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찰이 서울 숙명여고의 시험 문제와 정답 유출이 실제로 있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전 교무부장과 쌍둥이 자매를 ‘업무 방해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해당학교는 전 교무부장의 파면과 쌍둥이 자매의 퇴학, 성적 0점 처리 등의 결정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배재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시험 문제와 정답 유출 의혹이 불거졌던 서울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와 전 교무부장 아버지가 업무 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진점옥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오늘 오전, 2달 반간의 관련 수사를 마무리 짓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습니다.

경찰은 전 교무부장 A모씨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5번의 정기시험에서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하고, 이를 쌍둥이 자녀들이 부정행위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A씨 자택 등에서 찾아낸 다양한 정황 증거들을 제시했습니다.

경찰은 먼저 쌍둥이 자매가 만든 ‘암기장’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모든 과목 정답을 메모해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는 쌍둥이 자매가 문과와 이과에서 나란히 전교 1등을 차지했던 시험입니다.

특히 경찰은 쌍둥이 가운데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모든 과목 정답을 시험 전에 작성한 내용도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해 냈습니다.

또 이들이 답안 목록을 잘 외우려고 키워드를 만들고, 실제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 잊어버릴까봐 정답 목록을 작게 적어둔 흔적들도 찾아냈습니다.

이와 함께 경찰은 A씨가 올해 1학기 정기고사 시험지를 교무실에 보관한 날에 기록 없이 야근을 하고, 교육청의 수사가 시작되자 컴퓨터를 교체한 정황 등도 밝혀냈습니다.

다만 경찰은 문제 유출을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는 전 교장과 교감, 고사 담당교사에 대해서는 공범으로 볼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숙명여고는 전 교무부장 A씨의 파면과 쌍둥이 자매들의 퇴학, 성적 0점 처리 여부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대국민 사과했습니다.

BBS뉴스 배재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