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 오늘의 이슈

● 출 연 : 이혜승 BBS제주불교방송 PD

● 진 행 : 이선화 앵커

● 2018년 12월 24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이선화] 제주BBS 개국 특집 4부작 ‘법정사 항일운동과 제주불교’ 제작한 담당PD입니다. 이혜승 PD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이혜승] 네, 안녕하세요.

[이선화] 4부작 특집 제작하시면서 아주 몸이 마르신 거 같아요. 고생 많으셨죠?

[이혜승] 사실 매일 아침 진행자님 얼굴을 뵙는데 점점 고생하는 것 같아 보인다고 챙겨주시기도 하셨죠. 그래도 이제 방송하는 일만 남아 있어서 뿌듯합니다.

[이선화] 제주불교방송 개국을 축하하고 법정사 항일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인데, 이 특집 아이템으로 법정사 항일운동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이혜승] 사실 올해가 법정사 항일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굉장히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특히 저희도 올해 개국한 만큼 제주불교 역사 속에서 법정사 항일운동이 어떤 분기점이 된 사건이었어요. 법정사를 창건한 안봉려관 스님이 200년 제주 무불시대를 끝낸 분입니다. 안봉려관 스님은 관음사와 법정사를 창건한 분이기 때문에 법정사 자체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었고요, 역사 속에서 법정사 항일운동이 가지는 의미도 컸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제주도민에게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고, 사람들 인식 속에 자리 잡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 아쉬움과 궁금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선화] BBS 같은 경우 제주불교 미디어로서 그동안 미진했던 제주불교 역사라든가 이런 부분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잖아요. 그 부분에 있어서 이혜승PD께서 첫 삽을 뜨셨군요?

[이혜승] 네, 그게 저희 역할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역사적 시작을 함께하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이선화] 불교가 정치적 억압상태에서 제주도 불교에 대해서도, 아까 무불시대라고 표현하셨는데 그 부분에 있어 부흥을 시킨 안봉려관 스님에 대한 조명도 했군요.

[이혜승] 네, 다시 제주에서 불교를 일으킨 스님이시죠.

[이선화] 스님들이 나라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기꺼이 목숨을 바쳐서까지도 항일운동을 했던 부분을 4부작으로 만드신 거예요?

[이혜승] 네, 맞습니다.

[이선화] 이혜승 PD뿐 아니라 제작진들이 준비하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국내 여러 곳을 출장까지 다녀오고 바쁘셨다고 했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는지 제작을 하면서 고생했던 부분 말씀해주세요.

[이혜승] 사실 법정사 항일운동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항일운동이었고, 저조차도 이번 특집을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된 역사였어요. 그러다보니까 자료가 정말 부족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그래도 중요한 항일운동 역사니까 우리가 찾으면 자료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곳을 다녀도 그런 자료 자체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또 이게 100년이 지난 역사다보니 항일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유공자들의 유가족분들 중에 살아계신 분이 얼마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어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이선화] 시대가 언제죠?

[이혜승] 기미년 3.1운동보다 한해 앞섰던 무오년, 1918년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선화] 1910년대의 관련 자료를 찾는 일이 어려웠던 거예요?

[이혜승] 네, 그렇죠. 특히 1910년대에, 우리나라 전체보다 제주도의 특별한 사회상, 문화상이 궁금하고 필요했는데 그 부분 전체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이선화] 아닌 게 아니라 제주 지역에 제주불교도서관이라든가 제주불교박물관이라든가 이런 시설이 없어서 이헤승 PD께서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셨다는 애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그러면 이런 프로그램 준비하면서 자료가 빈약하면 참 막막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결을 하셨나요?

[이혜승] 그래도 저희가 이렇게 자료를 찾아다니다보니까 제주불교사연구회라고 한 10여 년 전에, 이번 특집 진행을 해주시기도 한 김봉현 제주의소리 부국장과 이번 특집 출연해주신 오성 스님 등등해서 몇 분이 당시 제주불교사, 특히 안봉려관 스님 이후의 근대제주불교사를 정리해놓은 자료집이 있었어요. 그 작업을 하시면서 이분들도 10여 년 전, 특히 유족들이 아직 살아계실 때 많은 연구를 해놓으셨더라고요. 여전히 부족한 점은 있었지만, 그 첫출발을 해놓은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걸 보면서도 막막할 때는 제주대학교 교수님들, 육지에서 제주도로 내려와서 연구했던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좀 힌트를 얻었습니다. 사실 그분들이 모두 이번 특집방송에 직접 출연해주셨어요. 박찬식 제주대학교 교수님이자 지금 제주학연구센터장을 맡고 계신 분이 있고, 또 김창민 전주대학교 교수님은 제주도에 내려와서 1년 반 동안 서귀포 지역에 직접 거주하시면서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하셨어요. 그리고 조성윤 제주대학교 교수님은 종교학 부분을 워낙 전범위하게 연구하셔서 이 시대 제주불교 역사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선화] 특집이 4부작이죠. 1부에서 4부가 어떤 흐름인지 좀 정리해주세요.

[이혜승] 각 부마다 소제목이 있습니다. 오늘 방송되는 1부는 ‘1918, 법정사 이야기’ 해서 법정사 항일운동 전반적인 이야기가 나가고요, 화요일 내일 방송되는 2부는 ‘1만 8천 신들의 섬, 제주의 종교와 사람들’ 해서 종교적인 역사가 혼재돼있는 제주의 특성을 알아보고요, 1910년대 당시 민중들은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수요일 3부에서는 ‘법정사 항일운동으로 본 제주근대불교’라는 주제로 법정사 항일운동뿐 아니라 그때를 기점으로 뻗어나간 제주근대불교의 전반적인 상황을 알아보고요, 목요일 4부에는 ‘법정사 항일운동과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로 이번 특집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그럼 이제 앞으로 우리는 어떤 연구를 해야 할까, 또 우리는 이 조상들의 역사를 어떻게 발전시켜야할까 이런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선화] 불교미디어로서의 BBS, 제주불교방송의 역할에 있어서 이혜승 PD가 진두지휘한 이번 특집 4부작이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큽니다. 법정사 항일운동 연구가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게 1990년대 초반이고, 10여 년 전에는 학술세미나가 있었죠. 하지만 어느새 연구가 지지부진했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였죠?

[이혜승] 사실 법정사 항일운동이 우리에게 알려지지 못했던 대표적인 이유가, 그동안 ‘보천교의 난’이라고 역사가 왜곡됐었기 때문인데요. 보천교라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당시에 사람들을 혹세무민하고, 종교가 변질되면서 사람들이 전 재산을 헌납하는 일들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안 좋게 비춰지는 게 보천교인데, ‘보천교의 난’이라는 명명 하에 역사가 진행돼서 지역주민들도 이 이야기를 꺼리게 됐다고 합니다. 또 10여 년 전 학술세미나는 이게 ‘보천교의 난’이 아니라 법정사를 중심으로 한 항일운동이었다는 진실을 밝힌 세미나였어요. 그런데도 오랜 역사 속에서 왜곡돼있었다 보니까 지역주민들이 아직 큰 관심을 갖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불교계에서도 후속연구가 미진했던 점은 저희가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선화] 다행히 이번 취재 중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도 발굴됐다고 들었어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이혜승] 안봉려관 스님이 법정사를 창건한 스님인데, 그동안 법정사 항일운동 관련 연구들에서는 그냥 창건주까지로만 알려졌어요. 그런데 이번에 저희가 새로 취재하면서, 안봉려관 스님이 그냥 창건주에서 그친 게 아니라 항일운동에 군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하셨다는 증언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안봉려관 스님 관련 연구를 발표하신 혜달 스님 측으로부터 그런 실마리를 얻었고, 혜연 스님의 인터뷰 증언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저희가 직접 제주도내에 계시는 광순 스님, 일조 스님, 혜전 스님 등등 노스님들을 찾아뵀어요.

[이선화] 그분들은 안봉려관 스님에 대해 알고 계셨던 거군요?

[이혜승] 네, 그분들에게도 어떤 객관적인 문서기록은 없었지만, 대신 선대 스님들로부터 들었던, 혹은 당시 노보살님들로부터 들었던 안봉려관 스님 관련 얘기가 있더라고요. 안봉려관이라는 스님이 있는데, 그분이 군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했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들으셨던 거죠. 이 구체적인 증언은 저희가 이번 특집 방송에서 음성 인터뷰 자료로도 준비했으니까요, 특집 방송으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선화] 담당PD로서 이번 특집에서 나는 꼭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런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하는 지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이혜승] 저를 포함해서 작가님, 또 제작진이 법정사 항일운동을 알아가면서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면, 일단 법정사 항일운동을 많은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알아줬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3.1운동’ 하면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인 것처럼, 이번 특집 방송이 전국으로 방송되는 만큼 제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이런 항일운동도 우리 역사에 있었구나를 알아주는 첫 단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대한 모든 정보를 담았습니다. 또 한 가지 목표가 있다면 이 방송을 듣고, ‘아 이런 역사도 있었어?’ 하고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그 후속연구를 진행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선화] 국내 항일운동이라고 하면 기미년 3.1운동을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기미년 3.1운동보다도 5개월이나 먼저 앞서서 법정사 항일운동이 일어난 거잖아요. 당시 사회적 지도자인 스님들이 제주도민들과 함께 무장 항일독립운동을 한 건데 이 부분이 전국만이 아니라 도내에서도 조명을 못 받았던 부분이 있어요. 이번에 BBS가 이 부분에 대해 큰 노력을 하게 된 거죠?

[이혜승] 첫 시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이선화] 취재중에 또 기억에 남는 일도 많았을 것 같아요.

[이혜승] 저희가 직접 사람들을 만나보고 증언들도 들었는데 기억에 남으면서도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유족 분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그게 100년이 지났다는 점도 있지만 당시에 고문후유증으로 인해 아예 자손을 낳지 못한 분들이 많았다고 해요. 이 항일운동은 민중운동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자료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적게는 400명에서 많게는 700명이 참여했다고 자료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만큼 제주도민들의 많은 수가 참여했다고 해요. 당시 700명이면 적은 수가 아니잖아요. 그만큼 많은 사람이 참여했음에도 고문후유증으로 자손을 낳지 못한, 후손을 남기지 못한 측면들이 있어서 그래서 더 증언이 없다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부분이 기억에 남으면서도 안타까운 점이었습니다.

[이선화] 사실 제주해녀들의 항일운동 역시도 그동안 조명을 못 받다가 여러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한 최대 집단, 장기간의 항일운동으로 알려졌죠. 올해 8.15 경축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녀 분들 이름 다섯 분을 거론하면서 이들에 대한 예우와 평가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마찬가지로 법정사 항일운동 역시 지금 시작은 BBS에서 하지만 제주불교계만이 아니라 전국 불교계와 연계해서 이 부분 조명이 더욱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혜승] 우리는 이게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출발했고요, 이걸 시작으로 후속 연구가, 전국 불교계 또 학계에서 주목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선화] 이 부분은 저희에게도 과제를 남긴 거예요. 수면 위로 이제 띄우기는 했지만 앞으로 연구들이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인식이 있는데 어떤 연구들이 더 이어져야 하지요?

[이혜승] 저희가 방송에 미처 담지 못했던 아쉬웠던 부분이, 이 항일운동을 주도했던 스님이 몇 분 계시는데 그분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었어요. 김연일 스님, 강창규 스님 등등 많으신데, 이분들은 법정사 항일운동으로 끝난 게 아니라 그 이후에도 항일의병으로서의 모습을 이어가셨어요. 그런데 그 부분이 구체적으로 아직 밝혀진 게 없어요. 이분들의 역사가 곧 당시 제주불교의 역사였을 것 같은데 이분들의 일생에 대한 연구가 좀 더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 항일운동을 주도한 스님 중에서는 제주 출신 스님뿐 아니라, 육지에서 내려온 스님들이 있었어요. 그럼 이 당시에 스님들이 왜 육지에서 제주도로 왔을까, 제주도와 육지는 어떤 연결성이 있었을까 하는 부분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법정사 항일운동을 연구한 학자 분들이 주로 사용하셨던 자료가 ‘정구용 판결문’이라고, 당시 항일운동에 참여했던 사람 중 한 분의 판결문을 토대로 많은 것들이 밝혀졌어요. 그래서 이분뿐 아니라, 일본에 건너가서도 자료를 찾아보면 다른 분의 판결문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다른 실마리도 풀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방송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1910년대의 전반적인 제주 사회상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그 전반적인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선화] 방송이 오늘 나갑니다. 본인도 노력하셨겠지만, 고마운 분들도 많으실 텐데 감사를 전해주세요.

[이혜승] 이번 특집 장송에 패널로 나와 주시는 분들이 아홉 분 정도 계시는데 그분들 모두가 10여 년 전 법정사 항일운동을 밝히기 위해 발로 뛰면서 연구한 분들이세요. 그분들이 미처 논문에 담지 못했던 부분들을 저희가 찾아가서 들을 수 있었고, 또 그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방송이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한분 한분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고, 이번 방송 진행을 맡아주신 분이 김봉현 제주의소리 부국장님인데, 저희와 같이 정말 많이 고생을 하셨거든요. 특별히 더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료를 제공해주신 제주문화원, 제주학연구센터에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선화] 담당PD로서 자식을 낳는 심정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하잖아요.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만든 작품인데 끝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이혜승] 사실 법정사 항일운동은 그냥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흥미로운 역사이야기였어요. 그래서 듣는 분들도 그냥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 이야기 이런 느낌으로 특집 방송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이야기 아니고, 재미있는 이야기니까요 오늘부터 4일 동안 오후 5시부터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선화] 이혜승PD 특집 제작하시면서 공부하고, 발로 뛰어다니느라, 자료를 모으느라 애쓰셨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많은 분들이 방송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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