리조트인 듯 최고급 숙박시설과 보트장, 수영장과 노래방 등이 운영되고, 무허가 음식점 영업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찰의 어려움을 뒤늦게 알게 된 신도들은 대기업과 군청의 횡포에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김지현(진여선원 신도)
“올 때마다 좀 마음 편하게 하려고 왔는데, 일단 우리 스님들이 이제 두 분이 이제 너무 괴로움을 당하고 계시니까 일단 이제 좀 편치가 않았어요. 계속.”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건축법상 하자나 도로 수용 당시 유착 의혹 등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용(진여선원 신도)
“저희는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을 했고 우리 신도들 중에 변호사 그 다음에 건축사 이렇게 모여서 계속 이 부분에 대해서 자료를 검증하고 있어요 (…) 이제 정법의 칼을 휘두를 거예요. 그리고 우리 신도들은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혜명스님(진여선원 선원장) 인터뷰
“제가 있는 한은 저 부처님 그 자리는 절대 이동할 수 없고, 저 또한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습니다. 맹세코 부처님에게 맹세하고 서원을 세우겠습니다.”
조계종 등 지역 불교계도 심각한 수행환경 침해로 보고 함께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법광스님(가평군 불교사암연합회 총무) 인터뷰
“스님들이 수행하는 수행처를 자기네들이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 크게 생각하면 이게 불교 탄압까지도 갈 수 있는 그런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하지만 군청 측은 갈등 중재에 나선다면서도,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가평군청 관계자(음성변조)
“GS하고 사찰 쪽에서 협의가 조금 될 수 있게 중간에 중간다리 역할을 좀 하고 싶어서 한 번 방문도 했고 좀 노력을 하려고는 했는데 (…) 아무튼 법원의 판단에 따라서 조금 진행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저희는.”
인재개발원 측은 자신들의 손을 떠났다며 오히려 군청과 사찰에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이익만을 쫓는 대기업과 관할군청의 틈바구니에서 애꿎은 힘없는 사찰의 고통만 커지고 있습니다.
BBS 뉴스 배재수입니다.
<촬영.편집=남창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