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카지노 유치, 수도권과 경남 전략도 잘 살펴야"

● 출연 : 김종구 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진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우리가 모르는 우리 지역’ 시간입니다. 올해부터 부산과 경남,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더 알아보자는 취지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대형 프로젝트와 부산 미래 발전’이라는 주제로 새롭게 진행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도 북항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조금 더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 나눠 볼텐데요. 오늘도 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 김종구 교수님이 수고해 주십니다. 지금 전화연결하겠습니다.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김종구 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질문1) 지난주 북항재개발 지역 민자유치 상황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마무리가 됐습니다. 특히, 복합도심지구와 상업업무지구, 랜드마크 지구에 대한 우려가 크셨어요. 아파트단지로 변모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는데요. 3곳 모두,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겁니까?

-이 3곳이 도시계획상에 있어 주거기능이 도입가능 한 구역으로 토지이용계획이 결정되었으므로 주상복합 등의 고층의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구역이긴 합니다. 그러나 도시계획 결정 상, 아파트 도입이 가능한 구역이라 할지라도 북항재개발구역이 부산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도시정체성이라든지, 개발목표, 그리고 북항의 바람직한 미래의 도시경관상을 고려해 볼 때 이곳 북항의 전면부의 한곳을 고층의 아파트로 가득 채우는 것은 심도 있게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참여하는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을 생각하면 일부 고층의 아파트 건설은 불가피하게 보이긴 합니다만, 이 부분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2) 이제 오페라 하우스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논란이 있었고, 곧 착공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페라 하우스, 예측이 힘든 부분이지만 이 지역에 어떤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오페라하우스가 내달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요, 이 오페라하우스가 북항재개발사업지구 내 대표적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오페라하우스가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처럼 그 도시의 명물로서 자리매김 해서 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야 될텐데요,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일단 오페라하우스 주변의 북항재개발 사업지구 내의 하드적인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추어지리라 예상되기 때문에 시설 활용도 면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만, 문제는 소프적인 부분입니다. 과연 우리 부산의 문화 수준이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북항의 오페라하우스에 젖어 녹여서 소화해 낼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국제적 콘서트홀 하나 없던 우리 부산에 갑자기 세계적인 규모와 디자인을 갖춘 오페라하우스가 새로이 등장한다고 해서 당장 지역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습니다. 따라서 문화산업에 종시하는 분들은 물론 우리 부산시민 모두가 이 부분을 크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즉 문화도시 부산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을 때 이 오페라하우스의 지역 공헌도는 극대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한가지 걱정은 오페라하우스와 거의 기능이 중복되는 부산국제아트센터가 내년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부산시민공원 내에 건설될 예정입니다만, 이 부산국제아트센터의 예산도 1000억 정도의 대규모 예산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질문3) 오페라 하우스, 호주 시드니를 모티브로 추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환경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부산 북항이 유사한 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시드니의 달링하버와 부산의 북항을 단순 비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만, 둘다 천혜의 해양경관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임에는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도시의 도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드니 달링하버의 경우는,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다운타운의 고층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멋진 스카이라인을 가지고 있는 항구도시인 반면, 부산 북항은 현재 배후에는 부산역 이외의 다른 큰 도시시설물들은 존재하지 않아 항만의 도시경관에 있어 다소의 차이점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4) 오픈 카지노에 대한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지역 상공계에서도 바람을 피우고 있어요. 싱가포르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것 같습니다. 우선 싱가포르의 경우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싱가포르의 경우,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라고 하는 호텔·컨벤션·전시·쇼핑·엔터테인먼트·그리고 카지노가 결합된 형태의 복합 리조트를 건설했습니다. 여기에 샌즈그룹이 7조 원을 투자하였습니다. 카지노는 총면적의 3%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마리나베이샌즈는 9천 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고, 쇼핑 시설에도 4천 명의 직원이 근무 중입니다. 특히 싱가포르 전체에서 3만 7천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1년 기준으로 전체 계약건의 93%를 싱가포르 기업들과 맺는 등 파급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샌즈그룹의 최근의 투자 행보입니다만, 부산 북항 뿐만아니라 수도권과 경남의 카지노 유치 전략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사업주체인 부산항만공사는 물론이고 지역상공계도 바싹 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문5) 리조트 조성사업, 100% 민자로 추진할 예정인데요. 저는 이걸 볼 때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가 떠오릅니다. 학계에서는 추진 가능성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샌즈카지노 리조트 조성사업에 3조에서 6조 정도 민자가 투자된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카지노리조트사업에는 오픈형 카지노 뿐만 아니라 6성급 호텔, 국제컨벤션센터,그리고 대형 쇼핑센터가 복합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3조 이상의 거대한 해외의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부산항만공사 단독의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산시 당국을 비롯해서 중앙의 해수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부산의 지역 상공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최근에 샌즈그룹의 투자행보에 주묵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 주체인 샌즈그룹은 수도권을 비롯해서 경남, 그리고 이곳 북항을 두고 현재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부산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우리부산이 최종 투자처로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아직 우리 지역의 상공인은 물론이고, 시 당국의 관계자, 중앙의 해수부, 그리고 우리 부산시민들이 이곳 북항재개발사업이 부산의 미래 발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유념해야 할 점은 카지노는 사행성 산업이라는 점과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오픈카지노라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