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의 44호 무덤에서 천오백년 전 토기에 새겨진 신라회화 자료가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제사와 관련된 유물 110여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신라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이며 구성이나 표현 방식이 고구려 고분 벽화와 유사해 당시 신라와 고구려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높이 약 40㎝의 긴목항아리(장경호, 長頸壺)의 이 토기는 44호 둘레에 쌓은 돌 북쪽에서 파손된 상태로 출토됐습니다.
그릇 곳곳에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문양은 크게 4단으로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되어 있고 특히 3단에는 기마와 무용, 수렵을 표현한 다양한 인물과 말, 사슴, 멧돼지, 개 등의 동물이 연속으로 표현됐습니다.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묘사돼 있습니다.
전체 구성은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발굴조사단은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말 문양은 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됐는데 말 갈기, 발굽, 관절 뿐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돼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문양 중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아직 진행중인 44호의 발굴조사를 매장주체부로 확대해 고고학과 지질학·토목공학 등 학제 간 융복합 연구로 추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