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청정사에 '법화경 보탑도' 기증... 현중 스님과 인연 맺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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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불교 수행 정신이 담겨 있는 전통 사경작품과 서예를 접목시킨 다양한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습니다.

불교 경전의 글자들을 탑의 형식으로 새겨 넣는 '보탑 사경'에 매진해온 중견 서예가 휘암 이희철 작가의 회고전이 오늘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에서 개막됐습니다.

서예가 이희철 선생의 회고전은 지난 2005년 고희전과 2015년 80세를 기념해 열린 산수전에 이은 것으로 그동안의 전시를 회고해보는 의미와 새로운 작품을 더해 휘암 선생의 서예 작품과 전통 사경의 세계를 집중 조명해 보는 자리가 됐습니다.

더욱이 이 선생은 췌장암 말기의 투병 생활속에 생애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전시회를 마련해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청정사 주지 현중 스님, 휘암 이희철 서예가

이번 회고전에는 이 선생이 붓글씨 인생에서 최고로 꼽고 있는 대표작들로 족자 15점, 액자 14점, 병풍 4점 등 모두 30여점의 작품들이 선보였습니다.

특히 높이 2미터, 폭이 70센미터의 종이에 글씨를 가늘게 쓰는 '세필'을 이용해 <묘법연화경> 7만여 자를 새겨 9층 높이의 보탑을 쌓은 작품은 보기드문 역작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하루 예닐곱 시간씩 작업끝에 다섯달여에 걸쳐 작품이 제작되는 만큼 엄청난 체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며 무엇보다 깊은 불심 없이는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작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휘암 이희철 서예가

"글씨를 쓰면서 나도 모르게 글씨에 있는 내용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정말 감명받아서 이것은 누가 불교를 믿으라 하는 것보다 저도 모르는 순간에 (불심이) 배어버려요."

이희철 서예가는 혼신의 힘을 다 쏟은 '묘법연화경 9층 보탑도'를 태고종 청정사에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태고종 전국비구니회장이자 청정사 주지 현중스님은 '한글 법화경' 출간을 앞두고 책에 실을 보탑 사진을 찾던 중 이휘철 서예가와 인연이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현중스님/청정사 주지

"저희는 법화경을 독송하는 사찰이고 또 제가 마침 6월28일 법화경 책을 출간하게 됐고 그 사진이 필요한건데 작품 자체를 받게 되니까 청정사로선 굉장한 일이죠."

이번 전시회는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며 '목숨 수' 한 자의 큰 글씨와 보탑의 작은 글씨를 어우러지게 놓아 대비와 조화를 상징한 점도 관람의 묘미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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