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안광희(서귀포 귀농귀촌협동조합 제주살래 이사장)

●연출 : 안지예 기자

●진행 : 이병철 기자

●2020년 6월 25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코너명 : 집중인터뷰

[앵커멘트] 제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 다양한 관심사를 보다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집중인터뷰’ 코너입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 공동체 의식이 힘이 되곤 하는데요. 우리 제주의 오랜 공통체 의식이죠? 수눌음을 바탕으로, 지역주민과 정착주민이 함께 만드는 마을공동체 라디오가 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기대되는데요, 마을공동체 라디오 ‘느영나영’의 진행자인 서귀포 귀농귀촌협동조합 (마을기업)제주살래의 안광희 이사장 만나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까요?

[안광희] 마을방송국 제주살래 안광희입니다. 저는 제주입도 올해로 9년차,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있고요, 지역주민과 정착주민이 교육과 문화 예술을 통해 가까워질 수 있는 부분들을 고민하고 함께 즐겁게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서귀포 귀농귀촌협동조합의 안광희입니다.

[이병철] 말씀만 들어도 행동파일 것 같습니다. 서귀포 귀농귀촌협동조합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보통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편인데, 역시 그런가요?

[안광희] 말씀해주신 것처럼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경제적 가치를 중심으로 해서 공동의 이익을 만들고 지역의 경제 활성화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합이 많이 있는데 저희 협동조합의 경우는 경제적 가치보다는 제주도에 귀농, 귀촌하신분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이웃공동체와 생활공동체를 지향하면서 교육과 문화예술을 다 함께 주민 스스로, 주민 주도적으로 사업들을 만들어 나가는 곳입니다.  경제적 가치보다는 생활중심의 공동체가치를 지향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협동조합입니다.

[이병철] 우선 마을방송이라는 것에 많은 분들이 관심가지실 것 같거든요. 마을 방송이라는 게 어떤건지,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내용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안광희] 용어로 보자면 마을을 기반으로 한 마을미디어가 있고요, 지정학적인 개념이 아닌 공동체로서의 미디어도 있고, 그래서 우리가 마을 공동체 미디어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는데요. 과거에는 미디어라는게 전문가 그룹이 또는 전문적인 집단이 일방적으로 생산을 하고 일방적으로 보내고 시청자나 일반 시민들은 수용하는 그런 문화와 환경이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누구나 다 알듯이 스마트폰이든 간단한 장비를 가지고도 누구나 미디어를 생산하고 다양한 플랫폼과  SNS등을 통해서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마을 미디어 공동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고, 요즘은 어린이 청소년 직업선호 1위가 유튜버라든지 크리에이터인만큼 이것이 다양한 경제적 가치를 포함한 사회적 가치를 갖고있습니다. 이런 마을공동체미디어에 저희도 2015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그때는 팟캐스트 오디오 중심의 방송국을 만들어서 마을방송국 제주살래 라는 이름으로 제주 최초의 마을방송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제주도에서 한다는건 처음들어서 신선했어요. 저도 방송을 조금 들어봤는데요, 일단은 출연진이 마을 주민들입니다. 귤따는 이야기부터, 제주에 와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된 분의 사연들 흔히 덜 가공된 날것의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고 편안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듣는 분들이나 출연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신지요?

[안광희] 아무래도 공동체미디어의 특성은 시민들이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또 자신의 주변 이야기들을 시민의 관점으로 다루는 것들이 주 내용이다보니 동네어르신이 스스로 출연하시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는거고요. 아이들이라면 아이들, 또 동네부녀회 회장님 , 마을사람 모두 출연자가 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정제된 내용이라든가 방송에서 사용되는 일반화된 언어보다 아주 친숙하고 우리 삶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그 안에 또 같은 고민들이 있는겁니다.

그러다보니 듣는 사람도 편하고 만드는 사람도 큰 부담없이 만들 수 있는 것이 공동체 미디어고 그런 맥락으로 요즘의 방송환경 안에서 개인방송이나 유튜버들이 많은사람들로부터 호응을받고 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병철]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인기가 있는게 아닐가 싶습니다. 저희도 방송을 만드는데요, 방송을 준비한다는 것이 실제로는 품이 꽤 많이 들거든요. 듣는 분들은 그 순간이지만, 실은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들, 확인할 것들도 많지 않습니까?

[안광희] 기본적으로 기존의 방송과 공동체 미디어의 차이점이 있다면 기존의 방송은 청취자나 시청자를 위한 방송이라면 공동체 미디어는 정반대의 지점에 이유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미디어는 누가 얼마나 많이 듣고 얼마나 잘 전달되느냐 하는 것도 그런것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이긴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일단 만드는 사람의 즐거움과 만드는 과정에서 누가 얼마나 듣는지 관계없이 공동체 미디어를 제작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설령 품이 노동이 들어간다고 해도 그들에게 이것은 즐거움인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물론 하나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예를 들면 어느 정도의 대본화 과정이라든가 섭외라든가 기술적인 것들이 필요하긴 한데 그것을 배우는 과정도 자발적인 에너지로 주민이 스스로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그 안에 들어가는 품이든 노동이든 그 시간들이 함께하는 즐거움이고 방송을 만드는 즐거움입니다. 그 즐거움이 에너지가 되기 때문에 기존의 방송과 공동체미디어의 가장 큰 차이가 시작에서부터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병철] 그만큼 보람도 크고 매력이 있을 것 같아요.

[안광희]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만드는 즐거움이 첫번째인데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만들어진 결과물을 많은분들이 공감해주시고 반응을주는게 가장 중요한건 아니지만 그것 또한 중요하죠. 저희가 만드는 방송을 뜻하지 않게 어떤 모임이나 자리에서 정말 처음보는분이 '방송 잘듣고 있어요 감귤하우스에서 매일같이 일을 하고 있는데 항상 핸드폰으로 팟캐스트를 통해서 마을방송국 제주살래 콘텐츠를, 재밌는 방송을 다시듣기하며 계속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해주실 때도 보람있고요.

무엇보다 큰 보람이 연령이나 세대 계층 성별 관계없이 저희가 이렇게 정기적으로 공동체 미디어 제작과정을 교육하는데 많은분들이 거기 오셔서 그런 것들을 함께 배우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관심가는 부분들을 하나의 방송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는 모습을 볼 때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이병철] 그렇군요. 제주지역에는 마을 방송은 느영나영이 유일하다고 들었는데요, 다른 지역의 사정도 궁금합니다.

[안광희]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술과 통신 이런 문화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누구나 미디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그러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전국적으로 보면 조례를 통해서 마을공동체 미디어육성지원조례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요. 거기에 특별한 것이 저희 제주도가 2016년도에 전국에서 거의 최초로 마을공동체지원육성조례안을 만들었고 작년 2019년 강민숙의원의 대표발의를 통해 개정했습니다.

그래서 개정한 이후 더 많은곳에서 생겨날 수 있는 제도적장치가 마련되어 있는데 마찬가지로 전국적으로도 제도가 만들어지고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동체 미디어가 날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데 이게 또특별하게 단순히 여가나 취미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시민미디어 권리차원에서 질적으로도 이제 시민이 미디어를 대하는 관점 자체가 여가선용이나 취미활동이 아닌 당당하게 시민으로서 사회에 요구되어지는 것들 또 주장되어지는 것들을 권리로 만들고 있다는게 주시해서 봐야할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병철 ] 그럼, 어느 부분에서는 기존의 미디어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건 아날까요?

[안광희] 제가 생각할땐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방송사는 구조적으로 자본의 의해서 움직여지는 것이있죠. 방송사기 때문에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나 콘텐츠적으로나 편성이라든가 모든 것들이 기본적으로 시청률과 청취율을 깔고 가고 또 거기서 그런것들이 어느정도 일정부분 성과가 없으면 당연히 사라져야 하는거지만 공동체미디어는 내용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제약이 없고 제한이 없고 내가 하고 싶은걸 하는 것입니다.

편성측면에서 보면 방송사 사장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하고싶은 의욕과 의지와 성실함만 있다면 청취율이 있건 없건 간에 그걸 꾸준히 만드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공동체 미디어로서 가치가 있고 그런 것들이 방송사와 차별이 되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방송과 공동체미디어 모두 개인방송이 아닌 공동체 미디어라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병철] 최초로 조례가 지정됐다고 하는데 그 가치를 공감한다면 행정의 지원책도 필요할텐데, 그런 부분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요?

[안광희] 제가 담당 공무원은 아니지만 작년에 있었던 조례개정을 통해 올해 1억원정도의 예산이 반영이 되어 제주영상문화진흥원에서 그 예산을 가지고 신규 마을공동체를 지원하고 있고요. 또 기존의 활동하고 있는 공동체미디어에게 지원하는 이런 사업들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병철] 앞으로 남원읍 마을공동체 방송 ‘느영나영’을 통해서 어떤 것을 해보고 싶다, 어떤 가치를 이어가고 싶다, 그런 공감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안광희] 여전히 마을공동체미디어에 가치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시민의 권리 안에서 누구나 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권리를 미디어콘텐츠라는 걸 통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 같은 경우 아까 말씀드린대로 그 어느지역보다빨리 마을공동체미디어육성지원조례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주사회에서 많은 도민들이 이런 미디어를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생산해내고 할 수 있다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낮고 홍보가 안되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주도의 여러 마을이 있고 다양한 공동체들이 있는데 마을 중심이든 공동체중심이든  우리들의 이야기를 우리 스스로가 미디어콘텐츠를 통해서 세상에 알리고 그 안에서 네트워킹하는것이 마을공동체미디어에 가장 중요한 가치고 그 방향에서 제주 마을공동체미디어도 발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병철] 오늘 방송을 들으면서 느영나영을 들어보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안광희] 마을방송국 제주살래에서는 다양한 마을주민들과 시민들이 나와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요. 스마트폰 여시고 팟빵이라는 어플을 설치하신 후에 검색창에서 마을방송국 제주살래를 검색하면 그 안에 살아숨쉬는 마을방송국 제주살래를 청취할 수 있습니다.

[이병철] 오늘은 도내에서 공동체 라디오를 꾸려오고 있는 마을기업이죠, 서귀포귀농귀촌협동조합 제주살래의 안광희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공동체의 힘, 공동체의 가치가 앞으로도 널리널리 번져가길 바랍니다.

 

[안광희]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