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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의 대표적인 학승이자 경전 연구자인 무비스님이 화엄경 81권 모두를 해설한 강설집을 펴냈습니다.

지난 4일, 부산 범어사에서는 기념법회가 봉행됐는데요,

자세한 소식, 보도국 조윤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먼저 무비스님의 ‘화엄경 강설집’이 어떤 책인지, 그동안에 발간됐던 책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화엄경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후에 처음 설법한 내용이 담긴 대승불교의 대표 경전입니다.

한글로 직역된 책들이 있긴 했지만, 화엄경 자체가 워낙 양이 많고 또 내용이 어려워 일반 불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무비 스님 역시 70년대 중반 탄허 스님의 화엄경 번역을 도운 적이 있었는데, 하루 10시간을 넘게 교열에 매달리며 애를 썼지만 결과물을 살펴보니 ‘이렇게 어려운데 누가 볼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님은 그 때, 일반 불자들도 쉽게 볼 수 있는 화엄경 해설집을 써야겠다고 처음 다짐했다고 하는데요.

무비스님의 오랜 고민이 담겨있는 만큼, 이번 책에는 원문과 번역문, 여기에 알기 쉽게 우리말로 풀어 설명한 강설까지 모두 담겨있습니다.

단순 번역에 그치지 않고 화엄경 전체를 쉽게 해설한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깊습니다.

 

그런데 강설집이 모두 81권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어마어마한 분량인데, 집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가요.

 

무비스님이 처음 강설집 집필을 시작한 것이 35년 전입니다.

처음엔 원고지에 손으로 직접 글을 쓰다가 다음엔 타자기, 또 그 다음에는 컴퓨터로 집필 방식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책 집필을 위해 직접 컴퓨터 학원에 다니는 대단한 열의를 보이기도 하셨는데요.

하지만 강설집을 모두 완성하기까지 고비도 참 많았습니다.

2003년에는 척추 농양 제거 수술을 받다가 신경을 다쳐 하반신이 거의 마비됐고, 81권 집필을 마쳤던 지난 2월에는 갑자기 쓰러져 중환자실을 오가게 돼 마지막 인쇄본은 병원에서 받아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무비스님은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집필에 전념한 결과, 81권을 완간해냈습니다.

 

집필 과정이 다사다난했던 만큼 완간에 대한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무비스님은 부산 범어사에서 열린 봉정법회에 참석해, 이번 강설집이 후학들의 연구와 설법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흐뭇하고 뿌듯하다는 생각 보다는 고칠 것들이 또 눈에 보여 개정판을 준비해야겠다며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비스님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 무비스님

"정말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고 이번에 화엄경 81권을 출간했지만 이 또한 저에게는 크게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고 늘 부족함을 아는 까닭에 미진한 것이 유감으로 늘 남는 그런 일입니다."

불교계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봉정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등 주요 종단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 불교의 새 역사를 쓴 무비 스님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설정스님의 말 이어서 듣겠습니다.

[인서트] 설정 스님

"무비 큰스님이 베풀어 주신 그동안의 모든 법의 공양은 이 나라 방방곡곡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퍼져나가서 부처님 진리 속에 인류평화와 세계평화가 이뤄지는 그날까지 우리는 정진하고 정진해야 합니다."

무비 스님은 이 날 또 완간된 책 1000질, 8만 1000권을 종단에 기증하며 화엄경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섰는데요.

‘화엄경을 접하지 않고는 불교를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스님의 말씀을 따라, 청취자 여러분들도 이번 기회에 화엄경의 세계에 한 번 빠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앵커 > 보도국 조윤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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