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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의 시선] WTO 결전, 日 대화거부...“부당한 민낯 드러내”비장한 김승호 실장 “야마가미 국장은 대답할 용기도 내지 못해”
양봉모 기자 | 승인 2019.07.26 07:55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으로는 24일 우리시각으로는 어제 WTO 일반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 문제가 안건으로 포함된 이사회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 대표단은 일본에 1대 1 대화도 제안했지만, 일본은 거부했습니다.

선임기자의 시선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양봉모 선임기자가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WTO 이사회가 끝났습니다.

우리로서는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이 돼 있어서 관심을 모았는데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우리 정부가 1:1 대화를 하자고 기습적으로 제안을 했고 이를 일본측이 답변을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일본은 수세적, 혹은 애써 축소하려는 모양세를 취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부 입장에서 이번 WTO 이사회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기자]

WTO 일반이사회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습니다.

의견 듣고 표결하고 어느 한 쪽 편 손들어 주고 이러는 회의가 아니라는 이야기죠.

그렇다 보니까 억울한 나라는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거고 그런 점을 각국의 대표들이 듣고 국제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는 거죠.

회의가 끝나고 산업부가 보도참고자료를 냈는데요.

산업부는 "이번 이사회 참석은 WTO의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일본 조치의 문제점을 전파하는 동시에, 이번 사안에 대한 일본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부각시켰다는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일본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부각시켰다는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 것은 일본이 1:1대화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기자]

김승호 실장을 대표로 한 우리 대표단의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1:1대화 제의가요.

이런 제의를 해도 일본은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기습적으로 이런 제안을 한 겁니다.

대화를 거부하는 일본의 민낯을 국제사회에 드러내 보이자는 작전이었던 셈이죠.

한국 정부의 대화 요구를 계속 거부했던 일본의 정부 대표로서는 그 자리에서 대화 수용·거부 의사를 밝히기 곤란했을 것이고, 수용하면 수용하는 대로 이득이고 거부해도 달라진 게 없으니 손해 볼 게 없다는, 허를 찌르는 전략이었습니다.

국제기구 회의에서 한쪽의 관료가 공개적으로 상대국 관료를 지목해 양자 대화를 제안하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일이고, 대화 제의를 받고도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앵커]

김승호 실장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분쟁에서 역전승을 거뒀던 때 정부 통상팀이었잖아요.

노련한 외교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공직자인데요.

이번에 진가를 보여주었네요.

[기자]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일본이 얼마나 비협조적인지 일본의 행위로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회원국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우리 대표단이 의장에게 1:1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조치이며 WTO에서 거론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안건이라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고 대화 여부를 밝히지 않았죠.

오전 내내 일본측을 압박했고 오후에 다시 마이크를 잡은 김 실장은 "일본 대표의 저 행동은 지금까지 우리의 대화 요청에 보였던 기존 행동과 일맥상통한다"며 "상대국 최고위 관료가 제안한 논의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직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 대표단이 1:1 대화 제안을 했지만 일본측은 거부를 한거잖아요. 김 실장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제안을 했다는 거네요?

[기자]

김 살장은 "일본이 대화에 응할 거라는 기대는 애초 없었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 거절하는 일본을 국제사회가 명백히 볼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역사문제로 시작된 이 사안을 안보문제로 연결시키면서 세계통상질서를 어지럽히고 않잖아요.

이런 점들이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웠겠죠.

그래서 김 실장은 ‘너희들은 내가 맞장을 뜨자고 해도 못 하지 않냐’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WTO일반이사회에서 이런 안건이 올라오면 제안을 한 국가가 먼저 이야기를 하고 상대국이 답변을 하고, 회원국 중 한 국가가 의견을 피력하는 순서로 진행되잖아요. 그런데 이번 이사회에서는 한국 일본 어느 국가에도 지지표명을 하지 않았단 말예요. 특히 미국도 중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게 뭘 의미한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한 일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입을 열 국가는 없겠죠.

미국이 중재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미국도 입을 닫았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3각동맹이라고 하잖아요. 한미일을요. 3각동맹 가운데 두 나라가 싸우고 있는데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기가 민망했겠죠.

그래서 비정한 국제사회라고 하잖아요. 너희들 둘이 싸워봐라. 이런거죠.

좀 더 시간도 필요했을거구요.

미국이, 일본이, 중국이, 러시아가 우리를 도와주겠습니까.

열강의 다툼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든겁니다.

이사회 의장인 태국 대사만 '양국간 우호적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는 원론적 수준의 발언을 했습니다.

[앵커]

WTO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잖아요. 단도직입적으로, 우리나라 계획은 실패한건가요?

[기자]

이번 WTO 회의에서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죠.

로이터 통신은 "한국과 일본 중 한쪽의 편을 들려는 다른 나라 대표는 없었다"고 전하면서 "WTO에서 지지를 확보하려는 한국의 계획이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정부가 일본정부를 압도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을거구요.

국제사회에서는 '무승부'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 대표인 김 실장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의 발언이 없었던 점과 관련해 "처음부터 지지 발언은 기대하지 않았다. 회의 때 대화로 해결하는 거 반대하면 손들어 달라고 했는데 어느 나라도 손들지 않았다. 침묵을 지지로 보겠다고 했을 때도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사실상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일본은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는데요.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수출규제 강화는 부당하다는 의견서를 24일 공식적으로 발송했죠.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오전 10시께 전자우편을 통해 일본 경제산업성에 의견서를 보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화이트국가’(수출심사 우대국) 목록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에 대한 국내외 의견을 마지막으로 수렴하는 날이었습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일본의 조처는 “60여년 긴밀하게 유지·발전되어온 한-일 경제협력 파트너십과 동북아 안보협력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성 장관은 “일본의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한국 기업은 물론 일본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근시안적인 조치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일본을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이런 의견서를 보내긴 했지만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현실화되는 분위기죠?

[기자]

요미우리신문은 어제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1일 시작해 전날 자정 마감한 의견 공모에 3만 건이 넘는 의견이 들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요미우리는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번 무역관리령 개정에 90% 이상이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경제산업성은 이들 의견을 토대로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 개정안이 한국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를 통과하면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연서를 한 뒤 나루히토 일왕이 공포하면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에 시행됩니다.

[앵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이거 큰 일이네요.

[기자]

한국이 일본의 백색 국가에서 제외되면 첨단소재, 전자, 통신, 센서, 항법 장치 등 전략물자를 포함해 군사 전용의 우려가 있는 1천100여개 품목은 개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매번 한국 기업은 수입하기 위한 서류를, 일본 기업은 수출하기 위한 서류를 일본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수출규제를 적용받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이 지금까지 단 1건의 수출허가도 받지 못했습니다.

[앵커]

WTO에서도 별 성과가 없고,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참 암담한 현실인데요. 선임기자는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암담합니다.

역사문제를 안보문제로 끌어 들이고 이를 통해 우리를 규제하는 것이야말로 경제침탈이죠.

통상은 전쟁이잖아요. 우리나라처럼 무역의존도가 70%이상 되는 나리는 주변국, 특히 거래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데 어느 날 무역을 끊어 버리면 서로 힘들어 지는 겁니다.

일본은 지금 몽니를 부리고 있습니다.

강제징용을 강제징용이 아니라고 말하라고 윽박지르고 있고 위안부는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라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한국과 일본은 강대강으로 가고 있고 틈바구니에서 러중이 한미일 삼각동맹을 실험해보고 있습니다.

열강이 우리나라를 서로 삼키려는 엄중한 시기입니다.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단합하고 단결해서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끝>

양봉모 기자  yangbbs@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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