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나라 작품과 넷플릭스 상영 등 새로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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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신] 전국네트워크 이어가 보겠습니다. 부산으로 가봅니다. 부산BBS 황민호 기자 나와 있죠?

[황민호] 네. 부산입니다.

[전영신]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했습니까?

[황민호] 네, 올해 가을을 풍성하게 해줬던 아시아 영화축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전영신] 부산국제영화제 지난 3일 개막해 열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는데요. 올해는 재도약의 해를 선언하고 성황리에 개최됐죠?

[황민호] 네, 그렇습니다. 올해 영화제에는 모두 85개국에서 299편이 참가해 부산 시내 6개 극장과 37개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습니다. 이 중 월드 프리미어가 118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7편에 달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의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운영 면을 보면 매년 태풍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던 해운대해수욕장의 비프빌리지를 과감히 포기하고, 영화의전당으로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동시에 부산시민공원까지 상영 장소에 포함을 시켰는데요.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남포동 등의 원도심권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비프의 활성화는 관객층을 중·장년은 물론이고 노년층에까지 넓히는 데 크게 기여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의 말입니다.

[인서트/이용관/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아주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스텝들과 프로그래머들 자원활동가의 힘을빌어 무사히 마치게 됐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 내부에 노력도 있었지만 외부의 협력이 필수적이었고 절실했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전영신] 올해 개막식 행사를 봤는데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영화배우와 감독이 많지 않아서 레드카펫은 허전해 보이기도 했어요. 이런 점은 좀 아쉬운 것 같은데요.

[황민호] 네, 저도 그런 점이 좀 아쉬웠다고 생각하는데요. 영화 ‘기생충’이죠.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영화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불참해 더욱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전영신]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말이 많았던 영화제가 침체기를 격어 왔는데요. 올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의 평가는 어땠나요?

[황민호] 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참사 현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한 뒤 정부와 부산시로부터 고초를 겪었습니다. 예산삭감부터 표적 수사 의혹까지 불거지며 내홍을 겪었는데요. 이 사태 이후 영화 단체의 보이콧이 풀린 지난해(2018년)를 정상화 원년으로 삼았고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삼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총관객 수는 18만9천여 명으로, 지난해 19만5천여 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서 다소 줄긴 했는데요. 그러나 영화감독이나 배우들과 함께 하는 오픈 토크가 9회 열렸고 야외무대인사는 22회, 기자회견은 7회가 개최됐습니다. 시민들은 유명 스타나 감독들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요. 부산시민공원에서는 특별상영이 영화제 기간 매일 밤 시민들과 함께했고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된 오픈 시네마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전영신] 영화제 기간 함께 개최된 아시아필름마켓이 호응이 좋았다죠?

[황민호]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에는 56개국 983개 업체에서 2천188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 대비 22% 상승하는 호조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드라마까지 영역을 확장 시켜 눈길을 끌었는데요. 방송판권 거래에서는 200만 달러 그러니까 약 24억 원 이상의 상담 규모를 기록했고, 역대 최대 규모의 유럽권 세일즈사도 참가했습니다. 다앙한 피칭행사에는 역대 최대의 미팅 횟수를 기록했고, 올해 처음 열린 아시아콘텐츠어워즈는 전석이 매진되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전영신] 2014년 ‘다이빙벨’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격어 왔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황민호] 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화려하게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운 영화의 발견 등 재도약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지난 보수 정권 9년 동안 영화제에 대한 지원을 정부가 축소하면서 어려움이 심했고 현재 정부에 들어 영화제 지원 예산은 늘었지만 그만큼 부산시 지원이 줄어 120억 원 정도인 영화제 예산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향후 영화제 발전에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꼽힙니다. 이용관 이사장입니다.

[인서트/이용관/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하기 때문에 전 조금 겁이 납니다.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될지 약간은 겁이 나고 막막하기도 한데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3년을 견디면 자가진화가 가능하다. 자가진화하고 하는 것이 새롭게 일어나겠다는 희망은 가지고 있다...

[전영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베트남과 파키스탄 등 세계무대에서 소외된 지역의 재능 있는 감독과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아시아 영화의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인데요.

[황민호] 네, 아시아 국가에서는 액션과 범죄, 도박 등으로 세계를 풍미했던 홍콩영화와 1년에 1천 편 이상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인도의 볼리우드가 대표적인데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비교적 영화산업의 규모가 작아 주목받지 못했던 국가들의 작품이 뉴 커런츠와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서 약진이 돋보였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런 시도는 다양한 국가의 영화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전영신]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칸영화제에서는 넷플릭스처럼 인터넷망을 통해 송출되는 영화를 배제해 왔잖아요.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런 새로운 플랫폼의 영화도 받아들이기로 해 새로운 시도라는 평도 있어요?

[황민호] 네, 그렇습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 작품을 갈라 프리젠테이션에 최초로 초청했습니다. 갈라 프리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이나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인데요. 영화제는 올해 총 네 편의 넷플릭스 영화를 초청했습니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작품은 갈라 프리젠테이션에 초청된 '더 킹: 헨리 5세'인데요. 이 영화의 온라인 예매는 티켓 오픈 1분 21초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제 측은 넷플릭스 영화의 국내 극장 개봉은 창작자와 시청자 모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창작자는 열과 성을 다해 완성한 콘텐츠를 더욱 다채로운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고 TV 화면을 통해 영화를 보던 시청자는 넓은 스크린으로 그 경험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겁니다.

[전영신] 황민호 기자 수고했습니다. 전국네트워크 오늘은 부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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