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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을 돕는 불교계의 활동에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해년 새해 불교계는 한층 적극적인 현실 참여로 차별없는 포용의 가르침을 펼칠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류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도심 거리에 염불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차가운 바닥에 앉은 10명의 스님이 목탁 소리에 맞춰 기도 정진을 이어갑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27일 종로 고시원 화재 참사 현장 근처에서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습니다.

[인서트 1 혜찬 스님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 "부처님께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지옥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지옥고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반지하, 옥탑방, 그리고 고시촌을 지옥고라고 한답니다. 지옥고에서 살다가 7분이 사망하고, 벌써 49일이 됐네요"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약자들을 보듬는 불교계의 대사회적 행보가 최근 들어 폭넓고 적극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조계종은 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 현장을 직접 찾아 당사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고,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노사 문제와 같은 노동 현안도 화쟁 정신을 바탕으로 한 불교적 해법으로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10년 이상 지속돼 온 KTX 해고 승무원들의 복직을 주도했고, 양 극단을 달리던 쌍용차의 노사 갈등 해결에도 큰 힘을 보탰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제주 4.3 사건의 불교계 피해 상황을 일반에 환기시킨 것은 올해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힙니다.

또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 군에 의해 희생된 양민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재를 지내며, 모든 생명의 가치가 동등하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인서트 2 양한웅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고, 동참하고, 연대하는 것도 종교적 역할이기 때문에 한국불교 조계종도 사회노동위원회도 그 역할에 충실해야 된다... 부처님 방법대로, 불교의 방법대로 비정규 노동 현장이든 더 힘든 사회적 약자한테 다가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있고..."

원행 스님은 올해 총무원장 취임 당시, '불교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한 키워드로 강조했고, 최근 이런 약속을 몸소 실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취임 두 달 사이 공익재단 아름다운 동행의 아이연탄 캠페인에 참여해 쪽방촌 가정에 연탄을 날랐고, 무료 급식소를 깜짝 방문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배식 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인서트 3 원행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 "생각 외로 어렵게, 힘들게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그런 것을 감안해서 언제나 가장 소외되고 어려움을 받는 분들을 위해 십시일반 서로 노력하고 도와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교계가 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해 그늘진 곳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이런 행보는 올 한해 지도층의 여러 의혹으로 실추된 종단의 위상을 제고하는 효과도 낳고 있습니다.

기해년 새해에도 불교계는 사회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주변 곳곳의 차별을 없애고 포용으로 감싸는 행보를 이어간다는 각오입니다.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영상편집: 최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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