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6일 경주 쪽샘 44호 적석목곽묘 발굴조사 성과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정민지기자]

경주 쪽샘의 44호 무덤에서 천오백년 전 토기에 새겨진 신라회화 자료가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제사와 관련된 유물 110여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신라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이며 구성이나 표현 방식이 고구려 고분 벽화와 유사해 당시 신라와 고구려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주 쪽샘 44호 무덤 발굴성과 기자간담회 현장.

전체 높이 약 40㎝의 긴목항아리(장경호, 長頸壺)의 이 토기는 44호 둘레에 쌓은 돌 북쪽에서 파손된 상태로 출토됐습니다.

그릇 곳곳에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발굴된 신라행렬도가 새겨진 토기 파편.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문양은 크게 4단으로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되어 있고 특히 3단에는 기마와 무용, 수렵을 표현한 다양한 인물과 말, 사슴, 멧돼지, 개 등의 동물이 연속으로 표현됐습니다.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묘사돼 있습니다.

신라행렬도 문양 추정 복원 전개도.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신라행렬도 문양 중 기마행렬. [사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전체 구성은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발굴조사단은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말 문양은 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됐는데 말 갈기, 발굽, 관절 뿐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돼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문양 중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아직 진행중인 44호의 발굴조사를 매장주체부로 확대해 고고학과 지질학·토목공학 등 학제 간 융복합 연구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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