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숙 부산여성가족개발원장

● 출연 : 성향숙 부산여성가족개발원장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최근 양성평등에 인식 등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느끼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공직사회부터 바꿔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왔고요. 관련 정책들도 새롭게 마련이 되었죠. 그런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지역의 여성 정책 등을 연구하고 제안하고 있는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성향숙 원장과 함께 관련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성향숙 원장님 안녕하세요?

성향숙 부산여성가족개발원장

질문1) 취임하시고 여성가족개발원 조직 변화도 조금 있었죠?

- 네. 혁신을 화두로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개별적 연구보다는 타연구자들과 함께 협력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구하는 방식을 도입하였고요, 새로운 방식으로 여성과 가족의 행복을 증진시킬수 있는 다양한 정책 아젠더를 발굴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2) 재임 기간 동안 박사들에게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서 여성가족 정책들을 연구해 나가보자고 제안하셨어요?

-작년 11월에 제가 여가원 원장으로 취임했는데요, 취임하면서 강조했던 2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무엇보다 연구결과가 시정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품질 높은 정책대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요청했습니다. 형식적인 제안보다 부산형 또는 부산 맞춤형이 되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요, 둘째는 여가원이 생산한 연구결과, 또는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가 시민들에게, 부산여성에게 잘 전달되고 또 시민들의 의견이 여가원의 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질문3) 며칠 뒤 ‘양육비이행관리원’ 지역 접근성 강화를 위한 토론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양육비 관련 이야기부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해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에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가 진행되었죠?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 작년에 부산시 한부모가족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과 서비스 향상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 한부모가족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원에서 실태조사를 하였습니다.

특징적인 결과 몇 가지 말씀드리면 한부모가족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은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이 72.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한부모 가족의 정신적 건강상태는 2015년 실태조사와 비교했을 때 6.5%p 낮게 나타나 정서적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한부모가족이 된 후 자녀양육 및 교육, 사회적 편견에 대한 스트레스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질문4) 이런 상황에서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양육비 관련 토론회를 오는 12일 개최하는데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겁니까? 내용은 양육비이행관리원에 한정되어 있는 건 아니죠?

-이번주 금요일 4월 12일 양육비이행관리원 지역 접근성 강화라는 주제로 우리 원에서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우리 원은 북구 금곡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많이 참석해주시길 바랍니다.

관심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오시지 못하는 경우라도 여성가족개발원 홈페이지 시민소통창구에서 의견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이번 토론회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서울에만 설치되어 있어 지역의 한부모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굳이 서울까지 가야하는 교통비나 식비 같은 추가 비용이 들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법적 문제가 걸려있어서, 전화나 인터넷 상담은 한계가 많기 때문에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서울과 지역 이용자간 서비스 만족도를 비교하면 30% 정도로 격차가 커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육비이행관리원 부산 설치를 검토해보는 자리입니다. 부산 한부모가족의 현실진단도 하고 법적 문제도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결국 양육비 확보와 관련된 논의는 아동이 좋은 환경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아동권 보장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질문5)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서울에 신설된 뒤, 성과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역할에 대한 만족도가?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발간한 2018년도 연간통계를 보면, 2015년 3월 개원 이후부터 약 4년간 전 배우자로부터 404억원의 양육비를 받아내었는데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실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기 위해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직접 소송을 지원하는 경우 서비스의 만족도가 90%이지만, 지역 이용자는 법률구조공단 같은 위탁기관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만족도는 33% 뚝 떨어져 57%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만족도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원에서 선도적으로 지역 접근성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질문6) 그런데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에서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서울에만 있다보니까 이용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부산에서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한부모 가정은 어느 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까?

-지난해 우리원에서 조사한 한부모가족실태에 의하면, 부산 한부모 가족 중에서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지원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1.4%로 나타나는데요, 나머지 79% 정도는 양육비를 받지 못하였다는 겁니다. 이처럼 많은 한부모 가족이 전 배우자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급받은 양육비도 평균 36만 9천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질문7)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한부모가족이 많은데, 양육비이행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부모가족 중 양육비를 받은 경험은 21.4%에 불과합니다. 이혼 후 양육비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요, 현재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전배우자는 이혼 후 양육 책임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인식이 충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여성 한부모 가족들은 이혼 후 남편과 불필요한 감정 싸움을 다시 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양육비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요, 소송을 한다고 하더라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양육비 이행이 확정되더라도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양육비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양육비를 줄 수 없는 비양육 부모도 있어서 이에 대해서는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질문8)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불편함을 양육비이행관리원이 대신 해결해 줄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역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양육비이행관리원의 분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그런 주장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 기관들이 관여해있는 부분이고 무엇보다 여성가족부의 많은 관심이 요청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토론회는 지역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논의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기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현재 양육비 확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부산에서 단편적으로는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부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와 부산가정법원이 함께 비양육부모의 면접교섭권을 확대하면서 양육비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기르지 않는 전 배우자가가 자녀와 자주 만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양육비를 분담하도록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문9) 토론회는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도 간략하게 소개를 해 주시죠.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수정 교수 사회로 양육비이행관리원 김윤경 본부장이 양육비이행관리원 운영 현황 및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본원 김혜정 부연구위원이 양육비이행관리원 지역 접근성 강화 필요성에 대해 발표합니다.

그리고 토론자로 이임조 부산한부모가족센터 대표,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강윤경 법무법인 정산 대표변호사, 심인선 경남발전연구원 사회가족연구실장, 구경민 부산시의회 의원이 참여하며, 당일 참여한 시민들도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질문10) 이밖에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에서 연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들이 많죠? 몇 가지 소개를 해 주십시오.

-먼저, 올해는 19개 정도의 연구과제가 진행되는데요,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는 미투운동 이후, 성폭력 대응체계의 효율적 운영방안에 관한 연구가 있습니다. 미투운동을 기점으로 성폭력에 대응하는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성폭력대응 시스템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부산시민의 인식은 어떠한지 이런 것들을 분석해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폭력 대응방안을 만들고자 합니다.

두 번째는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한 주거지원에 관한 연구가 있습니다. 부산의 주거환경을 전반적으로 파악하여 저출산 극복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기 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찾으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부산시가 올해 사회적 경제영역에 190억을 투자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우리원에서는 도시재생과 연관된 사회적경제 여성일자리 확대방안을 연구합니다. 부산의 도시재생 현황과 새롭게 창출 가능한 여성일자리가 무엇인지 또 어떤 모델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지를 모색하고 정책제안을 하는 연구가 진행됩니다.

질문11) 남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어떤 것들이 있는 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여혐 남혐 이런 용어들을 자주 듣게 됩니다. 서로간의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원에서는 남성과 청년이 함께 차별을 없애고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자는 그런 취지의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남성보이스단을 구성해서 성평등에 관한 남성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커뮤니티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청년드리머를 운영합니다. 성평등 청년문화에 관심을 갖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여성과 남성 청년을 지난 4월 5일부터 모집을 시작하였는데요, 5월 6일까지 모집할 예정입니다. 청년 드리머는 성차별적인 생활현장을 찾아서 바람직한 대안이 무엇인지 함께 토론해서 해결방법 또는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질문12) 올해 꼭 시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씀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연구가 핵심적 기능이지만 일생활균형과 관련된 중요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생활균형이란 보통 워라벨이라고 알고 계실텐데요, 여성들이 일하면서도 가족과 즐거운 생활을 누리고 그러면서도 경력단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츨신휴가, 육아휴직을 떠날 수 있도록 기업에 대체인력을 지원하고, 워라밸 기업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말에 우리원이 부산시로부터 수탁받은 일생활균형지원센터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요 대체인력 투입과 워라벨 확산을 위한 사업은 부산시와 고용노동부가 총 5억 규모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 여성가족개발원과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컨소시움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S등급을 유지해오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사업입니다. 올해도 잘 추진해서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일자리를 늘이는 일에 힘을 쏟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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