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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신용불량자 63만명, 빚 '굴레' 벗었다"...도덕적 해이 논란 VS 사회적 배려
유상석 기자 | 승인 2019.03.12 16:01

 

적은 액수의 빚을 오랫동안 갚지 못해서 악성채무자, 신용불량자가 된 분들.

금융당국이 이런 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했는데, 어제로 이 사업이 마무리됐습니다.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경제산업부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상석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이 사업이 어떤 사업인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지원을 받았는지 소개해주시죠.

 

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7년 11월 시작된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사업이 어제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장기소액연체자'라는 건, 그러니까 어떤 이유로든 빚이 있는데, 그 빚의 액수가 천만원 이하인 경우, 그런데 그 빚을 10년 넘게 갚지 못하는 분들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경제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황에서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인데, 그러다보니 악성채무자라거나 신용불량자... 이런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 이런 분들에 대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지원에 나섰던 겁니다.

인서트1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말입니다.
[오랫동안 추심의 고통을 피해 움츠려들고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도 갖지 못하고 불편하게 사셨던 한 분 한 분을, 재기 기회를 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사업으로 지원을 받은 사람의 수는 모두 62만 7천명입니다. 이 중에서 58만 6천명은 따로 지원하지 않아도 정부가 '알아서'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심사해서 빚을 탕감해 준 그런 분들이고요. 나머지 4만 천 명은 본인이 직접 "제 빚 좀 탕감해주세요"라고 신청한 분들 가운데 당국이 판단해서 실제로 채무를 면제해준 분들입니다. 

참고로 이번에 빚 탕감을 신청한 장기소액연체자는 모두 11만 7천명이었습니다.

 

금융당국이 이런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네. 이번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사업은, 현재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서 추진한 사업입니다.

김용범 부위원장이 사석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신용불량자 대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게 옛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이었다"고 말이죠. 

실무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업무를 진행하려다 보니, 경제능력을 완전히 상실해서 신용불량자가 되고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 하나 못 만드는 이런 분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점을 고민하게 됐고, 관련 정책을 그 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그 당시만 해도 제대로 된 통계 조차 없었다는 겁니다. 김 부위원장이 자신의 SNS나 언론에 쓴 글에서 당시의 심경을 엿볼 수 있는데요. "장기연체자 정책을 준비하려고 보니 통계가 없다는 사실에 탄식했다. 그리고 연체채권을 사고파는 시장을 보면서 부끄러웠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실무 과장 차원에서 준비했던 사업은 십 수년이 지나서 성과가 나타나게 된 겁니다.

 

원래 있던 채무를 '없던 걸로 해 주는' 사업이라는 건데, 도덕적 해이 논란은 없었나요?

 

사실 그렇습니다. 금융당국자가 부채 관련 정책을 다룰 때 가장 큰 고민은 이른바 '모럴 해저드', 도덕적 해이 논란입니다.

채무자들의 빚을 정부가 갚아준다거나, 아니면 없던 일로 해 준다거나... 어느 쪽이든 이런 조치를 취하면, 취지가 어찌됐든 "빚을 갚을 필요가 없구나" 하는 잘못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김용범 부위원장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서트2 -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그러나 실제 접수결과, 신청자 대부분은 몸이 아프거나, 경제활동 기회의 상실과 장기간의 도피생활로 생계비를 제외하면 여유소득이 거의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결국 "갚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제도의 취지가 좋더라도, 자칫 금융회사들만의 희생을 요구하는 결과를 유발하면 안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말하자면, 빚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면, 결과적으로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만 희생하게 된다는 얘기인데요.

인서트3 -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장기연체자에 대한 채권소각의 행위는 일방적으로 금융사의 '팔 비틀기'로 상각한다면 잘못된 선례를 남겨준다고 봅니다. 이제는 정부 재원을 통해서 하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원 신청을 했지만 탈락했다거나, 미처 신청을 못한 분들도 있을 텐데, 추가적인 지원책도 있나요?

 

네.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빚 탕감을 신청한 11만 7천명 가운데 현재는 4만 천 명에 대해서만 지원이 이루어진 상황인데요. 우선 나머지 7만 6천명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서 결과를 내야겠죠. 이 심사 작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원을 신청하고 심사를 받았지만 탈락한, 그러니까 지원을 받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정부가 개인파산을 무료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 트랙' 제도를 운영하게 됩니다.

그리고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제도를 아직 신청하지 못한 채무자도 계실텐데요. 이런 분들을 상대로 정부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취약차주 특별감면제도'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취약차주 특별감면제도는 채무원금의 70%에서 90%를 일괄적으로 감면해주고, 조정된 채무를 3년 이상 성실상환 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해주는 방식인데요. 오는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니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뉴스에 귀를 기울여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유상석 기자였습니다.

유상석 기자  listen_well@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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