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아 생산량 늘고, 소비 감소가 폭락 원인...농민들 부도 우려

*출연: 화천 파로호느릅마을영농조합 오세건 대표
*프로그램 : 춘천BBS '아침세상 강원'

*진행: 춘천BBS 이석종 기자 
*방송시간: 2018년 8월 1일(수) 08:30 ~ 08:52  
*방송주파수: 춘천 FM 100.1 MHz, 속초 93.5 MHz, 강릉 104.3 MHz  

<다음은 방송 전문입니다>

날씨가 좋아 생산량이 늘어난 애호박 값이 폭락하자, 우리나라 노지 호박 물량의 70%를 생산하는 강원 화천군 간동면 농민들이, 애호박 산지 폐기에 나섰다/사진제공=화천군청

애호박값이 폭락해, 재배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지 재배 애호박의 70%가 생산되는 화천 간동에서는 농민들이 애호박을 산지 폐기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심각한지 농민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화천군 간동면 파로호느릅마을영농조합 오세건 대푭니다.

 

>앵커 : 파로호 느릅마을 영농조합 대표님은 호박 농사를 얼마나 짓고 계세요?

<오세건 파로호느릅마을 영농조합 대표(이하 오세건) :  한 4천평 짓고 있습니다.

 

>앵커 : 4천평요? 올해 얼마나 생산량은 얼마나 됩니까?

< 오세건 : 4천평이면 소득으로 치면 약 5,6천만원 정도를 바라봐야 되거든요..

 

>앵커 : 금액으로요... 지금 화천 간동면에서 애호박을 산지 폐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왜 산지 폐기에 나선거예요?

<오세건 : 호박값이 껌 값이죠... 하루 이틀 작업해서 물량만 낸다고 해서, 값이 없는게 하루 이틀이 아니고, 한달이 넘었어요...한달이 넘었으면 인근 춘천시를 보면, 배추값이 폭락하면 밭을 갈아엎거든요.. 화천이 토마토, 호박 주산지면 거기에 맞게 필요한 농가들이 갈아엎으면 보상을 해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앵커 : 대표님도 애호박을 4천평 정도 농사 짓고 있는데요. 산지 폐기 하셨어요?

<오세건 : 아직 못했어요.. 1차 산지폐기는 끝났고, 2차를 한다는데, 그거래도 기름값도 안되지만 해야죠.. 어차피 돈 주는거니까 안받아도 그만이고 받아도 그만이고... 간동면이나 화천쪽은 토마토하고 호박이란 말이예요. 호박 농사가 존폐위기에 몰려 있을 정도면, 벌써 조치가 이뤄졌어야죠... 이게...

 

>앵커  : 지금 출하되는 애호박값이 얼마나 떨어진거예요?

<오세건 : 제가 처음 호박 농사를 질때가 30년전이예요. 1천평 농사를 지어가지고, 1천평이면 호박 파이프 4백대를 꽂아요.. 그때 2천 4백만원이 됐어요...

 

>앵커 : 천평에서요...

<오세건 : 그 다음해엔 2천 350만원이 들어오고 했는데, 지금은 1천평에 1천만원만 해도 호박값이 좋다고 해요... 그러니 30년전 값은 못 따라가더라도, 지금 반값도 못돼요...

 

>앵커 : 지금 호박 한 상자에 경매가가 얼마나 되요?

<오세건 : 어제(7월 30일) 하루 올라갔다고 하더라구요.. 한 6,7천원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여기서 폐기 처분하고 그러니까 올라간건데, 이 6,7천원 갖고는 안되요. 이미 호박 출하가 한달이 지났으면요. 대부분 화천 간동면 호박 농가들은 7월초에, 6월말에 첫 수확했으면, 한달이 지나면, 이미 70% 수확이 끝났다고 봐야해요... 호박은 넝쿨이 어우러지면 수확량이 줄어들어요. 넝쿨이 어우러지기 전에 수확량의 7,80%가 나오거든요.. 서리가 오기전까지 생산을 해서 (호박) 단가가 올라간다고 해도 박스(생산량)가 없죠...

 

>앵커 : 이미 끝물이라는 얘기죠?

<오세건 : 예. 그렇죠.. 호박은 병이들고 그렇죠...

 

>앵커 : 그러면 7월 30일에 (호박 1상자 값이) 6,7천원 정도로 올라갔는데, 그 이전에는 얼마까지 떨어졌었습니까? 산지 폐기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오세건 : 2,3천원 정도죠... (화천) 간동농협은 자구책으로 (박스당) 2천원을 며칠간 보조해줬는데, 2천원은 운임하고 수수료밖에 안되요... 그러면 농민들이 받는 것은 결론적으로 2,3천원 밖에 안되는거죠... 여기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월급도 맞춰주기 힘든 가격인거죠.. 다 적자죠... 외국인 근로자 월급때면 친지나 아는 사람들한테 돈을 빌려서 월급줘요 지금....

 

>앵커 :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네요...

<오세건 : 올해처럼 이 상태로 가면 아마도 부도나는 농가도 많을거예요...

 

>앵커 : (화천) 간동면 느릅마을에서는 호박 농사를 짓는 농가가 얼마나 되요?

<오세건 : 한 35, 40가구 정도 됩니다.

 

>앵커 : 35에서 40농가요... 그분들이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그런 말씀이네요...

<오세건 : 그렇죠... 마을(느릅마을)에 건조기 9대가 들어와 있는데, 건조기가 있는 농가에서는 대안으로 호박을 따서 호박꼬지도 하고 말리기도 하는데. 기름값이라도 벌려고요... 건조기가 없는 농가들은 어쩔 수 없이 출하를 하고 있는 거예요...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라도 건져 보려고요... 백박스 보내면 30만원이예요.. 외국인들 쓰는 집이 보통 2,3명이예요, 하루에 10만원, 15만원은 인건비로 나가고, 호박 파이프 등 원자재값 제외하면....

 

>앵커 : 남는거 없는거네요... 팔면 팔수록 손해인 그런 구조네요...

<오세건 : 그렇죠.. 그래서 폐기 처분은 벌써 오래전에 했어야죠... 벌써 한달이 넘어요..

 

>앵커 : 그러면 호박 한상자를 따는데 원가가 어느 정도나 되요? 예를 들면 상자값하고 운임비하고, 외국인 근로자 비용 등, 한 상자당 얼마나 들어가요?

<오세건 : 지금 최저임금이 올랐잖아요.. (외국인)계절근로자가 168만 7천원 꼴이예요.. 거기다가 시간외 근무 수당 주고, 한달에 두 번 쉬는날 용돈주고 하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죠.. 최소한 (상자당) 1만원 정도는 나와야만이 어느정도 수지타산이 맞죠...

 

>앵커 : 한 상자에 1만원 정도는 나와야 손익분기점에 달할 수 있는데, 지금은 3천원이란 말이죠.

<오세건 : 네, 그건 할 수 없이 주는(출하)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 1천원을 주면 우리(농민)가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요... 그런 현실이예요..

 

>앵커 : 그러면 화천의 애호박 가격이 왜 이렇게 떨어진거예요? 생산량이 많아선가요?

<오세건 : 시장 구조때문이죠... 수입 농산물이 들어오다보니까 소비가 많이 줄어든거죠...여기에 날씨가 좋아서 아래지역 호박 농가들이 늦게까지 호박을 출하하고 있어요..예전 같으면, 밑에 지방에서는 6월말에 호박을 끝내고 다른 작물을 심는데, 올해는 날씨가 좋다보니가 늦게까지 호박을 출하하고, 그러다보니까 화천지역 출하시기와 맞물려 있는거죠..

 

>앵커 : 결국은 생산량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산지 가격이 폭락한거네요?

<오세건 : (생산량도) 많이 늘고, 먹지도 않고 그런거죠....

 

>앵커 : 대표님 끝으로 바라는게 있다면요?

<오세건 : 지금 현실로 닥친게 호박값 폭락이잖아요... 춘천시처럼 배추값이 폭락했을 때는 지자체나 농협, 정부에서 산지 폐기할 수 있도록 해서, 적정량이 생산돼 생산 단가를 맞춰줬으면 하는 바람이죠...

 

>앵커 : 네 대표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파로호느릅마을영농조합 오세건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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