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주민이 국민' 어디에 있든 '교육개혁은 과제'

"사랑하고 존경하는 일산주민 여러분, 앞으로도 저의 삶의 터전은 일산입니다. 일산의 미래를 위해 할수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할 것입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

문재인 정부 첫 번째 여성 사회부총리인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준비해 온 원고를 무겁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바로 옆자리에는 역시 같은 당 소속 의원이자 국무위원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해찬 대표와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김 장관과 유 부총리는 일산 지역구를 나란히 하며 지역구와 의정활동, 부처업무까지 함께 한 인연인 데, 이제는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불출마 선언을 하다 말을 잇지못하는 유은혜 부총리를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이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

유 부총리는 "10년동안 저를 이렇게 키워주셨고 제 터전이었던 일산을 생각하면 제게 큰 용기가 필요했다"며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음을 토로했습니다.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은 지역구를 너무나 사랑했던 정치인의 모습이었고, 1년 3개월전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취임과 함께 사립유치원 파동을 당차게 밀고나가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습니다.

유 부총리는 "익숙한 길 대신 낯선 길을 새롭게 열어갈 용기도 일산주민 여러분들이 주셨던 지난 10년의 힘 덕분"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성공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짐도 잊지않았습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언젠가 기자에게 국무회의때 마다 바로 옆자리에서 유 부총리와 마주치는데 "부총리님은 회의전부터 항상 뭔가 적고, 읽으며 정말 열심히 한다"고 목격담(?)을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유 부총리는 취임후 1년3개월동안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부터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 대학혁신방안, 고교서열화 해소와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과 사학혁신 추진 방안까지 매월 숨돌릴틈이 없이 뜨거운 교육개혁 방안들을 '정말 열심히' 내놓았습니다.

문제는 이 과제들의 성패를 쥔 유치원 3법 등 주요 법안들이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여당내 교육전문가도 부재한 상황에서, 관련 입법활동의 적임자로 손꼽히는 유 부총리의 21대 여의도 재진입 포기'가 너무 아쉽다는 점입니다.

유 부총리는 2일 교육부 시무식에서 "사회부총리로서 2020년 한 해 동안 교육을 포함한 사회 전반의 제도개혁에 집중하겠다"고 굳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출마 선언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이미 내렸던 터였기에 교육개혁을 향한 시무식 때의 그 다짐이 그렇게 더 절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기자에게 유 부총리가 목메어 부른 '사랑하고 존경하는 일산주민 여러분'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들렸고, 그 불출마 선언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읽혔습니다.

어디에 있든 일산 주민을 향한 마음이나 국민을 향한 마음이나 다 같은 것이 아닌가요?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고, 그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 것들이니, 결국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부처님 말씀말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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