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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깨끗하고 머리가 좋고 정량만 먹는 동물...인간이 만들어낸 돼지에 대한 오해 불식돼야"
양창욱 | 승인 2019.01.10 22:39

*출연 :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 관장

*앵커 : 양창욱 정치부장

*프로그램 : BBS 뉴스파노라마 [인터뷰, 오늘]

양 :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기해년 황금돼지해라고 불립니다. 예부터 돼지는 재물과 복을 상징하는, 길한 동물로 여겨졌는데요, 이런 해에 대한 이야기,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 관장님만큼 잘 아는 분이 없습니다. 관장님, 나와계시죠?

천 : 네. 안녕하세요 천진기입니다.

양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천 : 새해 복 많이 지으셨고 나누셨으니 새해에는 틀림없이 만복을 받으시고 누리실 것입니다.

양 : 관장님, 방금 말씀하신 복을 짓는다는 것하고 받는다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죠?

천 : 요새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고 복 짓지도 않고 받기만 하라고 하는데, 저는 짓는다는, 내 스스로 복을 지음으로서 상대방이 그것을 받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복을 짓지 않고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양 : 그렇죠. 그러네요.

천 : 내가 스스로 좋은 일과 좋은 마음으로 복을 짓고 그것을 상대방한테 드림으로써 서로에게 만복이 서로 누려지는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양 : 그렇군요. 사람이 태어난 해를 십이지신, 열 두 동물로 상징하는데요, 그 가운데 기해년, 올해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천 :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모두 열두 띠 동물이 있는데요 그 가운데 돼지는 십이지 가운데 가장 막내, 열두 번째 동물입니다. 원래 10단위로 갑을병정... 십간과 십이지가 결합돼서 기해년인데, 육십갑자 가운데 돼지 띠 해가 5번 돌아옵니다. 그 가운데에서 을해 정해 기해 이렇게 있는데 올해는 기해년에 해당되는, 올해 수호동물은 돼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초에 그 해 수호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 띠 동물의 좋은 속성을 한 해의 행운과 덕담으로 풀어가는 그런 풍습이 있지 않습니까? 오늘 이 시간에도 아마 돼지가 올해 수호동물이기 때문에 돼지의 좋은 복과 행운의 상징을 올해 행운으로 풀어가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 : 네. 그런데 특별히 황금돼지해라고 지칭하는 이유는 뭡니까? 황금이 붙은 이유는 뭐죠?

천 : 하하 네. 우리가 이제 오방색이 있습니다. 청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이 있는데

양 : 이게 오방떡 할 때, 그 오방인가요??

천 : 네 맞습니다. 육십갑자 가운데 아까 돼지띠가 다섯 번 돌아온다고 했는데, 그것과 오방색을 연계했을 때 올해는 기해의 ‘기’가 황색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황색이 흙 토에 해당하니까, 노란색의 가장 대표적인 게 황금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올해 정초에 여러 가지 기분도 좋고 희망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황색돼지라기보다는, 황금돼지라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양 : 아, 그런 의미가 있군요. 그런데 관장님, 황금돼지해가 60년만이라고 하는데, 2007년인가요? 불과 12년 전에도 황금돼지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나요.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천 : 그 때는 잘못된 건데... 2007년은 정해년이라고 해서 붉은돼지띠입니다.

양 : 아, 그때는 붉은돼지였군요

천 : 네. 올해가 노란색 흙 토에 해당하는 황금돼지해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띠 동물을 색깔별로만 나누어서 좋다 나쁘다고 얘기하는 근거는 없습니다. 단지 2006년이 쌍춘년이고 2007년이 황금돼지띠, 이 때부터 색깔 마케팅이 만들어지면서 내려온 것이지, 거기에 너무 연연하거나 생활에 또는 신앙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근거는 찾아볼 수가 없는 거지요.

양 : 아, 저는 자꾸 연연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군요. 지금 여러분들께서는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님과 함께 기해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고 계십니다. 관장님, 불교와 돼지에 관한 인연도 참 많은 것 같은데 대표적으로 <서유기>에 나오는 저팔계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팔계는 무엇을 상징하나요?

천 : 아, 우리는 <서유기>에는 삼장법사가 손오공, 저팔계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수하를 거느리고 불법을 구하러 가는데요, 대표적으로 궁궐에 지붕에 보면 잡상이라는 게 있습니다.

양 : 무슨 상이요?

천 : 잡상. 궁궐 지붕 끄트머리에 보면 사람 모양의 잡상이 한 열 개씩 있는데요. 거기 첫 번째가 삼장법사고, 두 번째가 손오공, 손행자고 세 번째가 저팔계인데, 돼지를 상징하는 것이죠. 삼장법사를 모시고 법을 찾아 떠날 때 삼장법사의 수호동물로서 돼지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양 : 그렇군요 수호동물로서. 그런가 하면 또, 우리 경주 불국사 극락전 앞에 또 황금돼지조각상이 있습니다. 이건 어떤 상입니까?

천 : 12년 전인가요? 얼마 전 황금돼지띠 타령이 나왔을 때, 경주 불국사 극락전 현판 바로 뒤에 돼지가 목조각 돼 있습니다. 보통 불가에서는 봉황이라든지, 용이라든지 사자라든지 이런 동물이 불법의 신으로 나타나는데, 극락전 바로 뒤에 황금돼지가 새겨져 있습니다.

양 : 그 돼지가 왜 새겨져 있을까요?

천 : 글쎄요. 불국사는 신라시대 후기에 만들어졌으니까 왜 새겨졌을까, 그 때 용도 아니고 사자도 아니고 봉황도 아닌... 그게 아마 복의 상징이고 그 다음에 행운의 상징이고, 돼지 자체가 재산의 상징, 이런 것들이 이미 그때 당시에도 의미가 있어서 목수가 황금돼지를 현판 뒤로 숨겨놓지 않았을까. 지금은 그 황금돼지를 만지면, 복이 있다고 해서 경주 불국사에 가시는 분들은 일부러 극락전에 가시더라고요. 올해는 특히, 황금돼지띠이니까 많이들 찾아가실 것 같습니다.

양 : 그러네요. 많이들 찾아가서 만지시겠네요. 그렇군요. 돼지가 재물, 복, 행운을 상징한다고 오늘 여러 차례 말씀해주셨는데, 그래서 돼지꿈을 꾸고 나면 복권을 사야한다, 이렇게 많이들 여기고 계십니다. 언제부터 돼지가 이렇게 재물과 복의 상징으로 여겨졌나요?

천 : 기록이라든지 출토 유물을 보면, 돼지는 오래 전부터 굉장히 중요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재물이었고요, 그 재물이 굉장히 중요한 신화적 신통력을 가져서 수도를 점지해준다든지 왕비를 점지해주는 이런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돼지는 기본적으로 빨리 성장하고 다산합니다. 그러다보니까 돼지라고 하면 부가 상징되고, 돈,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최고이지 않습니까? 재복의 상징이다, 행운의 상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꿈만 꾸면 행운을 잡으러 복권을 사러 가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재미있는 풍습이지 않나 합니다.

양 : 아, 우리나라만 있는 거군요. 그런데 제가 얼핏 생각하면, 돼지 축사도 그렇고 이게 보면 좀 더러워요. 그렇죠?

천 : 그게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습니다.

양 : 아, 저의 오해인가요?

천 : 보통 돼지우리처럼 더럽다고 하는데 돼지는 아주 지능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보다 더 높고요. 잠자는 곳과 대소변 보는 곳을 나눠 쓰는 굉장히 깨끗한 동물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굉장히 공간을 좁게 해서 잠자는 곳과 대소변 보는 곳을 동시에 만들어 놨기 때문에 돼지우리처럼 더럽다고 하는 것이지, 돼지가 참 깨끗하고 실내에서도 기를 수 있는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 : 그렇군요. 인간의 잘못으로 돼지가 더러운 동물로 인식되게 됐군요.

천 : 그리고 돼지처럼 먹는다,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 사람이 빨리 키우려고 음식을 많이 주기때문이지, 돼지는 원래 정량만 먹는다고 합니다.

양 : 그렇군요. 돼지로서는 정량만 먹는... 저희가 돼지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천 : 네, 그 다음에 돼지 멱따는 소리한다고 하는데, 돼지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지능이 높기 때문에 자기 죽음을 아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다른 동물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반항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가 돼지에 갖고 있는 생각들은 돼지에 대한 오해이다... 돼지는 전통적으로 재화와 복을 상징하고 행운을 상징하고, 중요한 신화적 신통력을 통해 좋은 일을 많이 해 온 동물이라고 이해하면 되시겠습니다.

양 : 알겠습니다. 역시 또 관장님의 얘기를 쭉 들으니까 이해가 잘 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관장님.

천 : 네, 행복하십시오.

양 :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 관장님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양창욱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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