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오늘의 이슈

● 출 연 : 구암 성천 스님(제주불교의식 전승관 옥불사 주지)

● 진 행 : 이선화 앵커

● 2018년 10월 1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이선화] 옛 사람들이 남긴 많은 것들 중에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아서 보호하고 지켜야 할 것들을 우리는 문화재라고 합니다.

궁궐이나 사찰, 불상이나 탑처럼 눈에 보이게 남아 있는 것을 유형문화재라고 하고, 판소리나 무용, 제례의식처럼 사람들을 통해서 이어져 오는 것을 무형문화재라고 하죠.

현재 우리나라 유형문화재의 40%가 불교문화재, 전체 문화재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니 대단하지요.

그런데요. 안타깝게도 무형문화재의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현재 220여 무형문화재 중에 불교무형문화재는 고작 7개, 불교계의 지속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 초라한 숫자인데요.

그 7개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제주에 있습니다. 바로 무형문화제 제15로 지정된 제주불교의식인데요. 제주불교의식전수관 옥불사 주지이면서 제주불교의식 보유자인 인간문화재 구암 성천스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선화] 스님, 이른 시간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오는 일요일에 뜻 깊은 행사가 마련된다면서요?

[성천 스님] 오는 10월 7일 일요일 오후 6시부터 제주불교의식 전승관과 옥불사 경내에서 제주불교의식 제15호 공개행사와 더불어서 주민들과 함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이선화]이번 행사를 마련하신 이유가 있으실 텐데요?

[성천 스님] 소납을 비롯해 이수자와 전수자 스님들이 함께 모여서 심혈을 기울여 제주불교의식을 연구하고 발전시켜서, 이제는 세계에 어디 내놓아도 손색일 없을 정도로 무형문화재로 위상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작은 음악회를 겸함으로써 제주전통문화의 대중화와 저변확대를 모색했고, 전통문화를 공유함으로써 전통문화가 꽃 필수 있도록 하게 된 취지입니다.

[이선화] 제주불교의식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는 것은 특별하다는 것인데 제주불교의식은 어떻습니까?

[성천 스님] 모든 종교는 교리와 의례로 이뤄졌는데 교리는 교주님의 말씀을 배우는 것이고, 의례는 존경의 대상에게 우리 마음을 표현하고 실천해 정진하는 것입니다. 또, 전통의례와 현대의례가 있는데 전통은 불공의식을 말하는 것이고, 현대는 찬불가와 다도 등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선화] 그 많은 의식 중에 제주불교의식이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됐다는 건 그만큼 특별하다는 말인데, 제주불교의식이 타지방의 불교의식과 무엇이 다른가요?

[성천 스님] 좀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지방은 염불이 경쾌하고 빠른 점이고, 제주지방은 조금 느린 편입니다.

[이선화] 저희도 어릴 때 사찰에 가면 호흡을 길게 하는 것이 불교의 전통인줄 알았는데 지방색의 차이가 있네요.

[성천 스님] 경기도에 가면 경기민요가 있고, 동서에 서편제와 동편제가 있듯이 불교의식도 각 지방마다 독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선화] 스님께서는 제주불교의식이 타지방의 불교의식과는 다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성천 스님] 지방마다 내려오는 전통음악에 영향을 받으면서 불교음악도 지방문화와 흡수하다 보니 각 지방색의 염불색이 있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제주는 무속신앙과 결부가 되다보니 소리도, 굿을 보면 느리게 하거든요. 그래서 제주 염불이 느리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이선화] 제주불교의식에 대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한다는 것이 있다면?

[성천 스님] 제주불교의식하면 전통적으로 많이 남아 있는데 타 지방은 간소화가 됐는데 49재, 천도재 등을 2시간으로 줄여졌는데 제주도는 4~5시간하며 전통적인 부분이 많이 남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돌아가시면 시왕각배를 하는데요. 영화 ‘신과 함께’ 보셨죠. 명부세계에 있는 분을 초청해서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 독특하게 남이 있어요. 아직까지 이 의식을 제주에서는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선화] 신과 함께도 제주도의 1만8천신을 모티브로 해서 조호민 작가가 웹툰을 썼다고 들었거든요. 타 지방보다 제주불교의식을 제대로 간직해 제주불교의식이 무형문화재가 됐다고 봅니다. 대단한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 앞에 계신 성천 스님이시고요. 제주불교문화의식이 신의 개념에서 제주가 대단한 보고네요.

스님께서는 무형문화재 제15호 제주불교의식 예능보유자이기도 한데, 제주불교의식 지킴이가 된 인연이 궁금합니다?

[성천 스님] 저는 15살에 출가를 했는데요. 우연히 공설운동장에서 불교문화를 행사가 있었어요. 감명을 받아서 염불공부를 하다보니 지금 이 위치에 왔습니다. 열심히 하다보니 이 자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2002년에도 의식 보유자가 됐는데 그러니까 42살에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받았습니다.

[이선화] 유형문화재야 눈에 보이는 거니까 국가에서 관리를 하면 되지만 무형문화재의 경우는 후학양성에 애로가 많다고 하던데 스님의 경우는 어떠신가요? 관심 있는 후학들이 많은가요?

[성천 스님]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이지만 예전에는 녹음을 해서 이어폰을 껴서 하다 보니 귀가 많이 먹었어요. 그래도 염불에 대한 성취가 있었기에 더 큰 것을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스님들이 제주불교의식을 배우고 계십니다. 그동안 20여분의 스님이 활동했고, 지금은 11분이 같이 활동을 하고 있고요. 이번에도 공개 시연에서도 함께 출연하십니다. 활동하시는 분 가운데는 저보다 속세의 나이가 많은 분도 계십니다.

[이선화] 혹시 이 방송을 듣고 제주불교의식에 관심이 생겨서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보게 되는데, 제주불교의식을 배우는데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가요?

[성천 스님] 아닙니다. 자격요건은 필요 없고요.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 오시면 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행사는 제주불교의식 전수관에서 열리는데 제주운전면허시험장 만 찾아오시면 안내 이정표가 있기에 쉽게 찾아오실 수 있습니다. 2천 3백여 평은 제주불교의식 전수관 부지로 되어 있고요. 만 6천여 평은 옥불사 부지로 되어 있습니다.

[이선화] 염불명상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성천 스님] 올해 8주 동안 염불명상을 했고요, 지금도 새벽마다 염불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명상은 잡념이 많이 들어오는데 염불을 가르치고 함께 하다 보니 집중력이 매우 좋습니다. 제가 거불성이 가르쳐 드리면 대중들이 같이 따라합니다. 30분 정도 가르쳐 드리고 참석자들이 습득하면 집중 효과도 좋고 감명을 받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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