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까지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 '명상 그 삶의 여유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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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어온 신진 서예작가가 서예와 명상을 접목한 전시회를 사찰 박물관에서 열었습니다.

서예로는 드물게 작품 내부에 조명을 설치하는 등, 색다른 기법으로 일상 속 작은 여유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진호 기자입니다.

 

호방한 붓 길을 따라가다보면 시간이 멈춘 듯 합니다.

안에서부터 뻗어 나오는 빛에 어느듯 잡념도 사라집니다.

“배가 가니 언덕이 따라 움직이네”

고려 후기 문인 이규보의 ‘사평강에 배를 띄우고’를 쓴 서예작품이 LED 조명과 어우러졌습니다.

이민형 작가는 꼬박 1년을 준비한 이 작품으로 내면의 자성이 깨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이민형 작가/ 진부서당 훈장]

“안으로부터 나오는 빛으로 감상을 하는 서예작품을 제작했어요. 제작은 대략 1년 정도 걸렸고요. 안으로부터 나오는 빛 자체를 내면의 자성이라고 생각하고 비춰지는 문자들을 하나의 화두라고 생각했을 때 빛과 화두가 만나 우리 참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다.”

이민형 작가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절에 다녔습니다.

직지사 조실 관응 스님을 시봉했던 어머니는 몸이 약한 아들에게 서예를 권했고, 경전에 능통한 준수스님과 인연을 맺어주며 한문 공부를 이어나가게 했습니다.

월정사와 상원사 단기출가프로그램에서 한문을 가르쳤고 지금은 마포에서 서당을 운영하는 이민형 작가에게, 사찰은 서예와 뗄 수 없는 더욱 특별한 곳입니다.

[이민형 작가/ 진부서당 훈장]

“개인적으로는 불자들이 서예를 함으로써 특히 서예공간이 사찰이기를 원해요. 주말이라든지 휴일이라든지 수시로 평일에도 붓글씨를 쓰고 함께 공부하고 부처님 말씀을 붓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을 장식한 전시회는 신행활동을 하다 부부의 인연을 맺은 회원 등으로 구성된 ‘불일청년회 오랜 벗들’의 후원과 법련사의 지원 속에 열렸습니다.

[안복희/ 불일청년회 오랜벗들 회원]

“모두 법련사에서 만나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때 저희 청년회 다닐 때 지도법사 스님이 작가님의 한문 선생님이었어요. 그 인연으로 지도법사 스님이 하시는 절에서 작가님을 만나는데 작품이 너무 따뜻하고...”

대전대 서예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 미술학을 공부한 이민형 작가는 국전 특선 등 다채로운 수상 경력도 갖췄습니다.

명상 서예를 화두로 든 신진작가의 도전이 분주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참나를 돌아보라고 소리 없이 외치고 있습니다.

BBS NEWS 홍진호입니다.

(영상취재=최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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