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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BBS NEWS가 마련한 연중기획 보도, [불자열전(佛子列傳)] '우리 시대의 불자들' 순서입니다.

오늘은 예순 두 번째 순서로, 국내 최초로 흡연 피해자 소송을 대리하는 등 공익 실현을 위해 앞장서 온 배금자 변호사를 조윤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1988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법조계에 발을 내딛은 배금자 변호사.

그때 이후 배 변호사에겐 늘 ‘인권 변호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습니다.

의붓아버지가 딸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김보은 사건’을 변호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권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인권 보호’의 최전선에 서왔습니다.

특히 1999년에는 국내 최초로 흡연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아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많은 뜻있는 이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15년 넘게 이어진 지난한 소송 과정에서도 배 변호사는 포기하지 않고 담배회사의 불법성에 대해 널리 알리며 ‘금연 운동’의 시발점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배금자 / 변호사

“제가 흡연 피해자 담배 소송이라고 그걸 15년간 했어요. 15년이라는 세월은 인생의 황금기가 다 지나간 거예요. 지금 금연운동 차원으로 많이 바뀐 게 담배소송 영향이 많았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담배소송을 하고 있는 것 아시죠? 그 소송도 제가 했던 소송을 이어받아서 하는 소송이거든요.”

30년 넘게 ‘공익 실현’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배 변호사는 ‘인연’의 가치를 말하며 한껏 몸을 낮췄습니다.

[인터뷰] 배금자 / 변호사

"특별한 사명감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저는 그 때 그 때 저에게 주어진 인연이라고 해야 하나, 어떤 케이스가 저한테 주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제가 판단했을 때, ‘이 문제는 해야겠구나’ 해서 한 것이지 이걸 할 때 돈이 되는 케이스도 아니잖아요. 모든 게 무료였잖아요.“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변호사 생활에 큰 버팀목이 됐던 건 바로 ‘불교’.

비구니계의 큰 스승 대행스님과 연을 맺으며 불교에 본격 입문한 배 변호사는 미국 유학시절에도 한마음 선원을 자주 찾았습니다.

[인터뷰] 배금자 / 변호사

“제가 개인적으로 불교에 귀의할 정도로 깊이 했던 것은 미국 유학 무렵에 한마음 선원과 인연이 되어서 대행스님을 알게 됐고, 미국 가서도 한마음 선원에 열심히 다녔고, 저희는 대행 큰 스님을 스승으로 존경하고 개인적으로 많이 친견하면서,,”

특히, "아상을 버리라"는 불교의 가르침은 배 변호사 인생에서 떼레야뗄 수 없는 나침반이자 지표였습니다.

[인터뷰] 배금자 / 변호사

“살아보니까 제일 중요한 게 자기 아상을 죽이는 거더라고요. 모든 문제가 ‘내가 없다’고 생각해버리면 해결되는 거예요. 그럼 누구를 미워할 것도 없고, 누가 나를 미워한다고 해도 내가 없으니까. 살다보니까 아 그런 방법 있잖아요. 내가 없는 거구나.. 그걸 확실히 느끼고 할 때마다 좋다는 걸..”

이제 법조인으로서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선 배 변호사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발원합니다.

[인터뷰] 배금자 / 변호사

“법조인으로서는 그동안 참 많은 경험을 했고, 공부 한 것을 새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무언가 도움 될 수 있는 책을 내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삶의 대부분을 인권과 공익 변호에 바쳤고, 이제는 후대를 위한 아름다운 회향을 준비하는 배 변호사의 삶은 이기주의가 판치는 요즘 세상에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BBS뉴스 조윤정입니다.

<영상취재 = 남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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