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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상월선원의 동안거 천막 정진은 한국 불교의 미래를 이끌어야하는 사부대중에게 많은 숙제를 남긴 의미 깊은 결사였습니다.

BBS 뉴스는 석 달 동안의 무문관 수행을 마친 스님들을 차례로 만나 이번 결사의 의미와 불교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상월선원 수행자들의 기강을 바로잡는 입승 소임을 맡았던 진각스님을 정영석 기자가 만났습니다.

 

법랍 33년, 30안거를 성만한 상월선원 입승 진각스님에게도 무문관 수행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천막 정진을 시작하기 전 0.1톤의 건장했던 체구가 80kg 초반대로 줄어든 것도 지난 석 달이 얼마나 고행의 시간이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상월선원 무문관 정진에 나서기 전 총무국장으로 있는 봉은사의 짐을 모두 싸두었다는 진각스님.

죽을 각오로 수행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스님을 무문관으로 이끈 건 하루 한 끼 일종식과 14시간 이상 정진 등 일곱 가지의 날선 청규였습니다.

출가자에게 두 번 다시 찾아올 수 없는 최고의 정진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진각스님/상월선원 입승(봉은사 총무국장): 규칙을 보니까 내가 공부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기회구나. 다시 한 번 내가 그동안 못했던 공부를 더 나이 먹기 전에 불꽃을 한 번 더 태워보자는...]

진각스님은 살을 도려내는 것처럼 매섭게 몰아친 강추위를 그나마 견딜 수 있게 해준 힘은 외호 대중의 응원이었다고 말합니다.

불퇴전의 용기를 가져다 줬고, 이들에게서 미래 한국 불교에 대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무문관 밖에서 들려오는 간절한 목소리는 수행승들의 기강을 바로잡는 입승 소임을 맡은 진각 스님에게 굳은 결계로 다가왔습니다.

[진각스님/상월선원 입승(봉은사 총무국장): 먼 곳에서도 추운데 오셔서 우리와 뜻을 함께 해주시는 저런 분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답할까? 이런 마음이 일어나면서 내가 부처님과 같은 그런 깨달음을 얻는다면 가장 먼저 상월선원에 오셨던 분들에게 달려가서 그러한 깨달음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공사장 소음 속에서 천막 수행을 마친 진각스님은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수행처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수 년 전 사판의 길로 들어선 스님에게 출가 당시 지녔던 본연의 자세를 새삼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진각스님/상월선원 입승(봉은사 총무국장): (안거를 마치고) 스스로 어떻게 제어할 수 없는 또 무엇이라 한 가지로 말할 수 없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눈물들이 한없이 올라오는데 참 부끄럽게 닦을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더라고요.]

진각스님은 위례 상월선원 동안거 결사를 통해 큰 가르침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부대중이 함께 의지하며 탁마해 나간다면 지금 한국 불교의 위기를 언제든지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힘을 온 몸으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남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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