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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2018년 8월 31일(금) 오전8시부터(라디오)
     TV는 다음주 화:밤10시40분, 수:오후3시40분, 토:아침7시40분, 밤10시40분
주제: 우리 사회의 우울증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진행: 이각범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
패널: 이문성 정신과 전문의, 한창수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각범:
“정신건강 관련 당연히 받아야 할 의료서비스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 아닌가?”
“우울증도 감기처럼 누구나 조건에 따라 걸릴 수 있는 것 아닌가?”
“융 학파가 강조하는 우울증 대처 방법은 어떤 것인가?
“‘매도의 정치’ 또한 투사인데, 이런 투사를 벗어나는 것이 사회적인 우울증 치료에 도움 되지 않을까?”
“우울증을 불교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봐야 할지?”
“집단과 다른 의견 표현하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고독하고 우울증도 더 많이 생기는 것 아닌가?”
“자살률 높은 우리나라, 특히 ‘아노미적 자살’이 많은 것 아닌가?


이문성:
“자신의 가치관이 다른 이들과 충돌할 때 우울증으로 이어져”
“우울증 심할 경우 약물치료 매우 중요해, 마음의 문제로만 치부하면 안돼”
“융 학파 입장에서 우울증은 한 쪽으로 치우치는 심리적 경향 바로 잡아줘···잘 이겨내면 훨씬 성숙하고 깨달음에 가까워져”
“내가 혐오하는 것이 바로 내 속에 있을 수 있다는 것 인정할 때 원만해질 수 있어”
“기존 자아 벗어나 새로운 자아가 되면 우울증 회복하고 나아가 깨달음에 가는 길도 될 수 있을 것”
“점잖고 표현하지 않는 것 찬양하는 유교적 가치관도 많은 영향 줬을 것”
“한국사회는 집단성 너무 강해···집단성과 개인성이 조화 이뤄야 하며, 때론 자발적 고독도 필요”

 

한창수:
“우울장애와 중증우울증은 선진국과 비슷하나 우울증상은 많아···전 국민의 3분의 1수준”
“정신건강의학과는 미친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는 것은 옛날 생각”
“서로 챙겨주는 사회분위기보다 ‘이건 내탓 아니고 네탓’이라고 하는 투사에 더 의존하는 경향”
“함께 잘 살기 위한 목적을 부각시킴으로써 남탓 하는 사람들 부끄럽게 만들 필요”
“세월호는 재난에 의한 사회적인 우울증 야기, 사고 원인 의구심으로 분노 가득차게 만들기도, 더 성장해야 하는 과제 안아”
“견해가 같은 사람들끼리만 SNS로 얘기하는 분위기... 같이 있어도 외로운 사회”
“미취업 젊은이들이 존재감 상실하면서 아노미적 자살 택하는 것 같다”

 

이각범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님(이하 이각범):
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사회는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던 과거의 전통적 연대는 사라진 반면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 짓는 새로운 연대가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고독합니다. 과거 효(孝)를 기반으로 형성되었던 가족 간의 연대도 사라지고 마을 공동체도 약화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각자가 다른 일을 하더라도 분업의 기초 위에서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는 현대사회의 연대가 우리 사회에는 아직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합니다. 그 속에서 개인은 고독합니다.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압박이나 고독감에 시달려도 이를 제대로 호소하고 체계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화쟁토론, 오늘은 21세기 한국의 우울증, 원인은 무엇이고 대책은 무엇인지 전문가 분들 모시고 토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각범:
우리 사회의 우울증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하는 주제의 토론에 참석하시는 전문가 두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문성 정신과 전문의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문성 정신과 전문의(이하 이문성):
네, 안녕하십니까?

이각범:
그리고 한창수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한창수 고려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한창수):
안녕하십니까?

이각범:
네. 먼저 우리 사회의 우울증 어느 정도인지 한창수 교수님께 여쭤보겠습니다. 특히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가 좀 심각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여러분들 아시지만 한창수 교수님은 지난번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안산에서 생존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 학생들이 무슨 증후군이라고 그러죠? 네, 뭐 스트레스 증후군 걸리지 않도록 굉장히 많이 애를 쓰셨습니다. 그래서 그 때 아주 2014년에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적으로 아주 유명해지셨던 분인데요. 특히 우울증 관련해 가지고 그 동안 많은 연구를 하셨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우울증 정도를 외국과 비교하면 어떻게 차이 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한창수:
네, 그 전에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정신건강 실태를 계속 조사해 오고 있었고요. 특히 세월호 사건 같은 큰 일이 있고 나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파악하는 일을 하고 있고 이제 저도 그걸 돕고 있는데, 그 퍼센티지(percentage)로만 보면 우울증이라는 게 정말 죽을 정도까지 심한 우울증, 이제 우울장애라고 보통 얘기를 하는데요. 그건 전 세계적으로 거의 비슷합니다. 대개 한 5~10% 정도. 지난 2년간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 즉 병원에 가서 정신과 의사 만나고 약을 처방해서 먹어야 될 정도의 우울증에 걸린 분들은 대개 6~7% 사이로 통계가 잡힙니다. 그건 외국도 비슷한데요. 그런데 이제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우울증이 가슴에 꽉 차있는 정도 즉 우울증상이 차 있는 분들을 계산을 해보면 거의 20~30%까지. 우리나라 일반인들이 아이들 포함해서 거의 3명 중의 1명은 우울증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중앙자살예방센터라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센터장도 맡고 있는데, 자기 스스로의 죽음을 초래하는 것도 아주 상당수의 원인이 우울증이역할을 하고 있고요. 그거는 굳이 약 먹는 우울증까지 안 오더래도 우울증상만 가지고 있다가도 본인의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지기 때문에 아주 작은 우울증상이 있다 하는 거는 저희들이 온 사회가 가족뿐만 아니라 온 사회가 주의 깊게 보고 도와줘야 되는 상황인 겁니다.

이각범:
아, 그렇군요.

한창수:
그리고 특히나 요새는 노인들 인구가 많아지면서요 어르신들의 자살과 우울증 빈도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고요. 좀 아까 이사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어르신들의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이 굉장히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청소년들도 우울증 유병률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요. 지금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기관들도 굉장히 지금 깜짝 놀라서 굉장히 집중해서 이걸 어떻게 다뤄야겠다 라고 지금 앞 다퉈서 각종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각범:
아, 그렇군요. 정말 우리나라의 어르신들 그들이 젊었을 때에는 그래도 부모님에 대해서 효를 해야 된다 하는 거를 배우면서 자랐는데, 이제 막상 자식을 가지고 젊은 세대를 대하면 젊은 세대는 옛날에 비해서 그런 부모를 봉양해야 된다는 개념이 전혀 없이 많이 희박해졌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가족으로부터의 소외에서 오는 고독감도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이문성 원장님, 이런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시면서 어떻게 이것이 치유로 연결돼야 된다고 전반적으로 한번 사례를 들어서 한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문성:
네. 지금 말씀하신대로 사회적인 어떤 변화라든지 가치관의 변화 이런 것들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어떤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 양상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 질문하신 것처럼 그래서 세계 다른 나라와 비하면 퍼센티지 자체는 큰 변화 차이가 없지만 우리나라 지금 현재 어떤 식으로 이게 나타나느냐 하는 데에는 지금 말씀하신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들어 보셨겠지만 그 전에는 홧병이 며느리가 홧병이 나지만 요새는 시부모님이라든지 부모님 이런 어떤 청소년을 둔 부모님들이 또 홧병이 걸린다든지 어떤 식의 어떤 경우들이 생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자기 자신이 살아왔던 어떤 가치관과 다르게 또 변화되는 그 가치관이 자기가 충돌할 때 그런 것들이 많은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이런 우울증이 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각범:
네. 뭐.

한창수:
더군다나 저희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동양이 대부분 그렇지만 우울증상이나 이런 게 마음 약한 걸로 그냥 받아들이고 자기 혼자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우울증상은 굉장히 많고 심지어 병원에 입원한 내과나 외과에 입원한 분들은 거의 50% 이상이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실제 우울증상과 우울증을 치료받는 비율은 13% 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나중에 회복되는 분들도 있지만 마음이 강한 분들은. 그런데 그렇지 않고 우울증 때문에 뭐 당뇨병이나 심장병 같은 게 더 악화되는 분들도 많은 게 아주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각범:
지금 한창수 고려대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아 우울증과 관련해가지고 우리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정식 의료기관에 가가지고 치료를 받는 빈도가 약하다 라고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태도가 좀 문제가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외국의 특히 선진국의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이라고 하는 거는 굳이 질환을 가진 환자라기보다는 정신건강이지요, 그야말로. 당뇨나 무슨 뭐 저 폐질환이나 이런 것처럼 순환기 계통의 질환이나 이런 것처럼 그냥 질환을 갖고 있어서 의사를 찾는 다는게 당연하잖아요. 이런 정신건강의학 관련해 가지고 의사를 찾는다 그러면 이거에 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라는 인식이 있어가지고 당연히 받아야 될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이런 우울증 치료가 더뎌지거나 하는 그런 사례는 없습니까?

이문성:
지금 말씀하신대로 정신과에 오기 힘들어 하고 와서도 굉장히 힘들게 이제 고민하다 오신 분들도 많이 있고 하는데 지금 아까 말씀하신 것도 포함해서 그러니까 강조드리고 싶은 거는 이게 마음의 문제다 우울증이, 그러니까 마음의 의지가 약하다든지 마음을 마음만 잘 먹으면 되지 뭘 병원에까지 가느냐 치료받느냐 이렇게 이제 생각을 하시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사실은 정신과 우울증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가 이제 조화를 이뤄서 두 가지가 중요한데, 대부분이 보면 나는 약 먹기 싫다든지 이거는 내가 마음의 문제지 의지의 문제이지 그래서 약을 안 먹으려 하는데, 사실은 제가 비유를 하자면 우울증이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이라는 깊은 어떤 바다,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선 당장에  물에서 끄집어 내 주는 게 우선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지를 않고 수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고 이렇게 하는 그거는 바람직하지 않고 가르쳐 준다고 하더라도 힘이 지쳐서 배울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물에서 일단 끄집어내는 게 약물치료고. 이게 왜 그러냐하면 우울증에 걸리면 우리 마음만 우울증에 걸리는 게 아니고 우리 몸도 우울증에 걸립니다. 그래서 우리 몸과 마음이라고 하는게 사실 둘이 아니기 때문에 하난데, 우리가 이제 우울증에 걸렸을 때 마음의 문제로만 생각을 하고 몸의 문제로 생각을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울증이 몸에 오는 우울증은 약으로 고치고 마음에 오는 우울증은 정신치료라든지 말로 대화를 통해서 하는 이런 치료를 해야 됩니다. 그래서 우선은 심한 경우에는 정신과 병원에 와서 약물치료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 것을 우선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각범:
네.

한창수:
사회적 낙인이라고 해서 사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우울해지거나 불안증이 있거나 화병이 있으면 그냥 동네에 있는 사찰에 가서 뭐 기도를 한다든지 아니면 무속인을 찾아 가서 치료를 받던 게 우리나라 민족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와서는 저한테 다니시는 분들만 해도 스님도 계시고 신부님도 계시고.  뭐 다들 간단한 불면증부터 시작해서 우울증이 있을 때 치료를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신도들도 가서 치료받으라고 하는데, 정작 일반 분들은 아유 내가 거기가면 괜히 100년 전 생각이죠 미쳤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안가는 게 사실입니다. 그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가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보험도 안들어 줬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법이 좀 바뀌어서 아직 제한이 좀 있습니다만 일반 생명보험이나 이런 데서도 다시 들어주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아직도 정신건강의학과는 미친 사람들만 가는 거다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아 그거는 옛날 생각이다. 혈압약 먹듯이 가서 약도 먹고 상담도 하고 그러는게 건강하고 현명한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각범:
네. 독일에서 나온 영화죠? 글루미 선데이라고. 그 영화를 보면 나치시대 때 이상하게 그 노래만 들으면 사람들이 우울해져 가지고 바로 또 자살을 하고 그게 아주 유행처럼 번졌는데, 그 영화가 굉장히 많은 시사를 줬거든요. 그게 한편으로는 그 사회체제, 억압적이면서도 사람들을 한쪽으로 몰아 가가지고 사람들로 하여금 특정집단에 대한 분노를 계속 일으키게 하고 그런 선동을 하고 그런 과정에서 그런 분노에 동참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역으로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하고 이런 경우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또 사회적 분위기로서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한창수:
네, 그게 인간이라는 존재가 동물학자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인간 이라는 존재가 귀가 팔랑귀적인 성격을 좀 가진 것 같다고. 이게 힘든 일을 겪고 고생을 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 그거를 잘 다스려서 마치 스님들 도를 닦듯이 외상후성장이란 말로 표현을 하는데요, 보다 또 성장된 인간으로서 이제 행동을 하고 너그러워지고 마음을 이제 성장시키는 게 일반적으로 이상적이라고 보는데. 그런데 사실은 그 과정에서 분노와 화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분노와 화를 사회분위기가 아 이거를 다스리고 서로서로 챙겨주고 건강하게 가는 게 맞다 라고 하는 사회분위기면 그렇게 하는데 이게 제일 쉬운 그거보다 훨씬 쉬운 건 이거는 누구 때문이야, 정신분석적으로 투사(投射)라고 말씀하잖아요. 그게 제일 쉽거든요, 그게. 이건 내 탓이 아니고 저 인간 때문이야 라고 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 탓을 하면 분노밖에 안되니까요. 그건 마치 예전에 무슨 인민혁명이 있을 때 죽창을 들고 어떤 사람들한테 해코지를 하고 또 현대에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들이니까요. 그게 인간 마음의 성장에는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각범:
네. 그 이제 방금 한창수 교수님이 투사, 영어로 projection이라고 그러죠, 환등기가 영상을 쏘듯이 저 사람 때문이야 라고 하는 그 투사 현상이 사실은 오늘날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누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라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이 사실은 전체 사회적인 분위기로 보면 결코 좋은 일이 아닌데, 저는 한창수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아주 재밌었던 게 스님, 신부님 이런 분들은 또 사회적인 역할이 다른 분들의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이렇게 치료를 해주시는 그런 역할을 하시는 걸로 생각하는데 그런 분들도 또한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어떤 분들이 정신적으로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뭐 감기 걸리면 의사도 병원 가가지고.

한창수:
그럼요. 정신과 의사들도요 100% 모든 정신과 의사가 그러지는 않지만 나이 먹어서도 계속 자기 선생님들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상담 받고 자기 속마음을 분석하고 이러는 의사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각범:
네, 그래서 유명한 제 친구도 아주 유명한 우리나라 외과 전문의가 있는데 뭐 이 친구도 몸에 상처 나면은 다른 동료 의사한테 수술 받아야 되는거 아닙니까? 자기가 외과 전문의라고 자기 상처를 자기 치료 받을 수 없는 거니까요. 이거는 마찬가지로 우울증이라든지 또는 불면증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전혀 부끄러운 병이 아니라 있을 수 있는 병이고 특히 불면증은 같은 경우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 중에서 두 가지 유형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유심히 이제 관찰해보니까 잠을 아주 잘 자는 분도 있고요 그래서 잠자는 시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에 일을 잘해서 유명해진 분도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의외로 불면증 환자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 중에 많습니다. 예, 그래서 이게 결코 뭐 우울증 또 불면증 이게 창피한 병이 아니고 단지 감기 같은 또는 어디에 몸에 어떤 혹이 있다든지 이런 거나 비슷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는데요.

한창수: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이요 국민건강영향 조사에서 우울증상을 조사를 했더니 제일 흔한 게 우울한 기분이 아니었어요. 제일 흔한 증상이요 피곤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지금 말씀하신 불면증이었거든요. 나는 우울증이 아니고 피곤한 거야, 나는 우울증이 아니고 그냥 불면증이야 생각하시지 말고 알고 보면 그 원인이 우울증일 수 있다는 것 또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이각범:
아, 그렇군요.

이문성:
그럴 경우네 정신과에서 영어로 표현할 때 마스키트 디프레션(masked depression) 이라고 부릅니다.  번역을 하자면 가면을 썼거나 복면을 한 우울증. 그러니까 사실은 우울증은 가면이나 복면 뒤에 숨어있고 겉으로는 우울증이 안 나타나는 가려진 숨겨진 우울증, 이렇게 우리가 정신과 의사들은 이야기 합니다.

한창수:
생물학적으로는요 우울증을 일으키는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신경 호르몬이 우리 통증을 다스리거나 몸 아플 때 감정과 연결되는 통로에서 작용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머니들이 옛날에 “난 내 자식들이 막 고생하는걸 보니까 마음이 아파” 했던게 그냥 우울증만이 정말 마음이 아픈 거에요. 왜냐하면 통증을 실제로 일으키는 거니까.

이각범:
네, 그렇군요. 그러면 이문성 원장님은 이제 융학파.

이문성:
네:

이각범:
프로이트하고 대비되죠. 융학파의 심리분석가신 걸로 알고 있는데, 특히 융학파가 강조하는 우울증의 대처는 어떤 방법인가요?

이문성: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고 좀 이해하기 힘든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관점이냐면 우울증이 사실은 굉장히 걸린 사람들은 굉장히 힘들죠. 그래서 제가 이제 일각이여삼추 같다고 이제 그런 어떤 한 시간이 삼년, 가을이 세 번 지나가는 것처럼 그렇게 지루하고 힘들거다 그렇게 하면 굉장히 자기 마음을 알아주고 그렇게 힘들어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좀 좋아하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이지만은  사실은 뭔가 어떤 도움을 주기 위한 어떤 목적이 있다 이렇게 봅니다. 어떤 것이냐면 우리가 살아가려고 할 때 자기 자신이 어떤 인생이라든지 어느 한 관점으로 어느 일방성, 그거는 뭐 꼭 나쁜 쪽이 아니죠. 꼭 좋은 쪽, 옳게 착하게 성실하게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잘 살아 온거죠. 그런데 그런 분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갱년기 우울증인 경우에 꽤 많은데요. 그 마음속에서는 이러한 어떤 균형을 잡아주려는 마음속의 움직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렇게만 살아온 것 착하게만 성실하게만 살아온 그게 뭔가가 제동을 걸어서 그 쪽 방향으로 못 가게 그렇게 못 가게 하니까 지금까지는 열심히 하던 의욕이 떨어지고 뭘 하려고 해도 기운이 없고, 뭘 하려고 해도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고 이렇게 만드는 게 마음속에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우리 전체적으로 그렇게만 살아가서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제 자기 자신을 끌어내려가지고 자기 속으로 들어가서 자기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원래 자기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보는 거죠. 그래서 원래 자기 자신이 보살피지 못했던 그런 부분하고 하나가 합해지면 그 이전의 자기 자신의 에고, 자아라고 할까, 그 이전의 에고는 죽고 다시 새로운 에고가 태어나는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런 과정을 겪어 나감으로 해가지고 새로워질 수가 있는 그런 게 이제 우울증을 일으킨다. 좋은 뜻으로, 긍정적 측면으로, 이렇게 보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우울증을 잘 겪으면 잘 겪고 이겨내면 훨씬 인간적으로도 성숙하고 종교적으로도 어떤 깨달음에 가까워질 수도 있고 하는게 우울증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이각범:
아까 한창수 교수님 우리나라에서 특히 투사, projection의 경향이 크다 이 말씀을 하셨는데, 결국은 우리가 사회적 우울증을 대처함에 있어서 남 탓으로 돌리고 영어로는 미셸 오바마 전 오바마 대통령 부인이 얘기했던 바와 같이 이른바 어큐제이션 폴리틱스(accusation politics)를 배제하는 거, 거기서 극복하는 거, 이거는 어큐제이션 폴리틱스를 우리말로 하게 되면 ‘매도의 정치’가 될 것 같아요. 그게 말하자면 프로젝션인데, 프로젝션을 벗어나는 거, 그 길이 사회적인 우리 전체적인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한창수:
사회적으로 사회 구성원들이 누군가를 욕하고. 사실 저는 정치는 잘 모릅니다만 정치하시는 분들은 누구 탓을 하고 하는 거 굉장히 쉬울 것 같아요. 이거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이건 지금 내 탓 아니고 누군가의 잘못 때문에 그렇다 욕하기는 쉽거든요. 형제간에 싸울 때도 이 잘못이 내 형 때문이야 라고 몰아붙이기는 정말 쉬우니까요. 그런데 잘못이라는 게 항상 50 대 50인 건데, 대부분의 경우는. 저 쪽의 문제는 좀 욕하고 세월이 지나면 욕하던 사람이 또 욕먹고 있더라고요. 항상 보면. 그래서 사회 문화자체가 이거는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바라는게 뭐냐. 상대방을 어큐제이션 누구를 비난하기 시작을 하면 결국 그 사람을 없애거나 이겨버리는 게 목적이 되거든요. 그게 아니라 정치건 사회건 간에 목적 자체가 우리 같이 잘 사는 게 목적이다 라는 것을 좀 부각시키면서 그걸 위해서 뭐를 할 꺼냐 라는 그 정치하시는 분들이 원래 가지고 계시는 대의명분 있지 않습니까? 그거를 자꾸 부각하는 누군가가 그게 국민이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걸 자꾸 부각을 해서 누구 자꾸 남의 탓을 하고 누가 나쁜 놈이다 라고 얘기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부끄럽게 좀 만들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각범:
네.

이문성:
그런 점에서 투사 문제는 개인의 심리치료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를 합니다. 그래서 투사라고 하는 게 사실은 근본적으로 보면 내 속에 있는 거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투사라고 그러면 우리가 영어로 프로젝트, 옛날에 영사기 이렇게 하면 저쪽 벽에다 하는데, 그게 기계 안에 있던 그 어떤 슬라이드를 해가지고 보내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내 속에 있던 게 투사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내가 욕하고 막 욕하는 사람이 사실은 자기 속에 있는 거죠.

한창수:
쉽게 말하면 요새 ‘미투운동’ 벌어지면서 성희롱 하는 남자들을 막 욕하잖아요. 국민들이. 그런데 그거 욕하는 남자들 중에 지 속에도 자기는 못해봤지만 고런 마음이 조금 있는 거에요. 그거를 저쪽으로 투사해 놓고 저런 나쁜 놈 하는게 그런게 투사인 겁니다.

이문성:
그래서 사실은 내가 그렇게 싫어하고 내가 그렇게 혐오하고 하는 그게 바로 나다. 내 속에 그런 게 있을 수 있다. 또 사실은 처음에는 그렇게 보면 인정을 안하죠. 인정을 안 하고 찾을 수도 없고,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런데 우리가 마음 속을 잘 들여다보고 계속해서 탐구하고 하다 보면 바로 내가 바로 그런 측면을 가지고 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됨으로 해가지고 남을 덜 미워하게 되고 남과의 어떤 대인관계의 문제가 굉장히 원만해지게 되고 인간관계가 더 좋아지게 되고 하는게 그게 투사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그런 좋은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각범:
네. 요새 미국에서도 트럼프 디레인지먼트 신드롬(Trump Derangement Syndrome)이라는게 나왔어요. 그게 뭐냐하면 디레인지먼트 다들 아시지만은 저 놈은 나쁜 놈이야 라고 여러 가지로 상정을 해놓고 모든 게 트럼프 때문이야 라고 하는 증후군인데.

한창수:
하수구가 망가져도 트럼프 때문인 걸로.

이각범:
그게 바로 디레인지먼트 신드롬인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물론 그런 욕을 들을 만한 점도 있죠. 유명한 미국의 방송 해설가들도 얘기하기를 트럼프는 적어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약화시키는데 굉장히 크게 작용을 했고 특히 전 세계에서 미국보다도 전 세계에서 지금 트럼프 욕하는 나라들이 많아졌는데, 자유세계가 미국의 지도적인 역할로 인해서 자유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단결해가지고 세계의 안정을 가져왔는데, 트럼프가 등장해가지고 EU를 보고 당신들은 미국의 적이다 라고 그러고 또 미국에서 당연히 자유세계를 방어해주는 전사역할을 할 줄 알았던 트럼프가 푸틴에게는 아주 굴종적인 자세를 취하고 이래서 미국사람들이 자존심 지금 굉장히 상하고 그래서 이제 미국에서나 세계에서 트럼프 디레인지먼트 신드롬 일어나는 그거는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 동안에 뭐 잘못 되면 전부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그런 경향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거하고 당연히 일치하지 않지만 지나간 얘기로 세월호 때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해서 아주 빠른 시기에 정부에서 우리 한창수 교수님 같은 분을 살아남은 사람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입니까? 그거를 치유하기 위해서 바로 이런 우울증 치료를 대처하게 한 거는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때 치료를 하시고 여러 가지 진단하시고 하는 데서 좀 혼자 하시거나 전체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해서 있었던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한창수:
네. 사회적인 재난에 의한 사회적인 우울증 상태였고 사실 그 당시만 해도 TV를 본 사람들조차 트라우마 때문에 고생을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요. 우울증에 걸린 개인들이야 상담을 하던 약을 처방을 하던 그 증상을 이겨내게 도와드릴 수가 있는데, 우울증 이라는 게 사회적인 문제로 일어난 거라면 이건 정신과의사들만이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예를 들어서 홍콩에서 페리호가 가라앉아서 20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 그 몇 년 전에 있었는데, 그 일 이후에 홍콩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을 빨리 하고 비리와 관련이 있는 거여서 비리 문제 척결하고 그리고 살아남은 분들에 대해서 보상과 재발방지에 대한 것들을 굉장히 빠르게 진행을 했었다 그래요. 그리고서 개인적인 의학적 치료도 병행을 했는데. 이제 그런 과정에서 우리나라도 역시 그런 노력 많이 했지만 이제 원인을 파악하고 이러는데서 계속 의구심들이 몇 번 제기되면서 그것들이 100% 해소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고, 또 한 측면에서는 그 해결되지 않은 의구심을 이제 일부 침소봉대라고까지는 몰라도 그것들을 계속 확대해서 아예 못 믿을 정부로 몰아붙이면서 이렇게 국민들이 다 이렇게 마음들이 굉장히 분노에 가득차게 만들었던 것도 또 다른 역할이 있었었기 때문에. 사실 그 때 살아남은 학생들은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이각범:
다행입니다. 참 다행.

한창수:
잘 살고 있고 오히려 그 중에는 뭐 소방관 간호사가 돼서 일을 시작한 친구들도 있고요. 이런 것들을 자꾸 잘 할 수 있게 북돋아 주는 사회로 조금 더 거듭나야지, 마치 그냥 중학생들이나 청소년기의 누구 나쁜 놈으로 몰아붙이고 그냥 짓밟는 게 당연한 걸로 하던 그런 사회 분위기에서는 많이 벗어나고는 있는데요, 조금 더 거기서 성장해야 되어 가는 과제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각범:
네. 이제 저희가 BBS 라디오와 TV 통해서 지금 방송하고 있는데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이 우울증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불교적 관점하고 우울증하고 연관 되는 게 있습니까?

이문성:
네. 사실은 우울증을 불교적 관점으로 본다 그러면 조금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이실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불교에서 제일 중요한 깨달음의 내용 중의 하나가 중도(中道)라고 이제 하지 않습니까. 부처님이 깨달은 내용이 중도인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오늘 토론 프로그램 제목인 화쟁도 그런 사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각범:
그렇습니다.

이문성: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많이들 말씀하셨지만 사회적인 여러 가지 문제도 있지만 우울증에 있어 가지고 개인적인 측면으로만 한정해가지고 보자면 우리가 우리 마음 중에 ‘나’라고 하는 거 ‘에고’라고 하고 ‘자아’라고 하는 그런 게 있는데. 그런 게 불교에서 이야기하면 아상, 아집 이렇게 이제 우리가 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불교에서 그러면 스님들께서 많이들 말씀하시는 게 나를 내려놔라, 집착을 버려라 이렇게 하는게 깨달음에 가는 거라고 본다면 사실은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 중 하나는 다 그렇다고 볼 수 없지만 우리가 자기의 내 생각에 사로잡혀 있거든요. 그게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 하더라도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내가 착한 사람이야 또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돼, 그리고 그 한 쪽에 집착하다 보면 사실은 그것도 집착이고 아상의 집착이고 더 나아가면 거꾸로 아만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그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가지게 되는 어떤 자아상, 자아 집착, 그런 것을 이제 못하게. 우리 사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어떤 불교속의 마음 속에 주인공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우리 주인공이 뭐 잘 모르시는 분들은 주인공 그러면 모르시겠지만 사실은 쉽게 얘기하면 불성, 자성, 본성, 이렇게 볼 수 있는데 그건 우리 어떤 마음속의 주인공이 그렇게 뭔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을 붙들어 가가지고 거기로 못가, 넌 그렇게 너무 그쪽으로 가면 안돼 가운데로 와, 이 중도를 이루게 하려고 하는 그런 어떤 움직임이 있는데, 그런데 사실은 그걸 아무리 잘 마음에서 그런 것을 이야기해서 부처님께서 먼저 설법을 한다고 했을 때 받아들이면 되는데 자기는 계속 고집을 피우는 거죠. 어느 한쪽으로만 가려고. 그러면 계속 가게하면 안되니까 딱 붙잡아서 주저앉히는 게 우울증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우울증의 깊은 어떤 의미를 체득을 하면 아 내가 너무 이 내가 나는 옳다고 생각하고 나는 했지만 사실은 내가 아상에 아집에 빠져 있었구나 그걸 깨닫게 되고 나를 내려놓고 기존의 자아를 희생하고 버리고 다시 큰 어떤 마음에서 마음을 접하고 본성을 접하고 본성을 회복하게 되면 새로운 자아가 되면 우울증에서도 회복하고 더 나아가서는 깊게는 깨달음에 가는 길도 될 수 있겠다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이각범:
네.

한창수:
현상학적으로는 사실은 우울한 상태가 부처님이 고난 속에서 곡기를 끊고 한참동안 생과 사를 고민하시던 그 시기나 또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곡기를 끊고 뭔가를 고민하던 시기가 현상학적으로는 사실은 우울증 시기였을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하는 정신과 의사들도 있습니다.

이각범:
아, 그렇습니까?

한창수:
그런데 그럴 때 오히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내려 놓는 시기를 지나서 그 분들 같은 경우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나 또는 부처님 같은 경우는 결국 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으시면서 거기서 일어나고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꺼냐 활동을 시작하셨다고 정신과 의사들은 해석을 하는데요. 우울증 이라는 거 자체가 진화심리학을 하는 분들도 아, 우울한 거 자체가 그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도움이 될 때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이후에 그것 때문에 우울한 게 계속이 돼서 아무것도 못하는 단계가 되면 그건 본인 뿐 아니라 타인들한테도 가족들한테도 도움이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때부터 우울증을 병이라 부르는 거죠.

이각범:
네,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는 나쁜 것이다, 우울증은 나쁜 것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 속에서 생기는 마음의 작용 전체를 없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좀 문제인 것 같아요. 스트레스가 생기는 거는 당연한 원인이 있어서 생기는 당연한 결과이고 우울증 또한 어떤 원인이 있었을 때 자기방어기제로서 나타나는 것이기도 한데, 이렇게 사회적으로 원인이 되고 또 주변 환경에서 원인이 되는 이 우울증, 이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히 그 정도가 저는 심할 거라고 생각되는 이유가 유럽을 예로 들면 유럽 각국의 사람들의 평균적인 표정이 있는데, 핀란드 같은 경우가 상당히 우울한 표정을 많이 짓는 나라로 얘기를 합니다. 이건 뭐 국제적으로 핀란드인들 조차 인정을 하니까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아주 한국전쟁 이후에 우리나라 사람들을 봤을 때 한국 사람들은 참 우울한 표정을 많이 짓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 우울한 표정이 지금 어느 정도로 개선되었는지,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밝은 표정이라고 할 것인지 우울한 표정이라고 할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무엇인가 알지 못하는 화난 표정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짓고 있는 것 같아요.

한창수:
표정 연구를 하는 정신과 의사들이 있기는 합니다. 실제 핀란드 같은 경우는 아마 역사적으로도 어느 식민지 역할을 했던 역사적인 배경도 있고 그래서 자살률도 유럽에서 1~2등을 다투던 시기도 있었거든요. 그럴 정도로 우울한 나라다 라고 했는데 한국은 아직 변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나라는 많이 발전했고 경제적으로는 많이 발전한 게 사실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사실은 오히려 6.25 직후의 그 배고프던 시기를 굉장히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뭐 자살률이라든지 우울증의 증상은 오히려 더 그 때보다 더 많아졌고요. 또 그것들 때문에 사람들끼리 싸우고 분노하는 것들이 아직 남아 있어서 오히려 덩치가 큰 청소년이 이제는 좀 마음이 성장할 때가 된 것 아니냐 라고 얘기하시는 어르신들도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이각범:
네,

이문성:
지금 말씀하신 핀란드는 잘 모르겠지만 약간 북극 쪽에 좀 가깝지 않습니까?

이각범:
네.

이문성:
그래서 우울증의 원인 중에서 햇빛이 모자랄 때 어 우울증이 걸린다 이런 원인도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그런 것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고요. 우리나라는 우울한 표정이 많다고 하는 것은 뭐 제가 그걸 조사해보거나 연구한 건 아니지만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드는 것은 우울한 표정이 그 억눌린 표정, 뭔가 이렇게 억압된 뭔가 억압된 이런 게 많이 연관이 되지 않았나 그런 느낌을 제가 받습니다. 그래서 그게 뭐냐하면 뭔가 우리 사회적으로 뭐 여러 가지 정치적으로도 억압을 당했을 수도 있겠고 또는 조금 더 어떻게 보면 유교적인 어떤 가치관 어떤 그 기존의 어떤 가치관 유교적인 가치관이 사실은 뭐 깊게 들어가면 좋지만은 뭐든지 뭐 지나치면 모자란 거나 마찬가지로 너무 이제 예의를 차리고 너무 이제 어떤 겉으로만 이렇게 체면 차리고 이렇게 하면서 뭔가가 겉으로 감정을 표현하면 안된다, 뭔가 감정을 표현하면은 뭔가 조금 사람이 조금 이렇게 가볍다든지 뭔가 아무 감정 표현을 안하고 그냥 조용히 있어야 되고 점잖아 이래야지 어떤 된다든지 이런 유교적인 어떤 가치관도 많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창수:
사회심리학을 연구하시는 분들도요 대인관계 거리라는 게 나라마다 조금 다른데. 유교권 특히 한국이나 일본은 같은 데서는 대인관계 거리가 너무 짧아서 항상 남의 눈치를 봐야 되는게 있고요. 유럽에서도 핀란드는 그 거리가 비교적 짧은 나라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도 있고요. 그러니까 웃으면 너 왜 웃냐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안 웃고 그냥 멍하니 있는 게 편하기도 합니다.

이각범:
예, 바로 그런 의미에서 햇빛이 적게 드는 나라로서 사실은 노르웨이가 제일 북단에 있고 그 다음에 스웨덴, 그리고 핀란드 이렇게 순서대로 있는데. 그 핀란드가 그렇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가지고 그런 역사적 원인도 있지 않았는가 싶고. 그런 면에서 또 우리나라와 동병상련인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고독합니다. 앞에서도 제가 설명 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는 가족공동체라는 게 거의 모든 것을 이루어오던 그런 일종의 큰 지탱 역할을 하고 그러면서도 이것이 이 전체를 묶어주는 끈 역할도 했었는데, 이 가족공동체라는 게 굉장히 급속하게 와해되고 또 지금 우리나라의 독신 가구가 비율적으로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데 전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가지고 이제 엮어주는데,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게 잘 알고 계시지만 오늘날의 커뮤니케이션은 특정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어서 거기서 조금만 다른 얘기를 하면 아주 집단적인 공격을 받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자기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도 그것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고독하다 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 우울증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아닌가요?

한창수:
요새 SNS가 발달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주 다양한 대화를 하고 다양한 정보를 서로 얻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 나랑 의견 같은 사람들끼리만 이야기를 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습니다. 저 어릴 적 만해도 한 동네에 부잣집 자식도 있고 없는 집 자손도 있고 할아버지도 있고 아주 꼬마애도 다 같이 어울려서 골목에서 얘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랬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들끼리 그 중에서도 정치적인 견해가 똑같은 사람들끼리만 뭐 SNS, 뭐 페이스북 이런 데서 얘기들을 하죠. 나머지 나랑 의견이 다른 사람들은 다 나쁜 사람들이에요.

이각범:
네. 그렇게 되죠.

한창수:
그러다 보니까 같이 있어도 외로운 사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게 우울증의 아주 큰 원인이 되고요. 심지어 노인 고독사의 가장 큰 원인이 외로움이라는 연구 논문들도 지금 속속 발표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심지어는 높은 직급의 장관님 중에도 고독부 장관이라는 것도 생겼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의 고독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이각범:
아, 네.

이문성: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한번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대가족 제도가 붕괴된다. 이거는 붕괴되어 가야지 되는 어떤 큰 흐름이다 이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거냐하면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가 당연히 어떤 집단적인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개인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두 가지가 잘 균형이 잡혀야 되는데 우리 기존의 한국사회는 집단성이 너무 강하고 서양에서는 너무 개인성이 강했는데 사실은 그 두 가지가 다 옳고 다 중요하고 다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서양의 어떤 문명이 들어오면서 너무 서양화가 너무 급하게 이제 이뤄지면서 사실 혼자 있어도 행복하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런데 아직 그런 과정에 제대로 그런 게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은 어떤 큰 가족 집단공동체에서 의지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어딘가 인간적인 정을 느끼는 이런 거가 그 박탈당하고 또 혼자 한다고 해서도 또 혼자로서의 어떤 행복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이러는 어떤 과도기에 있어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궁극적으로는 사실은 개인적으로도 혼자서도 충분히 이제 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시절이 오긴 올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사실은 고독과 외로움을 다르게 본다고 하는 말도 있거든요. 그래서 외로움은 말 그대로 어떤 우울증에 가까운 외로움이고 고독이라고 하는 거는 내가 자기가 선택하는 거죠. 내가 혼자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 해서 편안하고 행복하고. 아까 말씀하신대로 어떤 과거의 어떤 성현들이 광야에 나가서 혼자 있으면서 사실은 깊게 어떤 깊은 사고를 하거나 깊은 어떤 깨달음에 갈 때는 혼자였거든요, 혼자였고 고독한. 부처님께서도 깨달을 때도 그랬고 예수님께서도 광야로 가고. 하여튼 그런게 또 필요한 게 인간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양쪽이 다 필요한데 그러다가 계속 그렇게 있으면 안되죠. 또 사회로 돌아와야겠지만. 그런 과정에서 오는 어떤 부작용인 것 같습니다.

이각범:
에밀 뒤르켕이라는 프랑스 사회학자가 있죠.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사회에서의 미캐닉 솔리데리티(Mechanic Solidarity), 기계적 연대와 오르가닉 솔리데리티(Organic Solidarity)를 구분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이 분도 근대에서 현대로 오는 중간지점에 살았던 분이기 때문에 Mechanic Solidarity란 것은 다 아시는 것과 같이 지역공동체라든가 가족공동체라든가 이런 것에 지탱 받던 것이 혈연, 지연 등등에 의해서 생겼던 연대가 현대사회로 오면서 Organic Solidarity란 뭐냐하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일을 통하여서나 또는 이런 그 사회질서를 공동으로 형성함으로써 갖는 연대, 결국은 사회적으로 자기가 어떤 혜택을 받았으면 거기에 대해서 의무를 한다든가 법질서를 지킨다든가 이게 보이지는 않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연대감이거든요. 거기에서 사람들은 사회적인 존재감을 느끼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회적인 저질러만 놓고 사회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아노미(Anomie)라고 하는데. 또 바로 이 뒤르켕이 자살에 대해서도 분석하면서  이기적인 자살, 이타적인 자살, 그리고 세 번째가 아노미적 자살이다. 그래서 이 아노미 말하자면 규범이 없어짐으로 해서 생기는 자살, 이게 말하자면.

한창수: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될 때 그냥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
 
이각범:
바로 그거죠. 그게 말하자면 현대사회에서 갖게 되는 유기적 연대를 상실했을 때 그 때에 생기는 바로 그 자살인데. 그런 면에서 최근에 우울증과 자살이라는 거를 특히 우리나라는 이 아노미적 자살이 많지 않은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한창수:
맞습니다. 이제 수많은 사회학자들이 그거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연구들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요새 청년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사회 많은 정치를 하시는 분들은 살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뭐 취업이 어려워서 그렇다고 얘기를 하시는데, 아니 그렇다면 해방 전후에 6.25 전후에 그 힘들었을 때는 어땠냐. 사실은 꼭 그 때보다 지금이 더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그런 방금 말씀하신 어떤 사회적인 가치, 추구해야 될 가치가 이제 딱히 없는 거예요. 믿고 따를 만한 사회적인 규율, 공동으로 추구해야 될 선, 이런 것들도 딱히 정해지지 않고 오히려 그냥 요새 나오는 행복의 조건에 대한 논문들은 그렇습니다. 개인주의가 발달된 나라일수록 행복하다더라. 그런데 그것은 서양에서 그 논문이 나올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 되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거를 하라는 건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넘어와서 그 연구가 해석될 때는 당신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라. 그렇게 되다 보니까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은데 조건이 안 되는 젊은이들은 아 나는 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인가 보다 그래서 아노미 적인 자살을 택하는 것 같습니다.

이각범:
한창수 교수님 말씀 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지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것 중에 경쟁이 너무 심해서 우리나라는 참 살기 힘들다 이런 거를 부추기는 사람들 있어요. 특히 교직원노동조합. 학교에서 너무 경쟁이 심하다 그러는데 우리나라의 일반 고등학교를 놓고 일반 고등학교에서 경쟁이 심하다 그러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특히 특수학교, 이른바 세칭 일류학교는 그래서 없어져야 된다 이런 논리를 할 때 바로 그런 얘기를 많이 하고 대학입시 경쟁 때문에 힘들다 그러는데, 미국의 일반 고등학교 말고 우리나라의 일류 고등학교와 같은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고등학교의 숫자가 미국에 185군데가 있답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경쟁을 느슨하게 하는 고등학교와 우리나라의 치열하게 경쟁하는 학교를 같은 대상에 놓고 비교하면 그렇지만 미국에도 경쟁이 치열하게 일어나는 학교가 있고 또 그런 경쟁 필요없이 그냥 일반 고등학교로 해서 고등학교 졸업하는 것으로써 사회인이 되게 하는 그런 데가 있고. 그런데 너무 이걸 경쟁없는 사회, 스트레스 없는 사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일으키는 경쟁이라든가 성취제일주의라든가 이런 거는 나쁜 거야 라고 매도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결코 사회적인 우울증이나 또는 자살 예방이나 적합하지 않다 라고 생각이 드는 거죠.

한창수:
그러니까 공정이라는 단어는 중요한 단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데 이제 미국 같은 경우는 서로 경쟁을 안 한다고 얘기를 하지만 사실은 거기는 행복의 기준이 정말 다양하거든요. 어떤 분들은 뭐 하버드대학 나와서 뭐 1년에 몇 십억을 벌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시골에서 목수일 하면서 편안하게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렇게 경쟁하지 말자고 얘기를 하지만 사실 행복의 기준은 하나거든요. 그렇게 경쟁을 매도하시는 분들도 본인들 자손은 하버드를 보냈던지 아니면 서울대, 연고대를 보내서 성적 잘 받아서 좋은 대학을 가기를 보내고 있고요. 그러다보니까 행복의 기준은 동일한데 경쟁을 하지 말라니 사람들은 더 헷갈리는 거죠.

이각범:
참고로 하버드 대학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로스쿨을 나와서 또 뉴욕에서 제일 치열한 월스트리트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 가서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주당 110시간입니다. 우리나라의 주 52시간 최장근로시간의 두 배를 일하는데 그런 경로를 택하는 사람도 있고, 또 한창수 교수님 말씀하신대로 또 다른 식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아무도 강요를 안하는 거죠.

한창수:
참 재밌는 게 우리 사회의 문제인 것 같아요. 불교방송이니까 이게 불교를 저는 잘 모르지만 이게 종교의 근원 자체가 그냥 자기 마음 가는 거에 따라 다르고 그 다음에 학력이나 이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게 불교의 가장 근본 사상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어떨 때 뉴스를 보면 불교 안에서도 학력 높은 좋은 대학 일반 세속에서 좋다는 대학 나온 스님들이 더 대접을 많이 받는다고 그런 문제도 막 뉴스에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이각범:
아, 그래요?

한창수:
야, 이런 종교계도 그렇구나. 신부님들도 그래요. 뭐 서울대 나와서 하는 신부님들이 더 대접을 받는다 라는 얘기들도 있고.

이각범:
그렇습니까?

한창수:
아, 그러니 일반인들은 오죽하겠냐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각범:
저는 그 점은 몰랐는데,

이문성:
경쟁과 관련해서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그 일단은 일생의 전반기 특히 청소년기에는 이 세상에 나가서 자기 자신의 어떤 성장하고 WHO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어떤 자기 일을 갖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자식을 키우고 이러는 보통 그렇게 해나갈 수 있는 게 인생의 전반기에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자기가 하기 싫어도 어떤 사회에서의 자기의 어떤 책임을 가지고 뭐 어떤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하기 싫어서도 해야 되는 그런 게 중요하지요. 그래서 그런 게 또 있는 반면에 또 너무나 어떤 그런 부모님이라든지 사회가 어떤 한 획일화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진짜 맞지 않는 강요를 하게 될 때는 또 청소년들이 우울증에 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무조건 자유롭게 한다든지 무조건 경쟁하지 말아야 된다는 이런 거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 사회가 요구하는 어느 정도의 경쟁, 어느 정도의 이뤄내야 할 어떤 과제는 분명히 이제 그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따라가되 그 테두리 안에서 각자의 어떤 개성이라든지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부모님이라든지 사회에서 그런 제도적인 뒷받침을 좀 해주는 게 필요하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각범:
우리 사회의 우울증, 그리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까지 정말 간단하지 않은 문제입니다. 이 간단하지 않은 복잡한 문제를 5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말씀해주신 두 분 선생님, 한창수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과 이문성 정신과 전문의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놓고 앞으로도 심층적으로 토론하여서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그리고 그 보다도 더 심각한 노인 자살률 세계 1위의 오명을 벗는 그 날까지 우리는 사회적 우울증과 또 이로 인한 자살에 대해서 방어하고 방지하고 그리고 이런 부작용들이 없어지는 그런 사회를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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