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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당시 불교계의 저항운동은 민족주의적 호국불교인 동시에 세계의 평화공존과 생명존중을 지향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습니다.

불교사회연구소가 마련한 세미나에서 학자들은 이 같은 견해와 함께 3.1운동의 주역임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학인 스님들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류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100년 전 3.1운동은 종교인들이 이끌었습니다.

민족대표 33인은 개신교인이 16명, 천도교인이 15명, 스님이 2명으로 모두 종교인입니다.

그동안 불교는 민족대표 비율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역할이 과소평가돼왔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역사적 조명의 결과물이 쌓이면서 불교계의 역할과 비중은 다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민족대표 용성 스님과 만해 스님이 차지한 비중뿐 아니라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 학인 스님들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불교사회연구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불교계 항일운동의 모습과 가치를 보다 정밀하게 조명하는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인서트 1 금곡 스님 / 조계종 총무부장] (총무원장 원행 스님 치사 대독) : "한국불교는 조국과 민족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동체대비의 정신으로 우리 산하와 국가 공동체를 수호하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뭇 생명의 평화와 안락을 위한 찬연한 정진이었습니다."

[인서트 2 원철 스님 /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장] : "우리의 불교 역사는 호국애민의 정신이 면면히 이어진 역사입니다. 나라와 겨레에 시련이 닥칠 때마다 불교는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생명 존중과 공동체 수호를 위해 진력해 왔습니다."

세미나에서는 3.1운동 당시 불교계는 독립 쟁취란 이념적 가치를 뛰어넘어 세계의 공전 평화와 생명존중을 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만해 스님의 '조선독립의 서'와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12명의 스님이 대표자로 참여한 '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문건은 공통적으로 독립선언의 정당한 이유를 밝히면서 세계 평화 추구의 정신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인서트 3 김순석 /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 "이러한 문건들 속에는 일본에 무장으로 투쟁하는 것을 넘어서 부처님의 진정한 법인 자비와 평등을 주장하는, 그래서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모습들이 녹아있었다"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불교계 항일 운동에 대한 발굴과 조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집중적으로 나왔습니다.

문경 김룡사 지방학림 스님들이 일으킨 만세운동과 같은 역사의 뒤편에 묻혀있던 학생 운동에 대한 연구가 그 사례로 제시됐습니다.

김룡사 만세운동은 비록 실행단계에서 중단됐지만 당시 젊은 스님들의 의식이 얼마나 깨어있었는지, 독립운동에 대한 사명감이 얼마나 투철했는지가 잘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인서트 4 한상길 /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 "3.1운동에 참여했다가 독립선언서를 여러 장을 몰래 지니고 김룡사에 내려가서 지방학림 학생들에게 전해줍니다. 독립선언서를 몰래 나눠 본 지방학림 학생들이 4월 13일에 거사 계획을 수립하고..."

[스탠딩]

지난 100년 불교계 독립운동가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왔던 만큼 그들을 발굴과 조명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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