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각지대, 해바라기센터가 없앤다”

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성폭력의 증거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은 72시간이다. 여성가족부 산하 성폭력통합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

 

친고죄가 폐지되고 가해자에 대한 각종 처벌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뉴스파노라마는 오늘부터 2차례에 걸쳐 개소 5주년을 맞은 여성가족부 산하 성폭력 통합지원기관, 해바라기센터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먼저 성과를 배재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23살 대학생 김 모 양은 8살 때부터 무려 12년에 걸쳐 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김 양은 오랫동안 환각과 환청에 시달렸고, 벗어나려고도 했지만 벽은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피해자 김 모 양의 말입니다.(음성변조)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들었던 말이 이거 얘기하면 엄마랑 아빠랑 너랑 못살 것 같아 라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대학교 들어가서 나 혼자 빠져나오면 엄마랑 아빠랑 편하게 살겠지. 그래서 저는 얘기를 못했던 거 같아요.”

김 양은 결국 여성가족부 성폭력 통합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를 만나 법적 의료적 도움을 받았고 그제야 겨우 다른 가족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대검찰청의 최근 6년간 관련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 신고는 지난 2009년 만6천여 건에서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로 개소 5주년을 맞는 여성가족부 산하 전국 36곳의 해바라기센터에는 무려 4천7백여명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다녀갔습니다.

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정책과장의 말입니다.
“해바라기센터 36개에서 2만천여건 65%를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고, 특히 강간, 강제추행의 경우, 해바라기 센터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95%를 저희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10대에서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았으며, 가족, 이른바 아는 사람들로부터의 피해가 대부분이었고 최근에는 친족과 데이트 성폭력, SNS를 활용한 성폭력 등 그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성폭력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그릇된 시각 때문에 신고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박혜영 서울해바라기센터 부소장의 말입니다.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건 가해자인데, 오히려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끼고 비난을 피해자가 당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왜 저항하지 못했냐 뭐 이런 식의 비난이죠.”

해바라기센터는 전국의 병원을 기반으로 의료진과 상담사, 심리전문가, 특히 경찰이 24시간 머물며 지원하는 원스톱 시스템으로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우경래 서울해바라기센터 의료지원팀장의 말입니다.
“성폭력 피해가 있고 난 다음에는 씻지 말고 구강피해가 있었을 경우에는 음료수도 먹지 말고 특히 음식물도 먹지 않은 채로 바로 내방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증거확보를 위해서. 그리고 옷도 안 갈아 입은 채로 오시면 좋겠고요.”

갈수록 다양해지는 성폭력, 정부는 물론 민간의 공조 노력과 함께 사회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BBS뉴스 배재수입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