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5시간에 걸친 대규모 경찰청 포위시위를 마무리했으나, 홍콩 경찰은 위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후속 조치를 경고했습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은 어제 오전 정부청사 주변에 모여들었고, 이후 대학생 등 수천 명이 경찰청을 둘러싸고 항의의 뜻을 표출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홍콩 정부가 송환법 완전 철회, 체포된 시위 참여자 전원 석방 등 4가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항의하기 위해 이뤄졌습니다.

경찰청 포위는 오늘 새벽 2시 40분쯤까지 약 15시간 동안 계속됐습니다.

홍콩 경찰은 경찰청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 진입에 대비했지만, 시위대를 강제 해산을 시도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위대는 평화적으로 해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 당국은 오늘 오전 5시쯤 성명을 통해 "시위대가 경찰청 출입문을 막고 건물에 계란을 던졌다"면서 "벽에 낙서하고 폐쇄회로(CC)TV를 테이프로 가렸다. 경찰에게 기름을 끼얹고 경찰의 눈에 레이저빔을 쐈다"고 열거했습니다.

이어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대한의 관용을 보였지만, 시위대의 표현 수단은 불법적,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했다"면서 "이들 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후속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SCMP는 이날 시위의 특징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세계적인 액션 배우였던 이소룡이 남긴 "물이 되게 친구여. 물은 흐르거나 충돌할 수 있다네"라는 말을 소개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인근에서 식사하는 등 시간을 보내다가 일시에 한 장소에 모였습니다. 이후 주요 도로와 정부청사, 경찰청 등 여러 곳을 이동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2014년 우산 혁명 당시의 교훈에 따른 것으로, 시위대는 장시간 계속되는 대규모 연좌 농성 대신 자연스럽게 도로를 봉쇄하고 건물을 포위하면서 시위 동력을 유지했다는 것이 SCMP 설명입니다.

또 시위 몇 시간 전 텔레그램 등을 통해 전파된 포스터에는 인원이 적으면 에너지를 비축하고 3만명 이상이 모일 때 완전히 시위에 나설 것을 조언하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일 103만 명, 16일 200만 명(이상 주최측 추산)이 각각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던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26일에도 저녁 8시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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