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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문화연대 정용철 집행위원장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심석희 선수 폭행 파문이 체육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문화연대 정용철 집행위원장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정 : 네, 안녕하세요.

양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쇼트트랙 선수인데, 심석희 선수 정도면, 이런 선수가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할 수 있을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사실 듣고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정 : 네. 사실 올림픽이나 이런 데에서 메달을 딴 심석희 같은 선수가 이런 성폭행에 연루될 거라고는... 전례가 드물고요. 더욱이 최고 선수들은 과거에도 감독이나 코치진도 어렵게 다루는 이런 부분들이 있어서 더욱더...

양 : 그렇죠, 스포츠 스타니까, 오히려 더 그랬는데...

정 : 네네. 그래서 이번 케이스는 아마 더 충격도 크고, 또 심석희 선수는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선수가, 톱클래스 선수가 이런 대접을 받았고 이런 폭행을, 범죄를 당했다는 거에 국민적 분노가 번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양 : 네. 특수관계였기때문에 가능했던 것인가요? 조 전 코치와?

정 : 네, 그런 면이 없지 않고요. 왜냐하면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를 6살 때부터 가르쳐오면서 거의 14년간 키워 왔고, 이 선수를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국가대표에 오는 동안 계속 이 선수를 지도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처음엔 폭행보도가 나왔을 때 14년 은사의 문제, 이렇게 되어서, 은사라는 게 좀 고마운 스승이잖아요? 여태까지 그런 고마운 수식어가 붙었는데, 지금은 성폭행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관계 자체가 굉장히 왜곡되고 건강하지 못한 관계라는 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양 : 네. 이 조재범 코치도 그렇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던데요, 40이 안 됐잖아요?

정 : 서른일곱 살이죠.

양 : 네, 이제 서른 일곱 살인데, 심석희 선수가 6살 때부터 14년 동안 지도해왔다... 굉장히 이른 나이부터 지도해 왔군요. 그렇군요. 피해자들이 추가로 더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국민들이 가장 화가 많이 나신 대목이 대한체육회에서는 왜, 이런 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거든요. 계속 반복돼 왔는데 이걸 왜 수수방관 했느냐, 또 대한체육회에 연간 4천 억원이나 주고 있는 문체부는 뭐했냐, 이런 대목들이에요.

정 : 네. 그 부분이 사실 굉장히 뼈아픈 부분이고요. 체육계의 성폭력이나 폭력 부분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굉장히 여러 차례 거쳐서 문제가 돼 왔고, 미투 운동 일어나기 이미 10년 전부터 계속 문제제기가 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금 다른 분야에 비해 대단히 뒤처지고 있고, 만약 10년 전부터만이라도 제대로 관리가 되었다면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졌겠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양 : 네. 대한체육회나 문체부나 그렇게 하지 않고서도 지금까지 이렇게 잘 버텨올 수 있었던 이유는 뭡니까?

정 :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하지 않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하는 것처럼 시늉을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돈을 줘서, 용역을 써서 조사를 한다든지, 이런 프로그램들을 돌리고, 교육을 돌리고 이런 것들은 계속해 왔거든요. 그러나 그렇게 하는 주체들의 리더십이나 지도부가 이런 성폭행 등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 인지 수준이 낮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그냥 해야 되니까 하는 걸로 계속 인지해 왔던 것 같고요. 실제로 이 사건이 벌어졌을 때 수습하는 과정을 보면, 선수들이 아무리 말해도 안될 거라는 것을 느낄 정도로, 마치 어떤 학습된 무기력증에 걸릴 정도로, 다른 데에 비해서 훨씬 더 폐쇄적이고 은폐된 그런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 : 네. 참 우리가 올림픽 금메달이나 성적에 너무 함몰되다 보니까, 이런 건 그냥 무조건 참고 넘어가라, 이런 목소리들이 강했던 것 같아요. 사실 국민들이 금메달을 바랬던 것도 사실인 것 같고요.

정 : 그런 점에서 국민 여러분들이, 분노도 좋지만 사실 분노 안에서도 좀 더 차분하게 반성해야 될 부분들이, 금메달을 따면 모든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과만 보고 모든 걸 용서하는 관행들이, 어쩌면 이런 사건들을 키우는 불씨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우리 어른들은 반성해야합니다.

양 : 네 맞아요. 끼리끼리 다 해먹는 파벌도 그렇게 해서 생긴 것 같고. 또 그렇게 해서 계속 넘어간 것 같고. 그런데 이번만큼은 제대로 진단해서 제대로 된 처벌을 내려야 된다, 제대로 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엔 잘 될까요? 어떻게 보세요?

정 : 이번만큼은 잘 돼야죠. 사실 이 사안을 접하고 나서 마지막 기적 같은 기회라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심석희 같은 선수가 이런 상황에 처해서 이런 걸 국민 앞에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경우가 다시는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국민적인 동력을 기반으로 해서 이번 기회에 스포츠계의 성폭력을 뿌리 뽑을 수 있을 때까지 가야합니다. 만약에 이번에도 일회성으로 그치고 실패한다면 아마 향후 5년~10년 동안 똑같은 일을 겪게 될 것이고, 이게 더 이상 뿌리 뽑힐 걸 기대하기는 아마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양 : 네, 위원장님. 다시 이렇게 여쭤볼께요. 위원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이번에 대책으로, 구체적으로 이것만큼은 꼭 돼야겠다, 이런 개선책들이 있으면 좀 말씀해주세요.

정 : 제가 엊그제 문체부 차관이 말씀해주신 대책 방안들, 그리고 어제 대한체육회 회장이 사과문 발표한 걸 보면서 얘기한 것들, 사실 미진하고 안일하고 식상한 그런 대책들입니다. 그런데 그게 예전부터 있었고,

양 :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정 : 그렇죠.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요. 그렇게 얘기한 대책들을 여하튼 어떻게든 관철시키고 실천하느냐가 가장 중요하고요. 제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많은 분들이 지켜볼 겁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진짜 필요한 것들은 이런 큰 사건에 있어서 지금 조재범 전 코치 하나 감옥 보내고 오래 형 살게 하는 게 목표가 아니고, 이전부터 쌓여 왔던 체육계 성폭력을 둘러싼 구체적인 적폐들을 이번에 제대로 걷어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걸 책임지고 있는 관계부처의 수장이나 대한체육회 회장이라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제 금메달은 필요없습니다. 그저 우리 아이들부터 지옥에서 구해내야겠습니다. 그게 우리 어른들의 할 일 입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정 : 네. 감사합니다.

양 : 문화연대 정용철 집행위원장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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