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가족에 대해 더욱 각별해지는 달, 5월입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인해 가족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편입니다만, 순기능만큼 역기능도 만만하지 않은 실정입니다. 특히 가정 내에서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할 아이들이 더욱 상처입고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는데요. 때문에 오늘은 제주특별자치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최정윤 팀장님 모시고 관련 이야기 나누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최정윤] 네 안녕하세요.

[이병철] 우선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이 어떤 곳인지 간단한 소개좀 부탁드릴게요.

[최정윤] 네 저희 기관은 아동 복지법 45조에 의거해서 2000년도에 설치되었고, 공법 제 46조에 의거하여 학대 받은 아이들의 발견, 보호, 치료 등 아동의 보호를 위해서 필요한 사항에 대한 개입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 교육이나 홍보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네 그러시군요.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더 행복해질 것 같은데 그 반대로 아동학대 의심신고도 늘어났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야기해주시죠?

[최정윤] 요즘 코로나19때문에 아동학대 신고가 늘었다는 보도도 있고, 오히려 줄었다는 언론 보도도 있어요. 실제로 제주도는 1분기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수를 보면 194건으로 지난해의 같은 기간보다 60건 정도 줄었습니다.

그런데 신고가 줄었다고 해서 아동학대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 학교 개학이 늦어지거나 어린이집 개원이 늦어지면서 학교에서나 다른 기관에서 발견되는 신고가 줄었을 수도 있고, 그리고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사실 발견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19때문에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진 가정도 많을 것입니다.

[이병철] 최근에는 더더욱 그렇죠.

[최정윤] 그런데 이런 경제적 스트레스 상황이 아동학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이병철] 그러니까 분풀이를 아이들한테 한다는 말이잖아요?

[최정윤] 네. 어떠한 상황이든지 스트레스가 있으면 그 영향이 아이들한테 가는 경우도 있고, 아이들과 집안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상황도 그 이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오히려 같이 있으면서 좋지 않은 상황과 갈등이 더 일어난다는 말씀이시군요.

[최정윤] 네. 그래서 수치로만 상황을 단정 지을 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병철] 그러시군요, 그러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이들에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 되는건데, 그럴수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아동학대는 주로 누구에 의해서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건가요?

[최정윤] 아동학대 주요 가해자는 안타깝지만 약 80%가 부모입니다.

[이병철] 80%가 부모라고요?

[최정윤] 네, 가장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장소인 집에서, 가장 신뢰를 쌓아야하는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희도 안타깝습니다.

[이병철] 그러시군요. 그러면 나머지 20%는 어떤 분들에 의해서 가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가요?

[최정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낯선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나머지는 정말 다양한 사례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병철] 80%의 학생들은 정말 집이 무서운 곳이 되겠네요.

[최정윤] 그럴 수도 있죠, 집이 무서운 곳일 수도 있고, 집이 두려운 곳일 수도 있는데, 이런 학대 경험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은 자신들이 당하는 것이 폭력이라고 인지를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병철] 아..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건가요?

[최정윤] 네. 그냥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거죠.

[이병철]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네요.

[최정윤] 제 생각에는 이것은 부모님들이 자녀를 본인의 소유물로 여기고 잘못을 하면 때려서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요. 훈육이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보통 만나는 분들은.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체벌하고 체벌이 학대로 발전하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자기도 어린 시절에 맞고 자랐다고 말을 하면서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는 잘 컸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그런 폭력의 대물림은 이제 완전히 끊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사회적인 분위기도 그렇고요.

[이병철] 정말 사라져야 할 전통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들이 받는 상처에 대해서 몸의 치유는 물론 정신적 충격도 정말 클 것 같은데요. 치료는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가요?

[최정윤] 우선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은 다양한 후유증에 노출 될 위험이 높은데요. 신체적인 손상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손상을 입을 수 도 있죠. 아동학대 후유증은 쉽게 사라지지도 않고 아동이 어른으로 성장한 후에도 영향을 계속해서 끼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아동학대는 모든 범죄의 근원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문제가 보이면 적극적인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희 기관에서는 일단 학대 피해 아동으로 사례가 잡히면 나중에 심리 검사 및 심리 치료를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네 그러시군요. 그러면 이러한 지원이 일회성 보다는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으로 이어져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최정윤] 그렇죠. 어떤 가정은 학대 가해자가 자신의 양육태도가 잘못 된 것인지도 모르고 체벌을 하다가 신고가 됨으로써 이를 계기로 인식을 개선하고 양육 태도가 변화해서 그 가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가정 내에서 아동 학대를 유발하는 여러 다양한 요인들이 겹쳐있는 경우에는 쉽게 학대가 개선되기 힘든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다양한 기관들이 협조하고 지속적인 안전 상황을 점검할 필요도 있는데요. 저희는 그래서 저희 기관이 단독으로 가정을 변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공적 자원을 연계하거나 아니면 청소년이나 아동 관련 기관과 협력해서 모니터링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다양한 기관에서 가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 그 부모들이나 가해자들도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감시아닌 감시가 되어서 학대를 일으킬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아까 극단적인 사례들, 자신이 어렸을 때 학대를 당했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렇게 해도 된다, 뭐 이런 사례가 좀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의식들 때문에 아동학대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례처럼 이런 행동이 아동학대에 해당된다는 것을 좀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최정윤] 아이를 어떤 이유에서든지 때리지 말라고 하거든요.

[이병철] 네 당연히 그래야겠죠.

[최정윤] 누구나 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정말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경우들을 보면 때려서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른들이 ‘나는 저렇게까지 때리지 않아. 나는 아동학대를 하고 있지 않아’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하는 행동들이 아동 학대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이거든요. 아이가 부부싸움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혹독한 정서적 피해를 줄 수도 있어서 이것은 정서 학대에 속합니다.

그리고 아이한테 부모들이 '너 같은건 필요없어.',' 넌 어디서 주워왔어,', 아니면 '다른 집 아이는 이런데 너는 왜 그러니?' 하면서 비교하는 말들도 이런 것들도 모두 정서학대에 포함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쉽게 생각하면 어른들 사이에서 저희는 조심해야 할 행동들, 말 이런 것들이 있잖아요? 어른들 사이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들은 아이한테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요.

[이병철] 그러면 아까 부부싸움과 같은 것들을 아이한테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데, 많은 부모들이 알고는 있는데 쉽게 제어가 안 되는 부분들이잖아요.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해답을 주실 수 있나요?

[최정윤] 우선 아이들 앞에서 싸우는 것을 피하셨으면 좋겠어요. 감정이 격해질 때는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아이가 없는 곳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조금 참았다가 나중에 대화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 실제로 아동 학대 피해 아동을 부부싸움 중에 만났을 때, 그 사이에 아동이 많이 노출이 되었다고 보면 그것 또한 조사해서 아동학대로 잡거든요. 그래서 혹시 감정이 격해지는 그런 상황이 생기면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대화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병철] 네 알겠습니다. 종종 가정 내의 문제로 치부되면서 개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주변에서 아동 학대를 발견했을 때, 아동학대가 의심이 된다라고 할 때 주변에서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 지 이야기 해주시죠.

[최정윤] 아동 학대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있어야 근절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내 자식 내 맘대로 하는데 왜 간섭하냐고 외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폭력은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누구든지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시면 112로 신고를 하셔서 아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이 아이들을 돕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가정 내에 자세한 내막도 모르는데 자기가 섣불리 신고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신고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세요. 또 신고자가 누구인지 노출될까 봐 꺼리시는 분들도 계세요.

[이병철] 네 그런 분들도 많죠.

[최정윤] 네 그런데 신고자의 개인정보는 철저히 비밀로 보장하기 때문에 신고는 주저하지 마시고 해주셨으면 좋겠고, 신고하신다고 해서 전부 아동학대라고 판단하지 않거든요. 의심만 드시면 신고해주시면 이후에는 경찰과 저희가 조사를 통해서 학대인지 아닌지 판단하고 그 이후에 개입하기 때문에 모두의 관심과 신고가 아이를 돕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신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병철] 네. 우선 아동학대로 의심되면 112 신고를 먼저 하라는 말씀이시죠. 그렇다면 아동학대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참 많을 것 같은데, 이들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최정윤] 저는 우선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체벌을 금지하는 법을 개정하겠다는 목소리에 찬반 여론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아이를 때려서 가르친다는 생각부터 바뀌어야하고 이것을 위해서 철저한 부모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인데, 하나의 인격체라는 생각으로 아이를 대하고 체벌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와 이에 따른 법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병철] 마지막으로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요.

[최정윤] 저희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은 앞으로도 제주도 내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노력을 다함과 동시에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와 치료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서 아이들이 다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모두의 관심과 온 국민의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내 옆에, 주변에 아동학대로 의심이 되는 행동을 보고나 들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112로 신고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병철]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제주특별자치도 아동 보호 전문 기관 최정윤 팀장님과 함께했습니다. 아동학대 없는 제주를 위한 노력에 감사드리고 이 문제에 더욱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팀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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