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입니다’ - 불교계 소식

● 출 연 : 이병철 기자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12월 30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한 주간 제주지역 불교계 소식

[앵커] 지난 24일 입적한 조계종 종립 특별선원 봉암사 태고선원 수좌 적명 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28일 문경 봉암사에서 엄수됐는데요.

영결식은 전국에서 온 스님과 불자, 시민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장으로 치러졌습니다.

네, 오늘은 한 주간 불교계의 소식은 이병철 기자가 적명 스님의 입적 소식을 전한다고 합니다.

[고영진] 적명 스님의 갑작스런 비보는 온 국민에게 슬픔을 안겨줬는데요. 실족사라면서요?

[이병철] 네, 경찰에 따르면 적명 스님이 지난 24일 오후 4시 36분쯤 봉암사 근처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19 구조대가 발견할 당시에 이미 입적한 상태였습니다. 1939년 생이시니 세수 80세이십니다.

모 언론에서는 1923년 생으로 잘못 된 정보로 인해 스님이 세수가 96세라고 오보가 나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24일이 동안거 결제의 반결제날이라 지인 스님들과 봉암사 뒤의 희양산에 산행을 갔다고 합니다. 용추쪽 바위에 가보고 싶어 혼자서 가신 듯한데 점심 공양 때까지도 오시지 않아 찾아 나섰고 119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발견 당시 나무에 걸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실족하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고영진] 적명 스님이 실족사 한 것을 포털 사이트에 뜬 이전에 알고 계셨다면서요?

[이병철] 그렇지는 않고요. 스님이 돌아가셨다고 한 날이 24일이니까. 바로 크리스마스 이브였잖아요. 그날 개인적 약속이 있어서 나가려 하는데 오후 6시 경에 서울의 모 불교 언론사의 선배가 전화가 왔어요.

적명 스님이 돌아가신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또한 굉장히 당황스러웠는데요. 왜냐하면 제가 이전의 직장에서 적명 스님을 취재했었고, 봉암사에 성지순례도 자주 가고 그랬습니다.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었던 선배가 적명 스님하고 통화가 가능하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 선배 역시 적명 스님의 입적 소식을 소문으로 들은 뉴스라 확단할 수 없었던 것이고, 저보고 통화가 가능하냐고 물어본 것입니다.

그런데 오후 6시 16분 쯤 연합뉴스에서 적명 스님이 입적했다는 뉴스가 포털 사이트에 뜬 겁니다. 그러면서 고정 사실화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고영진]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들이 적명 스님의 입적을 크게 보도하는 것을 보면 한국불교에 큰 스님으로 보이는데요.

[이병철] 네 적명 스님의 입적 소식은 모든 언론사에서 대서특필했습니다.

적명 스님은 봉암사에서 후학들과 함께 정진해 온 조계종단의 존경 받는 선승이십니다. 일찍이 봉암사의 수장인 조실 자리에 추대를 받았지만 “나는 아직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며 마다한 채 조실 다음 소임인 수좌를 맡아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명 스님을 봉암사의 조실 격 수좌라고 말해오곤 했습니다.

적명 스님은 1939년 제주도에서 출생, 21살 때 출가했는데요. 우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 1966년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습니다.

통도사 선원장, 백양사 선원장을 지내셨고, 2007년에는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를 역임했습니다.

적명 스님이 수좌를 맡고 있던 조계종 종립특별선원인 봉암사는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있는 수행도량으로 연중 딱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개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고영진] 스님의 고향이 제주라면서요. 제주가 배출한 큰 스님의 입적에 제주도민들조차 상실감이 크리라 보는데요.

[이병철] 네 맞습니다. 적명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많은 분들이 저에게 전화가 왔는데요. 저하고 같이 봉암사 성지순례를 갔다가 적명 스님의 법문을 들으셨던 분들입니다.

그 분들도 제주출신의 큰 스님을 잃은 슬픔에 상실감이 굉장히 크셨는데요.

적명 스님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선지식이었지만 일생을 참선납자로 살며 단 한 번도 주지 등의 직함을 달지 않고 수행정진 해왔던 분이십니다. 그래서 세간에는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로도 유명하십니다.

저 또한 예전의 직장에서 2012년 ‘사진으로 보는 제주불교 100년사’를 기획하며 적명 스님을 그제 서야 알겠습니다.

적명 스님은 오현중과 오현고 5회를 졸업한 제주출신입니다.

특히, 적명 스님의 할아버지는 근대 제주불교의 어둠을 밝힌 김석윤 스님입니다. 김석윤 스님은 1909년 의병항쟁 당시 격문까지 쓰셨던 독립운동가이기도 하고요.

김석윤 스님은 1934년 제주 최초 선원이었던 제주포교소 월정사, 지금의 정실 월정사를 창건하는 등 해방 후 제주불교혁신회 고문으로 위촉, 남은 생을 불교의 정통성 회복에 힘쓰다 지난 1949년 8월 입적하십니다.

일제의 감시망에도 불구,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제주불교 발전에 헌신해 온 삶이 적명 스님과 닮은 모습입니다.

이어 김석윤 스님의 뜻을 받든 3명의 자식들은 출가를 하게 되는데 둘째 김성수 스님, 셋째 김인수 스님, 넷째 김덕수 스님입니다. 그리고 손자로 봉암사 수좌인 적명 스님과 외손녀인 선흘 여련암의 주지 제아 스님이 계십니다.

이렇듯 적명 스님의 집안은 보면 제주불교 100년의 역사를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고영진] 적명 스님의 이야기는 다음주에도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도내 상당수 사찰들이 연말을 맞아 기해년 한해를 되돌아보는 송년법회 소식도 전해주시죠.

[이병철] 네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는 31일 오후 6시 저녁예불을 시작으로 108참회와 송년음악회, 법화경 독송과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자비수참기도 등으로 올해의 업장을 씻어내게 됩니다.

새해에는 신도들이 다 함께 제야의 종을 타종하고, 새벽 6시 새해가 떠오를 즈음에는 삼의오름으로 이동해 일출을 볼 예정입니다.

서귀포시 약천사는 31일 오후 7시 대적광전에서 자신의 부처를 바로 보는 ‘나를 찾는 108배’를 시작으로 자신의 참회 일기 쓰기, 천수경 독송 등을 통해 한 해 동안 자신을 얽어맸던 죄업을 참회합니다. 그리고 1월 1일 0시에는 철야타종으로 새해를 맞습니다.

서귀포시 산방산 보문사도 기해년 참회기도와 경자년 희망 풍선을 날리는 새해맞이 법회를 봉행합니다. 물론 떡국은 기본이고요.

[고영진] 신년이면 각 종단별로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하잖아요. 내년 일정은 나왔나요? 그 소식도 전해주세요.

[기자] 서귀포승가연합회가 주최하고 서귀포봉축위가 주관하는 서귀포지역 신년하례법회가 1월 4일 토요일 오후5시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립니다.

이날 신년하례법회에서는 서귀포승가연합회 회장 이취임식도 열립니다.

전 법화사 주지 진우 스님이 이임하고, 약천사 주지 덕조 스님이 취임합니다.

서귀포승가연합회는 서귀포시의 승가화합과 도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하고 서귀포를 불국토로 조성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법회에는 서귀포지역 사부대중과 기관단체장이 참석했고 이들은 부처님 전에 삼배를 올리고 서로 덕담을 하며 상호 삼배를 올렸습니다.

서귀포지역 대덕 스님을 비롯해 양윤경 서귀포시장과 위성곤 국회의원 등은 덕담에서 서귀포의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고 지역 불교 발전을 부처님 전에 서원하게 됩니다.

[앵커] 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 신년하례법회는 언제 열리죠.

[기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가 주최하는 신년하례법회가 3일 오후 2시 관음사 설법전에서 열립니다.

이날 법회에는 관음사 조실 종호 스님을 비롯해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등 관음사 말사 30여개 사찰 스님과 불자, 가계 기관단체장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경자년 새해를 맞아 부처님을 위시해 삼보님과 역대 조사님, 그리고 삼세선망부모님과 현생 부모님과 스승님께 삼배를 올리며 이날 모인 대중이 부처님의 큰 법문 두루 배워서 복과 지혜 원만히 닦길 기원하게 됩니다.

[앵커] 제주불교연합회 신년하례법회도 열린다면서요?

제주불교연합회가 주최하는 ‘불기 2564년 제주도 발전과 도민의 안녕 기원 및 신년하례법회’는 4일 토요일입니다.

오전 10시, 제주시 아젠토피오레 컨벤션에서 열립니다.

이날 신년하례법회에서는 스님들과 불자들은 새해 덕담을 건네기도 하고 올해 연등축제에 많은 불자들의 동참을 당부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은 경자년 시무식을 엽니다.

1월 5일 오후 4시 현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 지원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보림사에서 마련됩니다.

[고영진]경자년에는 제주불교계에 더 기쁜 소식들이 우리 청취자들에게 전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병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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