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마지막 날 밤, 우리시대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가 울릉도의 밤을 깨웠다. 도동항의 파도소리와 바람소리에 실려 듣는 장사익의 노래에 그 누가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각종 회당문화축제의 메인행사 ‘독도 아리랑 콘서트’ 무대에 오른 장씨는 7월말만 되면 부모님 찾듯이 울릉도가 그립다고 밝혔다. 회당문화축제 때문에 4~5번 울릉도를 찾다보니 이제는 울릉도 명예주민이 되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필자 또한 오로지 진각종의 회당문화축제를 취재하기 위해 울릉도를 4~5번 방문했다. 울릉도의 웬만한 곳은 다 둘러보았기에 해가 지날수록, 또 빠듯한 취재일정 탓에 울릉도가 가슴 속에 들어올 틈이 사실 없다. 서울에서 울릉도까지는 약 8시간이 걸린다. 2박 3일 중 절반의 시간은 버스와 배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 회당문화축제 때문에 다시 찾은 울릉도에서 만난 ‘독도 아리랑콘서트’는 감동 그 자체였다. 장사익의 무대가 있기 전, 국악과 뮤지컬, 타악공연, 아카펠라, 자원봉사단의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는데, 3시간 30여분 동안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 진각종 회당대종사의 ‘진호국가불사’를 만난 느낌이다. 봉은국악합주단에 의해 첫 선을 보인 ‘울도선경가’와 ‘울릉도 아리랑’,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영웅’의 메들리, 동해를 지키는 군장병들의 응원 속에 진각종 자원봉사단이 선보인 ‘독도는 우리땅’, 장사익이 앙코르 곡으로 축제를 마무리하며 열창 한 ‘아리랑’이 선명하게 각인 됐기 때문이다. 올해 회당문화축제가 한일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3년 만에 다시 울릉도에서 열렸기에 그러할 수도 있겠지만, 해마다 ‘독도 아리랑’을 상설주제로 ‘자원봉사단’들이 섬 전체에 불어 넣어 온 '독도사랑'의 활력이 7월의 마지막 날 울릉도의 밤을 밝혔기에 가능 했을 것이다.

회당문화축제는 지난 2001년 회당대종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종조의 탄생지인 울릉도에서 처음 열렸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회당문화축제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해에만, 국민적 추모열기에 동참하고자 행사를 안 했을 뿐 매년 빠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서울과 경주에서 열리기도 했지만, 회당문화축제하면 으레 울릉도와 독도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비록 올해 진각종이 종단차원에서 공을 들인 독도 방문이 동해의 거센 파도로 인해 무산된 것이 아쉬웠지만,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동참과 성원은 가장 뜨거웠던 것 같다.

밀교에는 가지기도법이 있다. 이는 자연재해와 전쟁 등 재앙소멸을 위한 식재와 증익-경애-항복 등 4가지 기도법으로 나뉜다. 가지기도법은 신라와 고려시대에 크게 성행했고, 조선시대에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회당대종사는 호국불교의 전통을 진호국가불사 기도로 승화시켰다. 진각종은 창종 이후 자성일 불사 때마다 진호국가 가지기도법을 실천하고 있다. 회당문화축제를 통해 ‘독도 아리랑’으로 구현된 진각종의 진호국가불사 정신이 한일 경제전쟁 속에서 모든 국민들의 가슴 속에서 메아리쳐 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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