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본 한국대사관이 현지 채용한 한국인 직원이 일본에서 행인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되는 소동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직원은 당일 풀려나기는 했으나 대사관 측은 그가 빈 협약에 따라 불체포 특권을 누린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일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지 채용으로 대사관에 근무하는 A씨가 지난달 16일 행인을 폭행한 혐의로 경시청 시부야 경찰서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도쿄 시부야구의 노상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손으로 행인의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사건 담당 영사 등이 찾아가 일본 경찰에 그의 신분을 확인한 후 풀려났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비준한 외교관계에 대한 빈협약에 따르면 이 직원은 '어떠한 형태의 체포 또는 구금'도 당하지 않도록 보장된 공관의 행정과 기능직원에 해당합니다.

이 직원은 이 사건으로 12시간 가량 체포돼 있었습니다.

빈협약에 저촉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그가 대사관 직원 신분증 소지하지 않았으며 대사관 직원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다가 나중에서야 얘기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당사자는 물론 대사관 측도 이 직원이 불체포 특권의 대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주일대사관 관계자는 "신원이 확실하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체포했다가 풀어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직원이 사적인 영역에서 불체포 특권의 대상이 아니고 빈 협약에 따라 풀려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사관 측은 사건이 보도된 후에야 이 직원도 불체포 특권을 누리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사관 관계자 일본 경찰이 '신원이 확실하고 도주 위험이 없기 때문에 석방한다'고 설명한 것이 불체포 특권에 관해 오해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통상 외교관이 아닌 직원들이 공무 활동에서는 체포를 면제받지만 공무가 아닌 경우 이런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오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외교관이나 대사관 직원들이 불체포 특권에 의지해 주재국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국가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자신들에게 어떤 외교적 보호권이 부여됐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것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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