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

"저는 임차인입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단상에 올랐습니다. 

자신을 임차인이라고 밝힌 윤 의원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차인 보호 내용을 담은 '임대차3법'이 반갑지 않다며, 법안 통과를 주도한 여당을 비판했습니다. 

임차인 윤 의원의 임대차법 반대 연설은 정치권을 넘어 SNS와 유튜브, 포털 사이트를 달구었습니다.

저금리 시대, 목돈과 이자를 활용하는 전세 제도는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전세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임대차법에 대한 논의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임대인을 불리하게 할 수록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도 우려했습니다. 

연설을 이어나가는 윤 의원은 감정에 북받친 듯 눈시울이 붉어졌고 손도 크게 떨었습니다. 

"천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대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윤 의원은 힘주어 말했습니다. 

상임위 심위 과정을 거치지 않고 법안을 통과시킨 여당을 향해 "부동산 역사와 민생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곧이어 '윤희숙 열풍'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연설이 호평을 받는 것을 두고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없이 조리 있게 말하는 건 그쪽에서 귀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상한 억양'이 지역 사투리를 폄하하고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박 의원은 "특정 지역 사투리를 빗댄 표현이 아니라 정부 여당을 공격할 때 쓰는 격앙된 톤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여기에 다시 통합당 측이 반박과 비판을 이어가면서, 여야 정치권은 여론전과 공방에 함몰된 모습입니다.

우려 속에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21대 국회는 구태에서 벗어나 임대차법이 안착될 수 있도록, 윤희숙 의원의 연설이 공감과 지지를 받은 이유에 대해 돌아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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