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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 스님이 3.1운동 후 조국의 독립을 갈망하며 옥중에서 친필로 쓴 '조선 독립의 서'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공주 마곡사에서 출가자의 길을 걸었던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글씨도 최초로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영석 기자가 전합니다.

 

1919년 7월 1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일본인 검사는 만해 한용운 스님에게 서울에는 왜 왔고, 민족 대표 33인 중 한 명인 최린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등을 캐묻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해 스님이 빼곡히 적은 글은 무려 34페이지 분량.

조국의 독립을 향한 기개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글은 '조선 독립의 서'란 제목의 선언문으로 그해 11월 4일자 독립신문에도 실립니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100주년 3.1절에 맞춰 개막하는 특별 전시회를 앞두고 이 선언문의 만해 스님 친필 초고본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동국 수석큐레이터/예술의전당: 만해 스님이 100년 만에 우리에게 다시 나타나서 우리 시대가 어떻게 가야될지에 대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이 이번 친필 공개의 가장 큰 의미입니다.]

'조선 독립의 서'와 함께 100년 만에 세상에 나온 '3·1 독립운동 민족대표들의 옥중 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백용성 스님을 비롯해 길선주, 최남선 등으로부터 그들이 옥중에서 느낀 심정을 만해 스님이 직접 받아 적었습니다.

[이동국 수석큐레이터/예술의전당: 사실 만해 스님은 철창 안에 있어도 자유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것이 하나의 수행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전시회에서는 공주 마곡사에서 출가자의 길을 걸었던 백범 김구 선생이 1948년 8월 15일 경교장에서 쓴 친필 유묵 '한운야학'도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한가로운 구름 속 들판 위의 학'이라는 뜻으로, 남북 통일정부 수립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백범이 쓸쓸함과 외로움을 표현한 문구로 평가됩니다.

[채홍기 부장/예술의전당 서예부: 한가로운 구름처럼 떠다니는 이야기가 돼버렸구나 이런 심정에 빠지시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만해 스님을 비롯한 독립 운동가들의 기개와 나라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자화상-나를 보다' 특별전은 3월 1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립니다.

BBS NEWS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남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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