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눈물을 훔칩니다. 지난 2018년 가을 조계종 36대 총무원장에 취임한 원행스님에게 준비한 꽃다발을 건넨 뒤였습니다. 눈물의 주인공은 바로 '나눔의 집' 이옥선 할머니입니다. 당시 원행스님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무대 아래로 직접 내려가 할머니를 반겼습니다. 취임식에 초청된 이옥선 할머니는 행사장 가장 앞줄에 앉아 원행스님의 총무원장 취임을 축하했습니다. 2년 전 이 장면은 BBS 불교방송이 생중계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 19년간 무보수로 나눔의 집 상임이사로 봉사해온 원행스님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이자 아픔의 산 증인이신 나눔의 집 할머님들께서도 저와의 오랜 인연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해 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할머니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조계종의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에 취임한 뒤 한 달이 지난 2018년 12월 5일. 나눔의 집에서 거주한 故 김순옥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원행스님은 이날 밤 9시 40분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머리를 숙였습니다. 방명록에는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합장'이라고 적었습니다. 할머니 영정 앞에서 합장하고 절을 올리며 진심으로 위로와 극락왕생을 기원했습니다.

최근 '나눔의 집'이 시설 운영이 미숙했다는 문제 제기가 불거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나눔의 집 이사회는 이유를 불문하고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운영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원행스님이 그동안 나눔의 집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보냈던 사랑과 관심은 절대로 왜곡하지 말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우리 할머니들을 도와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더 좋은 일 많이 해 달라" 2년전 총무원장 취임 법회 당시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이옥선 할머니가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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