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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자년 쥐띠 해를 맞아 영천 은해사 극락보전의 ‘흰쥐’ 와 ‘검은쥐’ 조각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이 쥐 조각은 눈여겨 보지 않으면 쉽게 찾지 못하기 때문에 불자들에게도 생소한데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대구BBS 박명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영천 은해사의 중심전각인 극락보전.

극락보전 어간문 양쪽 기둥 위에 동물모양의 무언가가 조각돼 있습니다.

조그마한 몸체와 머리, 그리고 가늘고 긴 꼬리.

바로 쥐입니다.

어간문은 스님들만 사용하는데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은해사를 자주 참배하는 불자들도 쥐조각을 본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인서트/김경기/대구 동구 율하동]

“쥐는 처음봤고요.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올해가 쥐띠니까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어간문 오른쪽 쥐는 검은색이 확연히 드러나는 반면 왼쪽 쥐는 세월에 바래기는 했지만 흰색입니다.

은해사 극락보전은 여러 차례 화재로 소실된 뒤 마지막으로 19세기에 복원돼 오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극락보전을 지은 대목은 왜 검은쥐와 흰쥐를 조각했을까?

[인서트/최영식/ 전(前)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화재가 난 후에 복원하는 과정에서 대목의 마음과 시대적인 배경, 그리고 불교정신, 불교정신이라 하면 불경속에 나오는 어떤 얘기들(을 표현했을 것)...”

쥐는 풍요와 다산, 근면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고, 불교 경전에도 쥐를 비유한 설화가 자주 등장합니다.

‘불설비유경’에는 덩굴에 의지한 채 성난 코끼리와 독사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나그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그네는 흰쥐와 검은쥐가 덩굴을 갉아먹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어디선가 떨어지는 달콤한 꿀 몇방울에 자신의 처지를 잊고 맙니다.

[인서트/혜능스님/은해사 포교국장]

“흰쥐는 낮을 의미하고 검은쥐는 밤을 의미합니다...시간이 허망하게 지나가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부지런히 수행정진 해서 깨어있기를 바라는 경책의 비유이기도 합니다.”

은해사 극락보전의 흰쥐와 검은쥐는 무상하고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질책하고 있습니다.

또 갈등과 대립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에도 지금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경책이 되고 있습니다.

[인서트/혜능스님/은해사 포교국장]

“그 시간을 좀 더 의미있게 회향하는 시간으로 잘 갖는 것이 경자년 새해에 여러분들이 법당을 참배하면서 다짐하는...”

(스탠딩)

경자년 쥐띠 해를 맞아 두 마리 쥐가 조각된 은해사 극락보전은 불자들의 참배처로 인기를 모을 전망입니다.

비비에스 뉴스 박명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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