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늘 오전 사법부 수장 출신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습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오늘 오전 9시 30분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청와대의 요청으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판결을 늦췄다는 의혹과 옛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검찰은 또 사법부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등도 추궁할 방침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오전 9시쯤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자신의 입장과 밝힐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 본부는 양 전 원장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면서 기자회견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고 중앙지검 주변에서 보수와 진보단체들의 시위도 예고돼있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됩니다.

대법원은 오늘 아침부터 정문 출입을 통제하고 서울중앙지검 주변에도 경찰 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취재진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중앙지검 청사 출입이 엄격히 통제됩니다.

양승태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15층에 마련된 조사실에서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게 되며 변호인을 통해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기억나는 대로 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