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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몽골 침입에 맞서 세 번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승장 김윤후 스님을 재조명하고, 유적을 복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삼별초 항쟁, 강화도 천도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몽 항전의 역사에서 김윤후 스님의 호국정신이 더 이상 외면받아서는 안될 것이란 지적입니다 

첫 순서 앵커 리포트입니다. 

 

13세기,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몽골군에 무려 40여 년간 대항한 고려의 '대몽항쟁'.

항복 이후에도 끝까지 저항한 삼별초의 기록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전례 없는 장기 항전의 배경에는 승장, 김윤후 스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윤후 스님은 몽골과의 전투를 늘 승리로 이끌었던 유일한 인물로, 1232년 벌어진 2차 전쟁, ‘처인성 전투’에서 적군의 수장 살리타를 활로 사살했습니다.

충주산성과 한계산성에서도 농민, 노비들과 힘을 합쳐 연이어 승전보를 울린 스님은 모든 공을 백성들에게 돌리며 왕이 수여한 장군직을 사양한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김호준 / 충청북도 문화재연구원 책임연구원]
“처인성은 둘레 370미터이고 해발 70미터밖에 안됩니다. 이 자그마한 성에서 몽골군의 총사령관 살리타가 죽었다는 건 13세기 세계 전사 중에서도 어떻게 찾아볼 수 없는 큰 승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 번의 전투에 대한 짧은 기록만 남아있을 뿐, 스님의 생애나 전승 유적과 관련한 구체적 조사와 연구는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국회에서 열린 대몽항쟁 학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가장 먼저 역사적 고증자료의 절대적 부족을 꼽았습니다.

유교를 중시했던 조선시대 역사학자들이 승장이었던 김윤후 스님의 업적을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몽골이나 대만 등 해외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겁니다.

[김성연 /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김윤후라는 이름을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에 검색해보면) 다 1250년대 이후에 관직을 받는 내용 밖에 없어요. 간단하게 한두 줄씩밖에 없더라고요. 자료 부족이 이 연구가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가장 큰 맹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또, ‘승려가 화살을 쏴 적장을 죽였다’는 사실이 ‘불살생’이라는 불교 교리와 맞지 않는다는 사회적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자광 스님 / 전 동국대 이사장]
“불교 교리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하나를 죽여서 셋이 살 수 있으면 죽여라 했습니다. 이것을 ‘파사현정’이라 부릅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의병 역사의 시초이자, 호국불교 정신을 상징하는 역사적 일이라는 점에서 김윤후 스님 재조명 사업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용인 처인성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하고,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꼽았습니다. 

[이동섭 / 바른미래당 의원]
“이순신 장군에 버금가는 위대한 승장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용인에) 동상 하나도 없습니까.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김윤후 승장을 재조명해) 민족정기도 살리고 자라나는 미래세대들이 본받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고취시키도록 해야겠다는 겁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김윤후 스님과 처인성 전투의 역사적 가치, 우리 민족의 호국정신이 제대로 빛을 볼 수 있도록 문화재청이 열심히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후손들의 무관심 속에 오랜 세월 묻혀 있던 김윤후 스님의 행적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습니다.

김윤후 스님의 호국 정신을 연구하고 알리기 위한 학계와 불교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BBS 뉴스 김연교입니다. 

영상 취재·편집 : 남창오 기자 /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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