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 오늘의 이슈

● 출 연 : 낸시 어코드 NIBBANA BUDDHIST EDUCATION FOUNDATION 대표

● 진 행 : 이선화 앵커

● 2018년 10월 17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이선화] 언젠가 온 나라가 웰빙 열풍에 휩싸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웰빙’이라는 말은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상징하는 말이었는데요, 언제부턴가 웰빙 열풍이 한풀 꺾이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말 바로 ‘마음챙김’이 되었습니다. ‘마음챙김’은 ‘명상’의 또 다른 말인데요. 미국과 제주도를 오가며 널리 ‘마음챙김’을 알리고 있는 분입니다. 낸시 어코드 보살님을 모시고 ‘마음챙김’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낸시 어코드]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선화] 외모는 아름다운 한국여성인데, 성함을 듣고 당연히 외국 분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낸시 어코드] 좀 그렇습니다. 제 한국 이름은 손동란인데, 공식 법적 이름이 낸시 어코드이다 보니까 한 가지 공식 이름을 쓰는 게 사회생활에 혼동이 적어서 미국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이선화] 미국에 1976년에 가셔서 성함이 그렇게 바뀌신 거죠?

[낸시 어코드] 예 그렇습니다. 미국의 풍습으로 남편 성을 따라 어코드가 됐고, 낸시는 제가 미국에 갈 적에 제가 정한 겁니다.

[이선화] ‘마음챙김’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 온지는 꽤 됐는데요, 마음챙김은 어떤 거예요?

[낸시 어코드] 마음챙김은 말 그대로 무엇, 즉 어느 대상에 마음을 챙기는 겁니다. 간단한 예로, 내가 어린 딸과 복잡한 시내를 걸을 때 딸을 주목하잖아요? 딸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주목하고, 챙기고, 계속해서 따라다니면서 챙기잖아요. 그것처럼 대상에 마음을 챙기고, 계속해서 지켜보면서 챙긴다고 하는 게 마음챙김입니다.

[이선화] 그렇군요. 그럼 어떤 이유로 마음챙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오랜 세월 동안 이 분야에 대해 마음을 주셨는지요?

[낸시 어코드] 마음챙김이라고 하면 부처님 가르침에서 제일 중요한 거거든요. 다시 말해서 불교 수행에서 마음챙김이 없는 수행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챙김을 하게 됐죠.

[이선화] 원래 불교집안에서 자라나신 건가요?

[낸시 어코드] 네, 저희 집안은 대대로 불교집안입니다.

[이선화] 그런데 제가 아는 분들도 그렇고, 건너서 얘기를 들어보면,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되면 모태신앙을 불교로 가졌던 분들 중에서도 기독교로 개종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종교에 대한 그런 개종 권유는 없으셨습니까?

[낸시 어코드] 미국에 40년을 살았는데, 기독교나 타종교로 개종하라는 권고는 별로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이선화] 친구들이 같이 교회가자고 하진 않았나요?

[낸시 어코드] 미국에 있는 친구들이 사실 거의 다 기독교인입니다. 그런데 목사님들도 교회 오라는 소리를 잘 안하시더라고요.

[이선화] 마음챙김이라고 하는 부분, 불교에 대한 철학, 불교에 대한 콘텐츠들을 미국에서 알리고 직접 초기불교 경전 같은 걸 영어로 번역해서 책도 내시고 하셨더라고요. 미국에서 불교 알리기와 마음챙김 알리기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해 오셨던 거예요?

[낸시 어코드] 한 가지 말씀드릴 건, 제가 경전을 번역한 건 아니고요 초기경전 입문이라는 한국스님이 쓰신 책을 너무 훌륭한 책이라 제가 영문으로 번역을 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2014년에 비영리 불자 교육재단을 제가 세우고 현재까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재단의 이름이 어떻게 되죠?

[낸시 어코드] 영어로는 NIBBANA BUDDHIST EDUCATION FOUNDATION, ‘열반 불자 교육 재단’입니다. 그래서 줄여서 NBEF입니다.

[이선화] 미국에서 이 NBEF 총괄 책임자로 활동하고 계신 거군요. 이 NBEF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 건가요?

[낸시 어코드] NBEF에서는 몇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첫째로는 한국 스님이나 한국 분들이 쓴 불교 책을 영문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걸 미국에서 출판하고, 세계에 한국 유명한 스님이나 한국 분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법보시를 합니다. 법보시를 해서 책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미국 전역, 캐나다, 한국에서 보시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책을 무료로 보내드리는 거죠?

[낸시 어코드] 그렇죠. 신청하시는 분들에게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셋째로는 제주도 서귀포 신시가지에 수행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직접 하시는 거에요?

[낸시 어코드] 예, 제가 직접하고 그 수행센터도 역시 무료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선화] 미국과 제주도를 오가면서 불교에 대한 수행 저변을 확대하고 계신 거군요. 미국뿐 아니라 요즘 유럽까지도 우리 불교에 대한 철학과, 마음챙김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입니까?

[낸시 어코드] 굉장합니다. 예를 들자면, 미국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서부터 시작해서 명상을 가르치고요. 그 다음에 군대, 군인들에게 다 가르치고, 웬만한 직장에서는 다 가르칩니다. 주민 센터에서 가르치고. 한마디로 얘기해서 안 하는 사람이 없어요.

[이선화] 미국에서 그렇게 열광적으로 하고 있는 이유는 뭐에요?

[낸시 어코드] 미국인들은, 물론 예외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굉장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해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올인하는 거죠. 그래서 그분들이 마음챙김 명상을 해보니까 짧은 시간에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자기 인생에서 스트레스가 낮아지고 좀 더 행복해지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그럼 제주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을 배우려면 보살님이 운영하는 그곳으로 가면 되는 건가요?

[낸시 어코드] 그러셔도 되지만, 사실 한국에 마음챙김을 배울 수 있는 명상센터와 스님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선화] 마음챙김 명상, 어떻게 보면 쉬운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어려운 것 같기도 한데, 마음을 챙기는 명상인 거예요? 아니면 아까 말씀하신 딸의 뒷모습을 쫓는 것처럼 마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들여다보는 거예요? 그 부분이 약간 헷갈리네요.

[낸시 어코드] 두 번째입니다. 마음으로, 정신으로, 대상을 챙기는 겁니다. 딸을 챙기든지, 호흡을 챙기든지, 마음으로 무언가 대상을 챙기는 겁니다. 그래서 번역이 마음챙김이라, 약간 혼동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선화] 그러면 이 방송 듣고 계시는 분들,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일상생활에서 쉽게 마음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거에요?

[낸시 어코드] 일상 생활하면서 마음으로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계속해서 알아차리는 것이죠.

[이선화] 내가 뭘 생각하고 있는가, 나의 꿈이 무엇인가,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들여다보는 거군요?

[낸시 어코드] 예, 계속해서 챙기는 겁니다.

[이선화] 보살피는 거네요?

[낸시 어코드] 보살핀다고 할 수도 있고, 계속해서 따라다닌다고 할 수도 있죠.

[이선화] 그럼 미국 불교문화와 한국 불교문화도 차이가 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낸시 어코드] 한국 불교뿐 아니라, 아시아 계통의 불교는 종교로 돼 있잖아요. 종교다보니 기복적인 부분이 있죠. 그런데 서양에서는 다는 아니지만 주류는 어떻게 하면 내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나, 그리고 불교 안에 유일신이 없기 때문에 종교라기보다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가르침으로 생각하죠. 그래서 기도라든가, 기복이라든가, 이런 게 없는 거죠.

[이선화] 철학이라고 하는 부분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이고, 아까 말씀하신 나의 꿈이나 목표를 쫓아가는 마음챙김, 마음으로 챙기는 이런 것들이 명상으로 되는 여지가 거기 있는 거군요? 그런데 명상, 마음챙김 말씀을 하시니까 굉장히 정적인 성격이신 것 같지만 자료를 보니까 이력이 아주 화려하세요. 미국에서 공인회계사 일도 하셨고, 50개 지점을 가진 회사에 부사장으로도 활동하셨다가 사장까지 역임하셨어요. 그렇게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삶을 사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명상으로 오게 된 이유는 뭘까요?

[낸시 어코드] 제가 어려서부터, 잘 살다가 50살이 되면 명상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거든요. 45세부터 47세까지 하던 일과 사회활동을 정리하고 미련 없이 수행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이선화] 미련이 없으셨어요? 그만큼 명상에 어떤 매력이 있었다는 거죠?

[낸시 어코드] 예 그렇기도 하고, 살만큼 살아봤고 누릴 만큼 누려봤어요.

[이선화] 그런 결단력을 가지시게 된 건 불교 철학의 영향인가요?

[낸시 어코드]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항상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이선화] 그렇게 생각을 하기 힘들 거든요. 왜냐하면 속세에 미련이 많다는 얘기를 하잖아요. 그것처럼 50개 지점을 가진 회사의 사장으로서 누릴 것도 많고, 현실적으로 행복한 삶이셨을 텐데, 물론 스트레스는 많았겠죠. 하지만 그걸 딱 멈추고 수행으로 왔다는 게...

[낸시 어코드] 사람이 그렇잖아요. 살다보면 할 수 있는 게 한도가 있습니다. 먹을 수 있는 것도 한도가 있고, 할 수 있는 것도 한도가 있고. 한도가 지나면 그 다음에 미련이 없죠.

[이선화] 아까 중간에 말이 나왔는데, 서귀포에 있는 수행공간이 ‘담마 아라마’라고 하셨죠. 이게 어떤 의미에요?

[낸시 어코드] ‘담마’라는 게 불법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아라마’는 장소입니다. 그러니까 불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장소라는 듯이죠.

[이선화] ‘담마 아라마’에 가면 어떤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거예요?

[낸시 어코드] 거기서 1년 4개월 동안 각목 스님이 한 달에 한 번씩 강의를 해주셨어요. 그런데 작년 12월에 마치시고, 현재로는 강의는 없습니다.

[이선화] 그럼 명상 프로그램은 계속 되는 건가요?

[낸시 어코드] 예, 자율명상이요.

[이선화] 혹시 회비가 있나요?

[낸시 어코드] 아니요, 다 무료입니다.

[이선화] 영문 번역된 책을 포함한 여러 책을 전 세계로 보내는 일을 무료로 하고 계시고, 마음으로 챙기는 명상에 대한 확산도 무료로 하시면 그 돈은 누가 지원을 해주나요?

[낸시 어코드] 거의 다 제 자산으로 하고 있고요, 또 그 외로 같이 동참하고 싶은 분들은 동참하시면 됩니다.

[이선화] 50개 지점을 가진 회사의 사장으로서 쌓은 공을, 불자들과 마음을 나누는 일에 쓰고 계시네요?

[낸시 어코드]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고요, 제 남편이 로펌 사장으로 있는데, 그분이 많이 도와주십니다.

[이선화] 대단하십니다. 불교에서 인연이라고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미국으로 이민을 가셔서 마음챙김 명상과 불교철학을 외국에 알리는 데에 가지고 계신 개인적인 인연이 많이 도움이 돼서, 그것도 부처님의 공덕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어떤 꿈과 계획을 가지고 계시죠?

[낸시 어코드] 지금 현재 한국에서 아주 좋은 책을 영문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9년에 미국에서 출판을 할 거고요, 지난번에는 미국과 캐나다에 집중해서 법보시를 했는데 이제부터 한국에도 집중해서 한국, 미국, 캐나다에서 법보시를 할 겁니다.

[이선화] 저희들도 그래서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BBS가 개국했는데, 덕담 한마디 해주세요.

[낸시 어코드] 불교 전통이 깊은 제주에서, 제주BBS 방송이 불법의 씨앗이 되셔서 꽃을 피우시기 바랍니다. 이 생에 행복하시고,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나시고, 끝없는 수행으로 부처님의 발자국을 따라 해탈 열반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이선화] 고맙습니다. 오늘 아침저널 제주, 미국과 제주를 오가면서 전 세계에 부처님의 발자국을 널리 알리는 낸시 어코드 보살님과 귀한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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