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이면서도 유려한 터치로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중견작가 박구환<사진> 초대전이 이달 5일부터 복합문화공간 김냇과(광주광역시 동구 구성로) 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 개막식은 5일 오후 6시.

박구환 작가의 통산 40번째 개인전이자 광주에서는 4년만에 여는 전시다.

‘회상’(回想 Recollection)이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에서는 바다를 터전으로 삶을 일궈가는 섬마을 사람들과 그곳의 풍광, 그리고 생명의 결실을 의미하는 화려한 꽃이 만개한 나무 등을 표현한 작품 20여 점이 선보인다.

조선대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박 작가가 판화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 계기는 지난 1991년 일본 유학시절. 당시 일본 미술계에서 유행했던 ‘다색판화’를 접한뒤 판화 장르에 매료됐다. 귀국후에는 독학으로 판화를 익혀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국내 유수 공모전에서 연달아 수상하며 판화작가로 명성이 높아지자 국내외 갤러리에서 전시 러브콜이 쇄도했다. 하지만 판화에 대한 천착과는 별개로 대중과의 괴리는 그에게 커다란 숙제처럼 다가왔고 5년전부터 다시 유화작업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10년전부터 전남 담양군 수북면에 작업실을 마련한 박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갖는 소재는 ‘자연’과 ‘고향’이다. 작업실 벽면은 푸른빛 바다를 품고 있는 섬마을 풍경과 화사한 톤의 나무 그림들이 캔버스를 빼곡이 채우고 있다.

“나의 작품 속 풍경은 누구나의 고향이면서 동시에 누구의 고향도 아니다. 나에게 고향이란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는 풍경이 아니라 그 무엇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본바탕의 감성이며 그곳의 향기, 색상과 형태, 그리고 아무 의미없이 들리는 소음들까지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다.”(박구환 작가의 글 중에서)

초대전 타이틀인 ‘회상’ 역시 유년시절과 고향을 향한 ‘노스탤지어’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시절 떠나왔던 고향의 이미지는 인생의 고비에서 위안을 얻었던 바닷가 섬마을 풍광으로 피어났다. 전시장에 가면 오랜 세월의 뒤안길을 돌아 회화 분야로 귀환한 작가의 유화이면서도 판화의 질감이 느껴지는 거대한 마음의 풍경을 만나 볼 수가 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계속된다.

 

박구환 作 'Recollection,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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