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 초동조치 목적(?)…소방차보다 먼저 도착 횟수 고작 2회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 이상 "필요없다"…위험·인력부족·출동제한

지난 1월 15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가경터미널시장에서 열린 오토바이 화재진압대 시연회의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충북도소방본부가 올해 초부터 화재진압오토바이를 도입해 시범운영에 나섰는데요.

시범운영 기간동안 성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소방대원들의 업무과중과 위험만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 천만원을 들여 구입한 오토바이가 그저 소방의 홍보물에 불과했다는 지적입니다.

연현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지난해 9월 2천만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화재진압오토바이 2대를 구입했습니다.

신속한 출동으로 화재현장의 초동조치를 이루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충북소방본부는 지난 1월 오토바이 가동훈련 시연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충북도소방본부의 화재진압오토바이 시범운영 결과 전 항목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가 나왔습니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오늘(13일) 충북연구원에서 '충북 화재진압오토바이 시범운영 성과분석 토론회'를 열고 지난 6개월간의 운영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성과분석 현황자료를 살펴보면 화재진압오토바이의 출동 횟수는 총 95회.

이중 일반 소방차량보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횟수는 고작 2회에 불과했고 오히려 더 늦게 도착한 횟수는 23건에 달했습니다.

소방차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해 초기진화를 한다던 애초의 도입취지와 정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설문조사에서도 화재진압오토바이는 애물단지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소방공무원 37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결과 전체의 절반을 넘긴 200여 명이 '화재진압오토바이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출동대원의 위험 노출과 운영인력 부족, 기후여건에 따른 출동제한 등이 그 이유였습니다.

화재진압오토바이의 운영실적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소방당국의 예산낭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 사업추진 단계부터 타 지역에서 실패한 사업이라는 우려에도 도입을 강행해 만든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는 겁니다.

충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도입 당시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는데 결과를 보니 더욱 비참하다"며 "오토바이를 순찰이나 점검수단으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서트]
충북도소방본부 관계자의 말입니다.

일선 현장의 상황을 무시하고 장비 도입에만 급급했던 충북소방이 도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BBS뉴스 연현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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