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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은사 옛 일주문이 제자리로 돌아오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양주 오봉산 석굴암은 봉은사 일주문에 대한 해체와 이전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유상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기도 양주 오봉산 석굴암 불이문의 기왓장이 한 장 씩 벗겨집니다.

삶과 죽음, 지혜와 번뇌, 부처와 중생이 모두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의 불이문.

이 '불이문' 현판의 본래 글자는 '일주문'이었고, 서 있던 자리는 서울 봉은사였습니다.

1880년대에 처음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봉은사 일주문은 1970년대까지 사찰 입구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80년대 봉은사 중창 과정에서 일주문은 다른 사찰로 옮겨졌고, 지난 2011년 현재의 오봉산 석굴암 입구에 자리잡았습니다.

[스탠딩]

사찰 불사 과정에서 이곳 양주 오봉산 석굴암으로 옮겨졌던 봉은사 일주문은 30여년 만에 본래 자리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일주문이 제자리를 찾은데는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의 원력과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의 결단, 석굴암을 말사로 둔 남양주 봉선사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결국 봉은사 일주문은 아무런 조건 없이 환지본처가 이뤄졌습니다.

[인서트1 - 도일스님 / 오봉산 석굴암 주지]

"한편으로 기쁘면서 한편으론 서운한 마음도 있고요. 그렇지만 봉은사 본래 자리에 돌아가서 영원히 봉은사와 종단 발전을 위해서 빛을 낸다면 저는 아낌없이 드립니다."

[인서트2 - 원명스님 / 봉은사 주지]

"석굴암 주지 스님이 아니었으면 땔감으로 불태워 질 것을 다시 봉은사에 지을 수 있게 돼서 감사드리고... 저희들이 잘 모셔가서 앞으로 봉은사가 일주문으로 인해서 더 빛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봉은사 일주문은 열흘 정도 해체작업을 거친 뒤, 봉은사 진여문 앞으로 옮겨 세워지게 됩니다.

4면 모두 지붕이 있는 형태의 '우진각 지붕'을 한 봉은사 일주문은 조선 후기 일주문으로는 드물게 현존하고 있습니다.

불교계에서는 봉은사 일주문의 문화재 지정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서트3 - 김배능 / 대목장]

"그야말로 기둥 하나에 올라가서 모든 코가 옆으로 퍼졌는데, 다른 일주문들 보시면 옆에 기둥이 3개든 6개든 있을 거에요. 이런 양식이 굉장히 없습니다(드뭅니다)."

역사적인 일주문 '제자리 찾기'는 천년고찰 봉은사가 진행하는 성역화 불사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BBS 뉴스 유상석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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