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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움 없는 질문들에 원론적인 답변'...'결정적 한 방' 없었던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박준상 기자 | 승인 2019.01.10 18:17

 

오늘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어떻게 보셨습니까?

대통령이 직접 사회를 보며 타운홀 미팅식으로 진행됐죠. 사전에 각본도 없이 무작위로 기자들을 지명해 90분 동안 이어진 것은 참 신선해보였습니다.

그런데 기자들의 사전 공부가 덜 된 것인지, 질문은 많았지만 날카로운 공세는 없었고요, 대통령도 대부분 원론적인 답변 수준에 그쳤습니다.

한마디로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던 거죠.

백악관처럼 대통령과 기자들 간의 거친 공방과 설전을 기대하는 건 아니었지만요, 이런 좋은 기회를 이 정도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보여주지 못하나, 이런 아쉬움은 듭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오늘 기자회견의 대부분을 경제에 할애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입니다만, 국민들에게 경제 얘기를 할 때는 오늘처럼 수치와 다짐만을 폭포수처럼 쏟아낼 것이 아니라, 항상 쉬운 비유와 유머로 설명하고, 이해시켜야합니다.

여하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새해 최대의 과제로 고용문제 해결과 이를 위한 혁신성장을 제시했습니다.

또 지난 연말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답장을 보냈다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기대했습니다.

정치부 박준상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 중 가장 아쉬운 점으로 ‘고용부진’을 꼽았습니다. 악화된 경제지표가 가장 뼈아팠다는 거죠. 하지만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했어요. 

네. 오늘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부분이 바로 ‘경제 분야’였습니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비판을 의식했을 텐데요.

문 대통령은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고용부진’을 꼽았습니다.

중요한 건, 소득을 높여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꾀겠다는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단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인서트1/ 문재인 대통령]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입니다.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할 길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어내겠습니다.”

올해 목표를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란 걸 확실히 체감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겠다면서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잘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질의응답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연내 답방이 이뤄지지 못한 데 양해를 구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답장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실은 처음 공개된 거죠?

 

그렇습니다. 지난해 연말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편으로 친서를 보냈었죠. 연내 서울 답방이 어려워지면서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오늘 기자회견에서 “답장을 했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성의 있게 친서를 보냈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물론 정상 간 메시지인 만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에 대한 언급도 나왔는데요. 연초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미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서울 답방이 좀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건데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담판이 벌어질 텐데, 실현될 경우 의견 접근이 이뤄질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연내 이뤄지지 못한 ‘종전선언’의 경우에도 “시기는 조정됐지만 프로세스는 살아 있다고 본다”면서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를 속도감 있게 하고 평화협정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인데,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배상 문제로 갈등이 깊어진 한일 관계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일본을 향해 “현명하지 않다”고 비판한 건데, 상당히 단호한 태도였어요.

 

그렇습니다. 각 분야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밝히는 자리였지만, 일본 문제가 나오자 문 대통령이 매우 진중하게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우리 대법원이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한다는 판결을 내리고 최근 압류 절차가 진행됐는데요. 일본은 상당히 반발하고 있죠.

문 대통령은 삼권분립이 존재하는 국가에서 사법부 판결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서트2/ 문재인 대통령]
“그런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치인, 지도자들이 논란 거리로 만들고 확산시켜나가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삼권 분립에 대해서 사법부의 판결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습니다.”

또 올해가 3‧1운동 백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문 대통령은 “문화를 통해 세계평화를 실현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론’을 그대로 신년 기자회견에서 옮겼습니다.

새로운 문화가 시작되는 원년으로 올해를 보자는 건데, 제 2의 방탄소년단이 가능하게 하겠다며 ‘한류’를 바탕으로 한 국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정치권 현안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김태우 검찰수사관에서 비롯된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죠?

 

그렇습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을 둘러싼 김태우 수사관의 문제 제기는 수사기관에서 가려지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정부는 과거 같은 권력형 비리가 크게 없었다면서, 그런 면에서 특감반이 제 역할을 다 한 것으로 본다는 말도 했습니다.

또, 신재민 전 사무관 사건에 대해서는 정책의 최종 결정 권한은 대통령에 있는데 이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정책결정을 위해선 다양한 사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데,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자회견을 시청한 여야의 반응도 잇따라 나왔는데요. 민주당은 민생 중심의 회견이었다면서 혁신적 포용국가에 대한 대통령 의지가 잘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민심과 동떨어진 현실도피라면서 경제개혁 대안 없이 실패한 정책을 밀고가는 독선이자 말잔치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또 오늘 기자회견서는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한 기자들의 경쟁도 치열했다고 들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농담으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고요.

 

그렇습니다. 지난해 기자회견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들고 나온 기자가 있었습니다.

올해는 질의응답 시간이 1시간 반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긴 했지만,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던 기자는 22명 뿐 이었는데요.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서 책이나 핸드폰을 들거나, 한복을 입고 오기도 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습니다.

또 한 기자는 문 대통령의 비핵화 중재 해법을 물으면서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문 대통령이 질문 그대로 하겠다는 답을 하면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서트3/ 문재인 대통령>
“영변 등 일정 지역 비핵화 진행한다던지, 일부 만든 핵무기 폐기한다던지... 중재하실 생각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방안을 다 말씀하셨고요. 저도 그렇게 설득하고 중재하겠습니다.” 

네. 그리고 이번 기자회견 이후 여론의 반응을 보면, 대체로 지난 해 보다 분량은 길어졌지만, 관심은 줄어든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옵니다.

박준상 기자  tree@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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