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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스님이 총무원장 취임 이후 10개월 만에 사실상 사퇴함에 따라, 조계종은 본격적인 차기 총무원장 선거체제로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해서 설정스님의 사퇴 배경과 향후 종단변화에 대해 홍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설정스님은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기간에 돈암동 흥천사 국립어린이집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10월 12일 제35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스님.

94년 종단 개혁이후 종회의장에서 물러난 지 20여 년 만에 설정스님은 종단정치의 정점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10개월 만에 왜 설정스님은,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선택해야만 했을까?

이에 대해 교계에서는 방장에서 총무원장으로서의 변신에 실패했다는 의견과 독자적인 정치지원 세력의 부재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부실장 인선이 늦어졌고, 불과 취임 다섯 달 만에 시도한 멸빈자 사면 승부수가 중앙종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조기 ‘레임덕’ 분위기까지 연출됐습니다.

[설정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종회를 지내면서 느낀 겁니다. 바르게 살고 정당하게 살아야 되겠고 나 자신이 여러 가지 부덕한 점이 있어서 여러 가지 안 좋은 결과로 나온 거 같아서 마음이 안타깝지만 난 실망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리라 생각을 하고...”]

멸빈자 사면 부결 이후 지난 5월 MBC PD 수첩을 통해 총무원장 선거 당시부터 나왔던 친자의혹이 본격 제기되면서 의혹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비록 의혹이지만, 의혹이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도권 내에서도 나왔고 관련 위원회도 출범했지만, 상대측 동의를 구해야 하는 유전자 검사는 난항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특히 전 불국사 주지 설조스님이 설정스님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시작된 단식이 길어지면서, 진퇴를 논의할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결국 종정교시를 시작으로 교구본사 주지협의회 등 제도권에서 사실상 설정스님의 용퇴를 촉구하면서 종단사상 처음으로 중앙종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을 당했습니다.

설정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난 16일 중앙종회 中에서)]

[“저는 종헌과 종법을 위반한 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이 종헌 종법에 근거한다면 저에 대한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설정스님의 사실상 사퇴는, 곧 차기 총무원장 선거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제 조계종은 종헌종법 등에 의해 총무부장이 권한 대행으로, 60일 이내에 선거를 통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승가단체와 재가단체들은 설정 스님 퇴진에도 불교계 적폐 세력은 여전히 건재한다면서 중앙종회 해산 등 전면적인 쇄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 총무원장 선출 이후에도 종단 안정이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BBS NEWS 홍진호입니다.

(영상취재=장준호, 김남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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