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오늘의 이슈

● 출 연 : 이광배 (제주섬 꼬라 순례 회장)

● 진 행 : 이선화

● 2018년 12월 18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이선화] 혹시 ‘꼬라’라는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꼬라’는 탑이나 사찰을 시계바늘 방향으로 도는 성스러운 행위를 가리키는 티베트어인데요, 우리 제주에도 ‘꼬라 순례’가 있습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걷거나, 또는 오체투지를 하면서 바람따라 길 따라 제주섬을 순례한다고 하는데요, 꼬라순례회 이광배 회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선화] 먼저 ‘꼬라순례회’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2009년부터 시작됐다고 들었는데요~

[이광배] 2008년에 예비 걸음을 했었고, 2009년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조천 고관사 주지 스님이자 꼬라 지도법사이신 제량 스님이 시작했습니다.

[이선화] 제주 올레길의 유명세 이후, 둘레길, 지리산길 등 전국에 걷기 열풍이 진행중인데, 꼬라순례길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꼬라 순례길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요?

[이광배]꼬라 순례는 사찰에서 사찰까지 걷는 순례입니다. 매월 셋째주 일요일 오전 8시에 종합경기장에서 모여, 출발합니다. 참가비는 교통비 1만원이 듭니다. 버스로 출발 사찰로 이동하는데 점심은 각자 참가자들이 갖고 오면 됩니다.

[이선화] 현재 어디를 걷고 계시고 어떻게 동참하면 되나요?

[이광배] 제주시 선림사까지 걸었고요. 선림사에서 출발해 애월읍 광령 2리 법장사까지 갈 예정입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참가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문이 열려 있습니다. 걷기를 좋아하고, 불심을 갖고 싶은 분들이면 다 참석이 가능합니다. 참가자들은 고관사 종무소 783-6024, 총무님 010-3119-4301로 연락을 주시면 집행부에서 행사 관련 문자를 보내드립니다.

[이선화] 꼬라순례회를 소개하는 기사를 읽다가, ‘제주는 무심한 석탑 고요히 품은 아주 오래된 아름다운 절집이다’라는 문구에 마음이 멈추더라구요, 꼬라순례회가 걸어 온 지난 10년의 시간을 표현하는 말인 것 같았는데 어떻습니까?

[이광배] 3차부터 회장을 맡았는데요. 회원들과 같이 걷는데 사고 없이 함께 걸을 수 있어서 가장 행복하고요. 걷는 것은 참다운 나를 찾고 수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삶을 살고자 원력을 세운 분들이 걷는 것 같습니다. 모든 회원들이 참여해 행복한 마음을 갖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환희심을 얻는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걷다보니 제주도를 한번 순례하면 2년 정도 걸립니다. 만원 씩 걷은 교통비와 보시금을 십시일반 모아서 회향때는 백혈병소아암협회에 100만원을 전달했고, 4차 회향 때는 백혈병소아암협회와 불교자비원에도 각각 100만원을 보시했습니다.

[이선화] 지금은 제주도 뿐 만 아니라 제주 밖의 많은 길 위를 걸으면서 수행을 하신다면서요?

[이광배]제주도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육지 사찰 순례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1년에 최하 1번은 도외 성지순례를 다녀오는데요. 북한산 둘레길도 2013년 시작해서 2016년 회향했고요. 북한산 둘레길은 20코스, 70km가 됩니다. 완주했고요. 오대 적멸보궁, 경주 남산 순례에 이어 해인사에서도 템플스테이를 했는데 그날도 십시일반 모은 돈을 학인 스님들에게 100만원을 보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선화] 꼬라순례회가 만들어진 계기와 어떤 분들이 동참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광배]최하 40여명이고요. 많을 때는 70~80명입니다.

[이선화]회장님의 꼬라순례는 조금 특별하다고 들었습니다. 돼지저금통 이야기를 하시던데 무슨 사연인지 소개를 좀 해 주시죠.

[이광배]꼬라 순례를 다니면서 2차 때는 부회장을 했었고, 3차 때는 회장을 엮임했는데요.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아요. 예전에 애들 공부할 때 기도를 했었는데, 지금도 관음정근 108배를 매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단 1천원이라도 회향할 때 모아서 부처님 전에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3차 때 하다보니, 4차에는 전 회원들이 저금통을 모아서 좋은 곳에 회향했습니다.

[이선화]불심의 마음으로 조금씩 모아서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셨군요. 지금까지 돼지 저금통을 몇 개나 깨셨어요?

[이광배]저는 한번 하면 큰 돼지저금통으로 120만원 정도 모입니다. 2년 동안 모은 건데요. 하루 1천원 씩 모으면 저금통 2개 정도 됩니다. 천원의 소중함, 인연의 성실함이 모인 겁니다.

[이선화] 돼지저금통도 모두 이웃들에게 전해지고, 그 동안 이웃 어르신들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식사대접도 하시고, 주변에서 회장님 칭찬이 자자하던데요?

[이광배] 식당을 하고 있는데요. 2001년도에 식당을 신제주 제원아파트에 있다가 한라초등학교로 옮겼는데요. 내가 어떻게 이런 건물을 지을 수 있었는가. 내 주변에 모든 분들이 있기에 건물을 짓고 식당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당시 제 친구 부인이 제주양로원에 근무를 했는데요. 친구 부인에게 얼마정도 돈으로 후원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부인이 식당을 하고 있으니 매월 어르신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게 공덕을 쌓는 길이라 말해서 2001년부터 어르신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선화] 공로를 인정받아 붇다대상 등 상도 많이 받으시고, 주변에 귀감이 되고 계신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이광배]양로원 봉사와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20기 졸업생들이 재가복지에 가서 봉사를 합니다. 그런 모든 것을 생각해서 상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선화] 지난 10주년 법회 때, “꼬라 순례와 인연을 맺으면서 자연은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었고, 부처님은 내 마음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창을 주셨다”라고 하셨는데, 꼬라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집니다. 회장님에게 ‘꼬라’란 어떤 의미인가요?

[이광배] 밖에서 걸으면 흔히 무상을 말합니다. 저는 걸으면서 자연의 변화와 내가 어릴적과 지금의 이광배는 누구인가. 내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 느끼고, 항상 자연을 보면서 닮아가고자 노력합니다. 자연이 내 생명과 똑같은 한 존재이지, 두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면 내 마음이을 편안하게 느끼게 해 줍니다.

[이선화] 그동안 해안길을 중심으로 제주 섬을 2번 회향하셨고, 지금은 제주의 원시적인 아름다움과 신화, 그리고 불교유적이 살아 숨 쉬는 제주의 중산간을 걸으신다면서요?

[이광배] 올해는 중산간 길을 걷고 있는데요. 고관사에서 출발해 여름까지는 한라산 남국사, 관음사, 천왕사, 존자암, 법정악까지 갔었고요. 다시 용화정사에서 다시 시작해서 선림사까지 걸었습니다.

[이선화] 중산간 길을 걷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이광배] 물론 오르막길은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힘이 듭니다. 여름에는 덥고 힘들기도 한데 순간 힘들지만 내리막길도 있습니다. 불자들이나 회원들은 느낍니다.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일도 있는 것을 느끼며 걷습니다.

[이선화]꼬라 순례길을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의 삶은 어떤지요. 주변에서 참여하고 나서 이런 게 좋드라는 말씀을 전해 주시면?

[이광배] 사찰에 가서 기도도 하고 발원문, 오계도 하는데요. 우리가 계율을 지키지 않고서는 깨달을 수도 없고 경전을 공부해도 힘이 듭니다. 오계를 매일같이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사찰에 주지 스님들께 법문을 청해서 듣기도 하고요. 주지 스님이 계시지 않으면 지도법사 스님이 법문을 해 주십니다. 

그래서 이번에 고관사에서는 12월 25일 수계법회를 합니다. 꼬라 순례자 가운데는 법명을 받지 않은 분들도 계신데요. 또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가질 예정입니다.

[이선화]진정한 불자의 삶이 어떤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주꼬라순례회 이광배회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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