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6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사태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구의원 선거가 오늘 치러집니다.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 413만명이 일반 투표소 610여 곳과 전용 투표소 23곳 등에서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이번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지난 2015년 369만 명보다 크게 늘어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구의원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천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닌 1천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됩니다.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진영 간 표 대결을 통해 이뤄지며,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이를 싹쓸이하게 됩니다.

지난 2015년 구의원 선거에서는 친중파 진영이 승리했기 때문에 2016년 12월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출 때 이 117명 선거인단을 친중파 진영이 독식했습니다.

당시 선출된 선거인단은 친중파 726명, 범민주파 325명이었로, 이에 따라 다음 해 행정장관 선거 때 친중파인 캐리 람(林鄭月娥) 현 행정장관이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현재 홍콩 내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절대적인 의석을 차지하며, 18개 구의회를 모두 지배하고 있는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의석에 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6개월째 이어져 온 시위 사태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03년 국가보안법 사태 때처럼 범민주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는 시위 사태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범민주 진영이 승리할 경우 최근 들어 수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시위대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시위대의 기세가 더욱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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