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안예비군훈련장에서 스마트 훈련을 위해 예비군들에게 지급하는 '웨어러블 장비'.

 

국방부가 '스마트 훈련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스마트 워치' 형태의 웨어러블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충북에서도 육군 37사단 청안예비군훈련장이 선정돼 스마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 훈련장에선 기계 오류가 빈번히 나타나는가 하면, 장비 활용도가 매우 떨어져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연현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오늘(18일) 오전 9시 괴산 청안통합예비군훈련장에 입소한 수백명의 예비군들의 손목엔 '스마트 워치'형태의 웨어러블 장비가 채워져 있습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예비군의 훈련 입소부터 퇴소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장비입니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과학화 예비군훈련장 구축 계획'에 따라 청안예비군훈련장은 올해부터 웨어러블 장비를 보급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장에 마련된 디지털 정보 표시기에 웨어러블 장비를 갖다 대면 훈련을 예약하거나 성적 확인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스마트 훈련'을 위한 장비가 오히려 예비군들의 혼란만 가중시켜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훈련을 받던 일부 예비군들의 웨어러블 장비가 작동된지 4시간여 만에 방전되거나 기계 오류로 훈련과목 예약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교관과 조교들이 올해 첫 도입된 장비에 대한 숙지가 미비해 발생한 문제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이날 군 관계자들은 웨어러블 장비의 예약기능을 활용하지 않고 교장 현장 대기순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또 웨어러블 장비에 설정된 시간이 제각각인 탓에 훈련이수 시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스런 상황에서도 결국 원인을 찾진 못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예비군들 사이에선 웨어러블 장비의 활용도가 극히 떨어져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청안예비군훈련장에 보급된 웨어러블 장비는 600여 대, 시중에 판매되는 최저가로만 따져도 1억 2천만원이 넘기 때문입니다.

장비의 활용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데 반해 예비군들에겐 '분실시 20만원'이라는 손해배상 부담만 쥐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청주에 거주하는 예비군 5년차 김모 씨는 "분대장 역을 맡은 예비군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웨어러블 장비는 단순 식사 신청 확인에 그친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예비군 4년차 박모 씨도 "장비를 처음 봤을 땐 신기했지만 장비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아 많이 실망스러웠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청안예비군훈련장을 관리·감독하는 육군 37보병사단 관계자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적극 조치할 방침"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스마트 훈련을 위해 보급된 군의 '웨어러블 장비'.

청안예비군훈련장에서 발생하는 작동 오류와 활용성 부족에 대해 상급부대 육군 37사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BBS뉴스 연현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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