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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공산무장 폭동 반란’으로 규정돼 수만 명의 양민들이 학살됐던 제주 4.3사건, 그로부터 69주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역사적인 조명이나 평가는 미비한 상태인데요,

BBS는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4.3사건을 대하는 불교계의 자세와 과제에 대해 짚어봅니다.

먼저 4.3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열린 사단법인 한국불교영산재보존회의 첫 4.3사건 추념식 영산재 시연 현장으로 가봅니다.

제주에서 배재수 기자가 전합니다.

오늘 오후, 제주 4.3 평화공원 위령탑에서 '4.3사건 제69주년 추념식'의 2부 행사로 열린 사단법인 한국불교영산재보존회 주최 '제주 4.3 희생자를 위한 영산재'

 

매년 궂은 날씨로 답하던 하늘이 모처럼 맑은 얼굴로 한라산을 품던 날.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사건 중에 하나인 제주 4.3사건의 69주년 추념식이 열렸습니다.

올해는 특히 정부 주도행사로 바뀐 지 4년째를 맞아 죽은 이들의 영혼을 천도하는 불교의식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영산재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어느 때보다 화려해지고 장엄해진 불단 앞에서 고동치는 심장의 긴박한 북소리로 시작된 영산대재.

구슬픈 범패 소리와 길게 늘어선 번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영혼을 위로하고, 금빛 바라와 홍 가사의 절묘한 춤사위는 산자와 죽은 자를 화합과 상생으로 한데 묶었습니다. 

선암스님(한국불교 태고종 영산재보존회장, 봉원사 주지) 현장음.
“[인서트1/선암스님] 부디 70여 년 전에 참혹했던 아픔을 치유하고 더욱 더 아름다운 행복한 제주, 모두가 부러워하는 제주로 힘찬 도약을 거듭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숨죽이며 환호하기를 몇 차례, 지켜보던 이들도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고 생존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불교계의 노력에 한데 뜻을 모았습니다.

강창일(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인터뷰.
“[인서트2/ 강창일 의원] 불교가 한 단계 세상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오늘 영산재 하게 된 봉원사 태고종 종단에 아주 감사의 말씀드리고, 앞으로도 평화와 인권 문제,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문제에 더욱더 앞장서 주기를….”

양윤경(제주4.3희생자 유족회 회장) 인터뷰
“[인서트3/ 양윤경 회장] 불교계는 많은 유족 분들이 함께하고 있는 종교거든요, 마음속에 항상 부처님이 자리 잡고 있다.(…) 태고종에서 영산대재 베풀어 주신 부분 감사드리고”

함께한 봉원사 등 태고종 신도들과 지역 불자들도 아픈 역사를 이제는 희망의 역사로 만들자고 다짐했습니다. 

김용식(54, 제주시) 인터뷰.
“[인서트4/ 김용식씨] 4.3사건의 돌아가신 영혼들을 생각하면서 영산재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

<클로징스탠딩>
제주 4.3사건에 대한 첫 공식 영산재는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영혼을 달래며 다시는 이런 참혹한 사건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았습니다.

제주에서 BBS뉴스 배재수입니다.

<영상편집=장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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