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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소장님, 나와 계시죠?

안 : 네, 안녕하세요.

양 : 우선 용어부터 정리를 해봐야겠습니다. 일단 대표이사직에서 조양호 회장이 물러나게 된 것이다, 혹은 사내이사직을 잃은 것이다, 이렇게 혼재돼 있는데, 결국 같은 얘기인가요?

안 : 예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등기이사를 뽑는 거였거든요. 그 연임이 3분의 2를 못 넘어서 부결된 것이기 때문에 등기이사 자격이 박탈된 겁니다. 그런데 다만, 비등기 이사들이 회사에 보면 있습니다. 예전에 재벌 총수들이 그렇게 한 경우도 있고, 그것을 꼼수로 또다시 경영권을 행사하거나, 어떤 직책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이고요. 형식적으로 그럴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만, 이번 절차는 이례적이고 역사적인 평가이지 않습니까? 이건 사실 대다수 국민도 더 이상 총수 일가가 특정 권익성이 강한 사업에서 전행이나 범행을 일삼고, 국민연금은 우리 국민의 재산이잖아요? 여기다 투자한 재산까지 훼손해 가면서, 그 총수 일가의 전행을 봐줘서는 안 된다는 압도적인 국민 여론이 이번 주주총회에도 반영이 된 것이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우회적으로 꼼수로 경영권을 행사하거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국민들이나 주주들, 직원들이나 소비자자들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양 : 네, 그런 의미가 있군요. 제가 또 궁금해지는 것이 대한항공 측은 사내이사직, 대표이사직 잃은 것뿐이고, 사실상 경영권을 박탈당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공식입장을 내놨습니다. 경영권 상실이 아니라는 것인데, 또 일부 언론은 사실상 경영권이 박탈된 것이다 이렇게 보도하고 있고요, 이것은 어떻게 된 겁니까? 이것도 한 번 정리해주세요.

안 : 이것도 한번 말씀드리면요. 본인이 회장으로서 경영을 오히려 잘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나는 이사직을 등기상으로 연임하겠다 이렇게 하고 나왔잖아요. 근데 국민연금이라고 하는 2대 주주, 많은 소유주들까지 다 반대를 해서 부결이 나온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신임을 당한거잖아요. 근데 경영권이 박탈당한 것이 아니면, 나는 이사직에서는 쫓겨났지만 비등기이사를 하겠다고 우기겠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거든요.

양 : 네 그렇죠. 계속 그렇게 유지하겠다는 의미네요.

안 : 중도적인 입장에서 봐도 조금 민망하고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리고 대한항공이 그냥 기업이 아니잖아요. 우리 국민들이 조그만 민간기업까지 관심을 가지고 간섭을 하시겠어요? 우리 국민들의 국민연금이, 노후 자산을 늘리는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투자가 돼 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행기 회사로 그동안 벌어진 밀수파동, 검역파동, 땅콩회항파동, 갑질파동 등 온갖 비리와 구설수로...

양 : 네 그렇죠. 땅콩회항으로 시작을 했죠.

안 : 정말 말할 수도 없이 많이, 창피한 것들이 뉴스로 나가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국민연금은 우리를 통해 간접투자를 했는데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거기다 배당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습니다. 너무 창피한데다가 반사회적인 일까지 저지른 데다, 우리 노후 자산에까지 손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등기이사로 경영을 행사하겠다? 이게 바로 그동안 우리 재벌 총수들이 보여준 오만함과 전행의 또 다른 표시인 것이죠.  더 한심한 모습을 보여줬다... 겸허하게 주주들과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줬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양 : 그러니까 소장님, 그 수많은 비난을 감수하고서도 내가 굳이 경영권을 유지하겠다 하면 할 수는 있는 거네요?

안 : 그렇죠. 왜냐하면 아들이 조원태 이사의 임기가 남아있고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아들을 통해서 수렴청정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본인이 대한항공은 내 것이다, 라고 우기면서... 사실 수없이 많은 주주와 노동자, 소비자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 그동안 또 정부에서 많이 도와잖아요? 대한항공을. 그런 피압감이 다 섞여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특정 기업이 주식회사로 전환해 상장까지 하면요, 어느 나라에서나 총수 일가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오너로서 처음에 보전하고 키운 것에 대한 평가나 보상은 해줘야죠 당연히. 예를 들면, 전임 회장 시절부터 키워온 것을 우리 국민들은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런 명예나 존경까지 박탈하자는 것은 아니거든요. 다만, 최근에 갈수록 보여줬던 한심한 모습이나 우리 국민들이 혀를 찰 수밖에 없던 그런 모습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죠. 그리고 어쨌든 아들이 남아 있잖아요. 아드님이 불행한 과거를 답습하지 않고 잘하면, 다음 주총에서 아들을 부결시키자는 그런 여론이 또 확 줄어들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건설적인 방식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주나 국민들하고 대결을 하고 그들을 우롱하려고 하지 마시고, 그런 조언을 대한항공 측에 감히 해드리고 싶습니다.

양 : 총수 일가가, 이런 건설적인 대안을 좀 따라줘야 하는데 그쵸?

안 : 예 맞습니다.

양 : 그나저나 우리 소장님, 지난 몇 년 동안 저랑 참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여전하시네요.

안 : 예. 저는 사실 아까 기자분께서 리포트 할 때도, 자본시장의 촛불혁명이다 이런 평가가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저는 뭐 꼭 그런 정치적인 시민혁명하고 결부시키지 않아도, 이제는 우리 사회가 좀 더 투명해지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우리 국민의 모든 열망이 반영된 게 확실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예전에는 국민연금이 반대도 안했어요. 아무리 나쁜 짓을 하고 주가가 떨어뜨려도. 그런데 이번엔 반대에 나섰죠. 국민들이 국민연금도 이제 제발 노후재산 제대로 지켜라 하고 촉구하니까 우리 한번 해보자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오너 일가가 제멋대로 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주주가 아닌 국민들도 댓글 보면 어디든 거의 99.9%가 응원하는 댓글입니다. 사실 이런 기사가 많지 않거든요. 그 정도로 마음들이 모아졌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지금 연금사회주의를 한다는 비판한다고 전경련이나 총수 일가가...

양 : 무슨 비판을 해요?

안 : 연금사회주의다.

양 : 아, 연금사회주의다. 연금을 경영권을 박탈하는 데 악용하고 이용한다는 주장들인거죠?

안 : 예,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이 이것은 연금사회주의가 아니라, 연금자본주의입니다. 국민연금이 엄청나게 많은 투자를 해서 그 기업들이 굉장히 많은 자본을 확보해가지고 그렇게 성장한 면이 있는 겁니다. 다만, 그렇게 투자를 많이 했는데, 배당도 제대로 안 해주고, 오히려 주가를 떨어뜨리고... 그래서 내 주식 가치를 더 높여 달라, 이것처럼 주주자본주의가 어디있습니까?

양 : 네, 근데 소장님, 저도 조금 여쭤볼게요. 이거 중요한 거예요. 지금 말씀하신대로 이렇게 자꾸 하면 재계들이 바짝 긴장하게 되고, 이런 선례가 계속 반복되면, 한편에서는 어떻게 보면 재벌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우려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대목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안 : 그런 지적도 일견 일리는 있지만 우리 대기업들이 국민들이 보기에도, 주주들이 보기에도, 노동자들이 보기에도, 언론에서 보기에도, 기업의 가치를 주주의 가치를 잘 보존하고 키우면서 사회에 기여도 하고 이렇게 하면 되는거거든요. 그런데 총수 일가가 계속해서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르고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고 불법 비리를 저지르고 이렇게 해서 평판이 떨어진다는 말이죠. 이래가지고 지적을 받고 이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국민연금이 그동안 국민들이 그렇게 이야기했는데도 이제야 마지못해서 한 면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아니거든요. 마지막까지 고심했잖아요. 재벌, 대기업 길들이기가 아니라 해도 해도 너무하니까...

양 : 네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선택지로...

안 : 네. 대기업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합리적인 경영을 하면, 우리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주지 국민연금을 통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실 국민들은 아무도 안 계실 거예요. 시민단체들만 해도 소액주주 운동이니 힘들어요. 피곤하고, 할 이유도 없습니다. 멀쩡하게 잘 굴러가는 대기업을 뭐하러 합니까. 그리고 가봐야 오히려 배척당하고 국민들에게 혼만 납니다. 근데 이번에 국민들께서 이렇게 응원을 해주신 건, 국민들도 다 생각을 해오셨다는 거잖아요. 그게 지금 시장에서 대한항공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총수 일가, 조양호 회장 부결되자마자 그때부터 주가가 뛰었잖아요. 그 분들이 전횡을 일삼는 행태가 오히려 주가를 떨어뜨리는 위험 요소라고 본 것인데, 그것이 제거됐다고 생각하니까 주가가 올라가는 거예요. 재벌 총수들께서 이상하게 볼 일이 아니라 잘못하면 이렇게 될 수 있으니 안 그러는 계기로 삼으면 되잖아요.

양 : 알겠습니다. 소장님, 오늘은 여기까지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요. 소장님, 근데 참여연대는 언제 나오신 건가요?

안 : 작년 4월에 나오면서, 민생경제연구소라고 우리 국민들의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열심히 발로 뛰고 있습니다.

양 : 네, 여전히 좋은 일 하시네요. 자주 모시겠습니다. 소장님,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과 얘기 나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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