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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학생들에게 불교철학을 가르쳐온 홍창성 교수가 한국을 찾아 불교의 핵심 사상 '연기'에 관해 강의를 펼쳤습니다.

홍 교수는 '연기'를 단순히 원인과 결과로만 이해할 게 아니라 연기가 담고 있는 사회적, 철학적 의미를 포괄적 관계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도에 류기완 기자입니다.

 

기독교가 뿌리를 내린 미국 북동부 미네소타주에서 12년간 불교 철학을 가르쳐 온 홍창성 교수,

불교를 거의 접해 본 적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 교리부터 '무아', '윤회' 등의 개념,  '깨달음', '열반'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강의를 이어왔습니다.

불교의 본질을 보편적 개념과 방법으로 접근하고, 논리적 분석으로 설명하는 것이 홍 교수 강의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홍창성 / 美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 : "연기의 가르침을 이해하면 거기서부터 파생된 여러 가르침 삼법인이라는 무상, 무아, 고 사성제, 팔정도 그다음에 대승으로 넘어가서 연기의 대승적 해석인 공 사상..."

홍 교수는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에서 '연기-붓다의 깨달음'을 주제로 강의와 질의응답을 펼치며, 한국 불자들과 소통에 나섰습니다.

주제는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인 '연기',

홍 교수는 상윳다닛까야에 나오는 짧은 구절을 인용하며, 연기를 존재 세계의 전체를 꿰뚫는 진리라고 평가했습니다.

[홍창성 / 美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 : "스무 자 밖에 안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정말 제가 여태까지 철학 공부를 하면서 2500년 서양철학사 많은 책을 읽어보면서 많은 날을 지새면서 공부를 열심히 해왔는데 이렇게 통찰력이 넘치는 표현법은 못 봤습니다."

홍 교수는 연기법이 자연법칙으로 설명하는 물리 세계뿐 아니라 우리 정신의 세계, 심리의 세계까지 훨씬 포괄적인 범위에서 인과 관계를 논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기가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포괄적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홍창성 / 美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 : "저는 북방불교의 이해 방식에 동의하는데, 그것은 너무 좁게 이해하는 것 같고, 좀 더 넓게 원인과 결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좀 더 포괄적인 여러 가지 관계를 다 포함하는 관계가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홍 교수는 또 연기로 설명할 수 있는 관계들 가운데 서로 의존하는, 상의 관계 또한 연기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창성 / 美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 : "저와 앉아계신 분들 사이에 굉장히 많은 관계가 있죠. 굉장히 많은 관계가 있습니다...굉장히 수없이 많은 관계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런 관계를 연기가 포함한다고 봐야 될까, 보면 안 될까라는 문제가 있는데 저는 봐야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서울대 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가 브라운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홍 교수는 지난 2015년 시작돼 불교계를 뜨겁게 달궜던 '깨달음 논쟁' 당시 그 누구보다 많은 분량의 글을 기고하며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최근 신간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를 펴내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고, 지난달에는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스님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펼쳐 화제를 모았습니다.

[스탠딩]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이번 홍창성 교수의 강의는 불교를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정교하게 분석해보는 지적 즐거움을 안겨준 시간이었습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편집: 강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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