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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조선 후기 죽음을 무릅쓰고 불교 말살 정책에 맞선 백곡 처능 스님을 조명하는 책을 펴냈습니다.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과 함께 저술한 이 책은 그동안 소홀히 다뤄진 불교 교단을 지킨 스님의 숭고한 정신을 기린다는 점에서 한국불교사의 의미 있는 저술물로 평가됩니다.

보도에 류기완 기자입니다.

 

조선 후기 가혹한 불교 말살 정책에 맞서, 왕에게 직접 상소를 올려 부당함을 주장했던 백곡 처능 스님의 일대기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첫 저서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

원행 스님이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 담았던 처능 스님의 생애와 상소문 '간폐석교소'에 관한 연구 내용을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과 함께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원행 스님은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있던 백곡 처능 스님을 세상에 알리는데 힘을 쏟아왔습니다.

지난해에는 '문정왕후와 백곡 처능의 호법 활동'을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강연자로 직접 나서 처능 스님이 폐불 행위를 막고자 올린 상소문 간폐석교소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원행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백곡 처능 스님은 대문장가이면서 선교와 내외전을 겸비한 학승이고 고승이었습니다. 현종에게 간폐석교소를 올려서 봉은사와 봉선사 철폐를 막았습니다." ('문정왕후와 백곡 처능의 호법 활동' 세미나 中)

조선 현종 2년인 1661년에 작성된 간폐석교소에서 처능 스님은 '폐불'의 6가지 이유에 대해 수많은 사례와 경전의 내용을 들어 8천여 글자로 논파했습니다.

이는 조선 왕조 5백 년사에 걸쳐 왕에게 올라온 상소문 가운데 가장 긴 글로, 당시 숭유억불의 사회 분위기상 죽음을 각오하고 썼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자현 스님 / 중앙승가대 교수] : "8천백5십자면 상소문으로서는 책 한 권이에요. 요즘으로 말하면 책한권을 상소문으로 쓰는거에요. 그렇게 하는데 스님이 참 의기가 있는 게 임금을 직접 겨냥해서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씁니다. 죽을 각오를, 당신은 순교를 각오하고 그렇게 글을 쓰는 거예요."

이번 신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원행 스님이 쓴 해제에서는 처능 스님이 '간폐석교소'를 저술한 동기, 내용과 의의를 다루고 있고, 책의 말미에는 원전도 실려 있습니다.

특히 책은 처능 스님의 생애를 깊이 있게 조명하면서, 독자가 '간폐석교소'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상당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원행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백곡 처능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너희 유생들의 부인들이 그러면 전부 밭에 나가서 길쌈하고 모심고 김매느냐 그 말입니다." ('문정왕후와 백곡 처능의 호법 활동' 세미나 中)

원행 스님은 직접 쓴 '출간에 부치는 글'을 통해 한국불교에 가장 필요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책임의식과 '선공후사 멸사봉공'의 자세임을 강조했습니다.

또 교단을 위한 희생을 자처했던 처능 스님의 숭고한 실천은 현시대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원행 스님 저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처능 스님의 활동과 업적에 대한 학계의 본격적인 연구를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낳고 있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편집: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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