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파워 인터뷰]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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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부산 해운대구갑, 재선)
□진행 : 전영신 기자


▶전영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북한이 먼저 방중을 제안해서 이루어진 정상회담이었고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사를 표현했는데 단계적 비핵화라는 데 방점을 찍은 듯 보입니다. 북한 전문가시죠,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하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하태경: 예 안녕하세요 하태경입니다. 

▶전영신: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북한 측이 먼저 제의를 했고 중국이 수락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7년 동안 냉랭한 관계였는데 이렇게 전격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선 이유 어떻게 보세요? 

▷하태경: 김정은이 아주 전략적인 지도자라는 게 확인이 된 거 같습니다. 

▶전영신: 전략적인 지도자다.

▷하태경: 작년까지만 해도 핵무기 개발에 집중했잖아요? 

▶전영신: 그렇죠.

▷하태경: 그래서 원래의 김정은이 대외적으로 천명했던게 핵과 경제, 그러니까 부국강병이죠. 핵 강국과 경제 강국이 되겠다. 근데 핵 강국을 이루면 경제 강국을 이루겠다 이런 계획을 천명했는데 핵은 작년부로 개발이 끝났으니까 이제 경제에 집중하겠다 하는 그런 행보가 지금 연이어서 남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중국 전격 방문 이런 과정을 통해서 확인이 되고 있는 겁니다. 

▶전영신: 지금 남한과 북한, 미국 이렇게 3자 구상에 중국 변수가 사실 생긴 건데요. 북한이 중국의 비핵화 요구에 착실히 따를 것이다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북한이 중국이라는 든든한 배후를 내세우고 우리나라와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다, 이런 우려의 시선도 있지 않습니까? 

▷하태경: 동북아에서 북한 핵문제도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세계 주도권 싸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정치적으로 북한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또 강하게 있습니다. 그 허점을 북한이 파고든 건데요.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는 핵문제 해결 과정이 좀 더 복잡해진 것, 3차 방정식에서 4차 방정식으로 더 어렵잖아요. 변수가 하나 늘었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는 두 가지인데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이 측면과 비핵화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좀 더 복잡해졌다 이러한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된 겁니다.

▶전영신: 예 근데 북한이 단계적 비핵화라는 조건을 내걸었잖아요. 결국 김정은의 비핵화는 핵의 동결부터 사찰, 폐기에 이르는 단계 단계마다 그에 상응하는 보상조치를 바라는 사실상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 아닙니까? 

▷하태경: 이게 김정일 때 일종의 기만적인 수법으로 우리 교훈을 얻고 있는데 김정은도 김정일하고 똑같이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단계와 동시 이런 말을 썼다고 해서 북한이 핵 포기하려는 마음이 없다, 이렇게 아직 단언할 상황은 아닌 거 같습니다. 김정은이 말하는 단계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 어쨌든 실행 과정에서는 단번에 이게 되진 않습니다. 분명히 단계가 필요한데 그 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좀 봐야 될 거 같고요. 그래서 핵 문제 해결은 끝났다 이런 식의 비관적인 전망을 하기는 이르다고 봅니다. 

▶전영신: 일단 중국 측이 주장해온 쌍궤병행과는 북한이 맥을 같이하는 건데 미국 측은 즉각적인 비핵화, ‘선 비핵화 후 보상’ 이 입장을 밝혀왔단 말이죠. 이 부분은 향후 북미 간에 충돌 가능성 있는 부분 아닐까요? 

▷하태경: 북한이 쌍궤병행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어요. 왜냐하면 비핵화가 평화협정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평화협정의 내용이 문제인 거예요, 내용. 미국 입장에서도 비핵화가 되면 평화협정 왜 체결 못하겠습니까? 근데 이제 평화협정 내용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의 영향을 축소하고 싶어하고 북한은 또 중국에 종속되는 상황이 완전히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 양다리 걸치기하려는 심리가 있거든요. 그래서 북한이 100% 또 중국 편을 들었다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것은 과거처럼 신냉전이 되는 것 아니냐. 북중러가 한 편을 먹고 한미일이 한 편 먹고 그런 상황으로 또 보기는 어렵습니다. 

▶전영신: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는 말씀이신 거죠?

▷하태경: 아직은 어렵습니다. 북중이 한 편 됐다 이게 아니라 북한이 중국과 미국을 가지고 노는 이런 방식으로. 실제로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불이익을 본 게 한국이거든요. 왜냐하면 남북 정상회담이 첫 단추 꿰어들어가야 한국의 주도권이 강화되는데 지금 남북 정상회담이 김이 빠졌잖아요. 핵심적인 내용 다 나왔지 않습니까, 비핵화에 관련해서는. 그래서 한국이 좀 더, 좀 더 좀 신중하고 주도면밀할 필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전영신: 그래도 김정은이 보여주고 있는 돌발적인 최근의 외교 스타일로 봤을 때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상당히 파격적인 선언을 하지 않을까 이런 사실 생각도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하태경: 그런 기대감을 가지시기 충분합니다. 지금의 행보가 굉장히 공세적이고 또 속도가 아주 빠르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 문제에 있어서는 거의 말을 안 하잖아요. 예를 들어 노동신문에 핵문제 내지도 않잖아요. 김정은 아니고 밑에 사람들은 핵 문제 이야기도 안 꺼내고 있습니다. 

▶전영신: 뭐 내부 단속 때문이다 이런 얘기도 있죠.

▷하태경: 핵심 이익은, 핵심 이익은 지키겠다 그런 부분이 확고하기 때문에 핵 문제에 대한 파격이 나온다면 북미회담 쯤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부분은 미리 걸러지지 않으면 북미회담이 또 잘 안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대도 있지만 우려도 지금 큰 상황입니다. 

▶전영신: 그렇군요. 대외적인 상황은 뭐 이렇고요. 일단 오늘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 준비도 지금 진행 중인데 최근에 북한의 한류 확산 실태와 대북 정책 시사점 이걸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 개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북한 내에서 한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가요? 어떻습니까? 

▷하태경: 안 그래도 토론회를 했는데 세밀한 이야기들 여러 가지 나왔는데요. 북한은 핵보다 한류를 더 무서워한다. 실제로 경제 제재는 외부에서 하고 있지만 한류 확산, 여전히 단속은 하고 있습니다. 감옥 보내고 있고. 그래서 한류를 많이 보내는 것이 드라마를 통해서 여러 가지 자본주의 경제 체제, 민주주의 체제 이런 게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게 같이 수입된다는 겁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심지어는 재밌는 말이 북한 노래보다 한국 노래가 인기가 더 있어 가지고 모임에서 북한 노래 부르면 왕따랍니다. 

▶전영신: 그렇습니까? 한국 노래 불러도 되나 보죠, 이제는? 

▷하태경: 자기들끼리 있을 때. 우리처럼 길거리 나와 가지고 기타 치고 노래 부르고 이런 건 안 되는데 오락회라 그러더라고요 북한 표현으로. 자기들끼리 모여있을 때는 다들 한국 노래를 부르는데 간혹 가다 북한 노래 부르면 분위기 깨는.

▶전영신: 그리고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또 하셨더라고요. 탈북자 중 최근에 탈북하신 51명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남한 노래를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하태경: 네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본인이 생각할 때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가 뭐냐 이렇게 질문을 한 건데 한국분들이 좋아하는 노래, 대체로 한국에 40대 이상이 좋아하는 노래랑 비슷하더라고요. 1등이 이건 좀 의외죠, 그 안재욱의 친구라고.

▶전영신: 안재욱의 친구요? 

▷하태경: 예 예 예. 그게 1등입니다. 근데 이제 그 노래가 인기 있는 이유가 재미있는데요. 이 가사가 약간 저항 가요의 성격이 있어요. 제가 지금 정확히 가사가 생각이 안 나는데 세상이 무너지더라도 우리가 세상을 주도할 수 있다, 뭐 이런 내용의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은 그게 노동당 세상이 무너지더라도 우리가 인민들이 주도한다, 이런 식으로 과거 우리나라 70년대에도 포크송이 반체제, 반정부 저항성이 있어서 많이 퍼지지 않았습니까? 그런 현상이 북한에서 있더라고요. 새로운 현상입니다. 

▶전영신: 그렇군요. 체제 불안이라는 얘기가 그냥 나오는 얘기가 아니군요 정말.

▷하태경: 예 그렇습니다. 이제 북한에서도 체제 불안, 그렇죠. 북한 국민들이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뭐 수령님 만세 이런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자기들의 감정을 느끼고 있고 감정을 표출하고 있고 그것이 어떤 조직적인 시위는 아니지만 그런 일상생활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70년대 이런 박정희 체제의 그런 초기 단계 있잖아요. 민주화되기 이전의 초기 단계, 그 당시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전영신: 그렇군요. 모레 31일 우리 예술단이 평양 공연을 위해 방북을 하고 4월 1일에 공연을 하는데 이런 설문조사 결과가 좀 참고 자료가 될 수가 있겠네요. 이번 방북 예술단에 눈에 띄는 멤버들이 있습니다. 걸그룹 레드벨벳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인데요. 과연 북한 주민들이 걸그룹 공연을 직접 목도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우리로서는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예상하세요? 

▷하태경: 그것도 재미난 건데요. 과거에 핑클도 오고 베이비복스도 갔잖아요. 십 몇년 전인데 그때만 해도 북한 사람들이 한국 한류를 접하지 않을 때예요. 그래서 그냥 아주 어색하게 그런 반응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에 심지어 한국 아이돌그룹 노래도 북한의 20대가 많이 접한답니다. 북한에서도 세대 차이가 나는 거예요. 북한의 20대는 완전히 우리 아이돌 노래를 좋아하는 신세대가 형성이 됐고, 그 이전 세대는 트로트나 발라드를 좋아하는 세대입니다. 그래서 아마 레드벨벳도 이번에 하게 되면 북한의 20대들한테는 최고 인기 있는 그런 아이돌그룹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전영신: 가수 싸이 씨도 공연단에 포함될 뻔했다가 제외가 됐잖아요. 저는 사실 레드벨벳과 싸이 씨의 차이를 잘 모르겠는데 왜 제외됐다고 보십니까? 

▷하태경: 싸이 같은 경우는 북한 가수들 보면요. 남자와 여자가 차이가 있는데 여성들은 춤을 춥니다. 근데 남자들이 막 방정 떨면서 춤추는 가수는 없어요. 그래서 남자 아이돌그룹은 안 부른답니다 아직은. 그리고 남자 댄스가수도 잘 안 부르고. 근데 하나 재미있는 거는 공연할 때 공연하기 전에 교육을 한답니다. 저 노래를 보고 즐기라가 아니라 저 노래를 비판적으로 봐라. 그러니까 탈북자들 하는 이야기는 저 노래를 보고 자본주의 날라리풍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느껴라, 이런 사전 교육을 하고요. 그리고 공연장에도 매 줄마다 보위부, 보위부원들이 한두 명씩 감시를 한답니다. 그래서 표정들이나 이런 걸 보기 때문에 아주 즐겁고 좋아서 막 박수 치고 액션을 하고 그러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전영신: 참아야 되는군요. 흥겨운 분위기를.

▷하태경: 참아야 되는 겁니다. 참아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어떤 모습이 보여질지, 그런 걸 풀어줄지 아니면 여전히. 그러니까 실제로 조용필이나 최진희 같은 경우는 이번에 가는 사람 중에 인기가 제일 많은 사람으로 2등이었거든요.

▶전영신: 최진희 씨.

▷하태경: 전체 가수 중에 2등이고 이런 방북 가수 중에 1등인데 북한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반응이 있을 거 아닙니까? 적어도 즐겁고 흥겹고. 그걸 표출하게 하는지 아니면 참는지 이런 걸 보는 게 북한 체제가 진정으로 변하는지 안 변하는지 이번에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거 같습니다. 

▶전영신: 지금 상황에서 이번 평양 공연의 의미는 단순히 문화 교류라고만 보기에는 그 의미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상 북한이 개방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라고도 볼 수가 있을 텐데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결코 작지 않겠죠? 

▷하태경: 이제 관건은 공연을 만약에 생중계를 한다면요. 북한이 정말 진정으로 개방을 하는 거죠. 근데 이번에 보니까 생중계는 아니고 녹화 중계를 한다고 해요. 녹화 중계를 해도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이런 거만 잘라서 중계할 가능성이 있는데, 북한 당국은 그렇게 하더라도 며칠 뒤면 전체 방송이 다 누군가가 녹화를 해서 북한 전역에 퍼진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화 교류는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영신: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태경: 네 감사합니다.

▶전영신: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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