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 불교계 소식

● 출 연 : 이병철 기자

● 진 행 : 이선화 앵커

● 2019년 1월 30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한 주간 제주지역 불교계 소식

[앵커] 어느덧 우리의 최대 명절인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절집, 설날은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절집에서 수행자들이 맞이하는 설날은 어떤 느낌일까요.

네, 오늘은 한 주간 불교계의 소식을 전해주는 이병철 기자가 옆에 나와 있습니다. 그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음력에 생활이 맞춰진 사찰에서는 설날이 곧 새해입니다. 사찰에서는 설날에 ‘통알’ 의식을 봉행합니다.

통알은 ‘두루두루 인사 드린다’는 뜻을 담은 불교식 세배라고 보시면 됩니다. 민간서 새해 웃어른에 세배를 하듯 스님들도 통알의식을 통해 불보살과 호법신중 뿐 아니라 대중이 서로에게 인사를 올리며 새해를 맞습니다.

새해를 맞아 재가불자들이 주로 집에서 설을 쇠고, 인연 있는 스님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하러 가는데요.

그런데 관음사 같은 경우에는 설 다음날에 신도님들이 몰리기 때문에 종무소 등을 통해 미리 연락해, 미리 약속을 해 두는 것도 예의이자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 될 겁니다.

그래서 제주시 한라수목원 인근 선림사의 경우 이 같은 번잡함을 피하고자 설날 당일이죠. 2월 5일 이른 새벽 5시에 신도들이 대웅전에 다 모입니다.

그래서 합동으로 설 세배를 하는 거지요.

[이선화] 설 세배를 가면 스님들이 꼭 세뱃돈을 주시더라고요.

대부분 재가불자들이 스님께 새해인사를 하고 받는 세뱃돈 봉투에는 세뱃돈 외에도 다른 것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액의 세뱃돈과 함께 다라니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것은 불자들의 한해 무탈함을 기원하는 스님들의 정성이 깃들어져 있는 겁니다.

신도들은 이를 부적과 같이 여기며, 지갑에 넣어 다니는데요. 다라니 등은 부처님의 가피로 재앙을 막고 몸과 마음의 평안을 축원하는 스님들의 마음이 투영돼 있습니다.

[이선화] 올해는 설, 전날이 입춘이더라고요. 절집에서의 입춘은 어떤가요?

[이병철] 말 그대로, 입춘이란 봄으로 가는 길목에 접어든 것을 말합니다.

입춘에는 절집마다 입춘대길의 입춘첩을 돌리는 일 외에도 삼재풀이의 기도문화가 있는데요.

재앙을 없애고 경제적 부와 건강, 평화를 기원하는 것이 입춘에 하는 삼재풀이입니다.

불교에서는 세 가지 재앙(삼재)을 ‘불’ ‘물’ ‘바람’이라고 합니다.

좀 더 불교적으로 설명하면 불은 탐욕을 뜻하고, 물은 분노, 바람은 어리석음입니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만 없애면 당연히 내 안에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겠죠.

[이선화] 관음사가 회주 추대법회를 봉행한다면서요.

네, 제주 김녕 백련사 회주 우경 스님이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 회주로 추대됩니다.

관음사는 오는 31일 오후5시30분 제주칼호텔에서 추대법회를 봉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교구 본사에서 큰 스님을 모시는 소임을 간단하게 설명을 해야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요.

회주(會主)는 ‘법회를 주관하는 법사’라는 뜻인데요. 방장이나 조실을 모시지 않는 사찰에서 어른 스님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음사는 제주도내 조계종을 대표하는 교구 본사이기 때문에 그 위에 조실 만백 종호 스님이 계신지만 우경 스님을 회주로 모시게 된 겁니다.

사찰에서 주지 스님이 행정 책임자라면, 조실, 회주는 정신적인 최고 지도자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경 스님

[이선화] 관음사가 회주로 추대되는 우경 스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이병철] 우경 스님은 올해로 세수 77세인데요. 고암 스님은 은사로 출가했으며, 1955년 고암 스님을 계사로 관음사에서 사미와 보살계를 수지했고, 1965년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조계종 종사법계를 품수 받았습니다.

스님은 1962년 해인사승가대학을 졸업했고, 1976년부터 김녕 백련사 주지 소임을 맡아 사찰 발전과 지역 불교 홍포에 헌신해 오며, 제주불교의 산증인으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제가 불교계에 17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면서도 백련사는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아 스님을 만나 뵐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향이 김녕이고,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60평생을 우경 스님과 함께해 온 윤두호 전 교육위원님에게 우경 스님이 어떤 분인지 여쭤봤습니다.

윤 의원의 말에 따르면 평생 옆에서 지켜 봐 오면서 스님은 계율을 청정히 지키는 비구 스님이라고 합니다.

일체 육식을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수행자의 표상이라는 겁니다. 청빈한 계율을 지키는 스님의 계행은 대한민국 어느 스님 못지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는 조계종 종정을 역임하셨고 스님의 은사이신 고암 스님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신도들의 고민이나, 문제가 있으면 늘 보듬어 왔던 다정다감한 스님입니다. 그리고 2시간이나 세시간이가 기도를 하더라도 흐트러짐이 없을 정도로 그 열정이나 그 집념이 대단한 분으로 기억했습니다.

이에 반해 독불장군 같은 면도 없지 않다고 말씀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모습은 열과 성을 다해 완벽하게 하려는 스님의 성품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에 제등행렬을 할 때면 혹여나 오와 열이 흐트러지면 호루라기를 불며 열불을 냈던 스님이라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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